조선족자치주 정체성 위기

중국 조선족 밀집 지역인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가 정체성 위기로 들끓고 있다.

옌지(延吉), 룽징(龍井), 투먼(圖們) 3개시를 통합하는 행정구역 개편을 통한 중국 중앙 정부의 `대(大)옌지경제권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북지역 조선족 언론에 따르면 조선족자치주 김진길(金振吉) 주장은 제12기 인민대표대회 제4차 회의에서 "올해는 3개 도시의 자원 결합을 가속화해 5년 내 ‘대옌지경제권’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린성 성도 창춘(長春)에서 발행되는 신문화보(新文化報)도 지난해 11월23일 3개 시를 경제적으로 합병하는 방안에 대한 공통인식이 이뤄져 상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조선족자치주 관할이었던 장바이산(長白山ㆍ백두산) 관할권을 이미 지난해 7월 지린성 직속으로 장바이산 보호개발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이관했다. 현재 한국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옌지공항이 있음에도 2008년 개항을 목표로 바이산(白山)공항도 건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조선족자치주가 속한 동북지역을 티벳, 신장(新彊) 등과 같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하면서 한족을 의도적으로 이주시키고 있다는 의구심을 가져온 조선족 지도자들은 이런 일련의 조치에 이은 대옌지경제권 구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민족공동체의식을 희석시키고 정체성을 흔드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자치주의 3개 도시를 통합하자면 주변 농촌부가 포함돼 한족 인구 비율이 늘어나고 자치주 전체의 위상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로 인해 조선족자치주 학자, 상공인, 언론인 등을 중심으로 자치주의 장래에 대한 우려와 역사 재조명 모임이 암암리에 전개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에 건의할 논문을 준비 중이며 항의 방문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와 이에 동조하는 일부 조선족자치주 관계자들의 행정구역 개편구상은 ▦ 룽징시와 투먼시를 옌지시에 합병해 규모가 큰 옌지시를 건설하는 방안 ▦ 자치주와 옌지시를 합병하되 ‘1개 기구 2개 간판’으로 하면서 옌지시를 격상시켜 룽징과 투먼을 관할토록 하는 방안 등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년 전부터 이 같은 구상을 중국 정부 관계부처에 건의해온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옌볜주위원회는 ‘1개 기구 2개 간판’으로 옌지가 주의 중심 도시 기능을 하면서 주를 통일적으로 관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선은 3개시의 경제일체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옌볜자치주의 전체 인구 220여만명 가운데 조선족은 비율이 해마다 줄어들어 현재 39.4%인 84만5,000여명이다. 3개 시의 조선족 인구 비율은 옌지 59%, 룽징 67%, 투먼 58%이다. 과거 이 지역 조선족은 120여만명이었다.

옌볜 대학의 한 교수는 “전체 민족구성원이 합심해 민족문화를 보호하고 민족 정체성 유지에 노력해야 조선족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 송대수 특파원 200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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