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톤 급감·해수온도 상승… "고기가 살 수 없다"

유엔, 지난 3월 "西海는 죽음의 바다" 지정

싼샤댐으로 인한 서해 생태계 피해
·염분농도 1.13% 증가
·쓰시마 난류 순환 막혀
·산소·영양염료 크게 감소
·조기·갈치 산란장 이동

중국 양쯔강에 건설 중인 싼샤댐 건설 등에 따른 서해의 환경오염 및 생태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동해안 벨트에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산업화·도시화를 급속히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해가 떠안아야 하는 오염물질은 엄청나다. 특히 양쯔강을 가로막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싼샤댐 건설의 영향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환경 재앙이 올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싼샤댐 건설로 인한 피해

싼샤댐 건설에 따른 담수 유입 감소에 따른 피해는 벌써 일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내놓은 연구 결과를 보면 싼샤댐 1단계 완공전인 2002년 8월과 완공 후인 작년 8월 동중국해 환경 변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염분농도는 28.015‰(퍼밀;1000분의 1)에서 29.145‰로 평균 해수 온도는 27.35도에서 27.85도로 올라갔고,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분인 부유물질은 완공 전 표면층에서 평균 11.850mg/L가 검출됐으나 완공 후엔 3.095mg/L로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정부 당국은 “이런 현상이 싼샤댐 건설에 따른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환경 전문가들은 과거 이집트의 아스완댐 건설 후 일어났던 염분 증가 등 생태계 변화 등이 벌써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하면서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육지에서 공급되는 각종 유기물 등 영양염류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쯔강 물은 평소 제주도 주변까지 흘러오지만, 이 물이 줄어들면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도 감소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강무현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염분 농도는 강수량이나 수온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싼샤댐의 영향은 아직은 가설 차원일 뿐”이라며 “앞으로 3~4년은 조사를 해야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급속한 공업화와 3면으로 닫힌 ‘죽음의 바다’ 구조에 따른 문제점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3월 발간한 ‘지구환경전망 연감’(Global Environment Outlook Year Book)은 서해를 북유럽의 발트해, 유럽의 흑해, 멕시코만 등과 함께 대표적인 「데드 존」으로 꼽았다. 데드 존은 과다한 농업비료, 차량과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 등으로 인해 용존 산소량이 부족해져서 해양 생물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른 것을 말한다.

서해는 커다란 만(灣)이나 마찬가지다. 해류의 순환이 적어 각종 오염물질을 가두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서 해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쓰시마 난류이다. 이 해류는 제주도 남동해역에서 동해와 서해로 갈라져 북상한다. 그러나 이 중 서해로 올라오는 해류는 대한해협과 동해를 거쳐 북상하는 해류보다 그 규모가 작다. 이에 따라 해류의 순환이 적어 오염물질이 확산되기 어렵다. 육지에서 화학비료와 처리되지 않은 산업 폐수, 생활하수가 흘러들면서 연안바다는 부영양화가 우려되고 있다.

해양연구원의 「동북아 해류 확산 모델」에 따르면 서해에 들어온 물은 평균 4~5년을 거친 이후에 태평양으로 빠져 나가지만 싼샤댐이 완공되면 기간이 1년 정도 늘어나면서 오염물질도 서해에 더 오래 머물러 환경과 생태계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 중국의 도시화와 산업화는 중국 서해 연안에 집중돼 오염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보하이(渤海)만의 오염은 중국 연안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국가해양국에 따르면 보하이만은 27.4%의 수역이 청결해역 표준에 미치지 못하며, 대부분이 무기질소와 활성인산염, 납 등으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도 압록강 하구와 랴오둥(遼東)만, 창장(長江) 입구, 항저우(杭州)만 주장(珠江) 입구도 오염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선일보 / 권상은 기자 2004-10-10)

西海가 ‘死海’ 된다

中싼샤댐 완공되면 양쯔강서 유입水量 10% 줄어
염도 높아져 생태계 타격 中 오염물질 유입도 심각

중국 양쯔(揚子)강에 건설 중인 싼샤(三峽)댐과 중국 동부지역의 급속한 공업단지 건설 등으로 물이 줄어들고 오염물질이 흘러들어 서해가 ‘죽은 바다’(死海)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는 2009년 싼샤댐이 완공되면 양쯔강으로부터 담수 유입이 줄어 들어 서해의 염분 농도가 증가하는 등 생태계 변화가 초래되고 보하이, 허베이, 산둥성, 창장, 푸젠성 공업지역 등 중국 동부지역의 급속한 공업화에 따른 오염물질 유입 등으로 서해가 생태 변화에 따른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10일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통해 “싼샤댐이 완공되면 우리나라의 소양댐보다 13배나 큰 저수용량을 가진 인공호가 생기고 그에 따라 서해로 유입되는 담수의 양이 10% 정도 줄어들면서 서해지역의 염분 농도가 높아져 생태계 환경 재앙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만 국립 중산대 천전둥 교수의 시뮬레이션 결과 양쯔강 물이 10% 줄면 유기물질이 9% 감소하고, 염분 농도가 20% 높아질 수 있어 물고기들의 성장과 부화에 결정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자료도 함께 제시했다.

김 의원은 “2003년 싼샤댐의 저수가 시작되면서 벌써 제주도 서남쪽 해안의 저염류층이 종전 40m에서 20m로 줄어드는 등 민물 유입량이 줄어들었다는 정부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중국 동해 일대의 보하이만, 산둥성 공업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서해로 본격 들어오기 시작하면 싼샤댐 건설과 맞물려 서해의 오염은 회복할 수 없는 국면이 될 것”이라며 “최근 중국측은 이에 관해 구체적인 연구 조사를 해놓고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조사 자체가 매우 미흡한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해 환경 오염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이 펴낸 자료를 통해 중국의 주요 하천에서 2003년 바다로 흘러들어간 해양 오염물질이 총량 기준으로 모두 619만t이라는 점이 알려져 있는 정도다.

이에 해양수산부 김춘선(金春善) 해양정책국장은 “싼샤댐으로 서해에 흘러드는 양쯔강 물이 줄면 생태학적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인정하나 양쯔강 물이 10% 줄어든다는 주장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싼샤댐의 파급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과 부산대학에 연구 용역을 맡겼다”고 말했다. 싼샤댐은 1994년 12월 공사에 착공했으며 2003년부터 완공된 댐의 저수에 들어갔다.

(조선일보 / 윤정호 기자 2004-10-10)

싼샤댐 완공후 플랑크톤 급감… 한반도 해양생태계 파괴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