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요구만 수용 실익 못 챙겼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제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 추진에 자극을
받아 적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이런 방침 변경은 자국의 농축산업을 보호하려는 것이었으나, 우리 정부는 미국의 4대
선결조건 요구만 받아들이고 반대급부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외교통상부의 김종훈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수석대표는 최근 <한겨레> 기자와의 단독 만남에서 “우리가 (2004년에) 캐나다를
상대로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니까 미국이 깜짝 놀라 한국에 협정 체결 의사를 타진해 왔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표는 “미국과 캐나다는 한국에
팔 수 있는 교역구조가 비슷한데, 쇠고기·밀 등 농축산물이 그렇다”며 “미국으로서는 캐나다가 한국과 협정을 맺으면 (한국에서) 설 땅이 없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급물살을 타게 된 배경을 놓고 그동안 관측이 무성했는데, 정부 당국자가 그 속사정을 소상히 밝히기는 처음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밀·콩 등 곡류, 사료인 겉보리·옥수수 등 많은 농축산물에서 생산·수출 품목이 겹치므로 경쟁관계다.
김 대표는 미국이 이런 약점이 있는데도 한국 정부가 스크린쿼터 축소 등 미국이 요구해온 4대 선결조건을 모두 들어준 이유에 대해
“스크린쿼터 문제를 본협상에서 논의하면 협정이 깨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연예인들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크고 선거
지원유세 등을 통해 정치인과도 밀착돼 있다”며 “ 본협상 전에 미리 (스크린쿼터를) 풀자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한국이 미국의 4대 선결조건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반대급부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사전에 요청한 것이 없어 그렇게 됐다”고 다소 궁색한 설명을 했다.
정부는 애초 2003년 가을 자유무역협정 일정표를 만들면서 단기적으로 일본·싱가포르·아세안·멕시코·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중장기적으로 중국·인도·유럽연합과 협정을 맺고, 궁극적으로는 미국과의 협정을 체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겨레신문 / 송창석 기자 2006-3-25)
"美 압력에 굴복…퍼주기" 의혹 (서울경제 2006-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