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북, 안보리 北제재에도 ‘3국 자유무역지대’ 추진 강행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실험으로 대북(對北) 제재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두만강 하류 일대의 도로와 철도의 건설 및 개량 사업을 북한과 공동으로 속속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나진항과 중국의 훈춘(琿春),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3국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위한 것.

중국과 러시아는 이 사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콩의 원후이(文匯)보는 이들 사업이 북핵 위기로 중단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북한은 북쪽 두만강 하류에 북-중-러 3국 자유무역지대를, 서쪽엔 신의주 특구를, 남쪽엔 개성공단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신의주 특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 중국 동북지역-동해 잇는 직통도로 건설 = 원후이보는 최근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북한 나선시 원정리에서 나진항까지 이어지는 48km 구간의 고급도로를 착공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고 등급인 고속도로 아래 1∼4급의 도로가 있으며, 고급도로란 표준 2급 이상의 도로를 말한다.

현재 삼림 벌채를 마치고 땅고르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두 나라는 내년 봄 도로 포장에 착수해 11월경 완공할 예정이다.

중국은 또 나진항의 50년 개발사용권을 확보하고 3호 부두를 확대하는 한편 나선시 내에 5km² 규모의 보세가공지구 및 공단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완성되면 중국 화물이 북한을 거쳐 곧바로 동해를 빠져나갈 수 있어 중국 동북부 지역의 물품을 싼 운임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이미 물품의 원활한 운송을 위해 지린(吉林) 성 성도인 창춘(長春)에서 옌볜(延邊), 훈춘에 이르는 370km의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다. 이 고속도로는 2008년 10월 개통된다.

▽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철도 개량 = 러시아도 북한과 함께 TSR와 TKR 연결 지역인 북한 나진항∼러시아 하산 철도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26일 “러시아가 8월 말 하산역에서 나진항에 이르는 55km 구간의 철도 개량사업 착공식을 했다”며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공사가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RZD) 사장은 7월 북한을 방문해 이 구간의 철로 개량사업을 올해 말까지 마치기로 북한과 합의했다. 화물열차 운행이 쉽지 않을 정도로 노반 상태가 불량하기 때문.

현재 이 구간엔 여객열차만 일주일에 두 번씩 왕복 운행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 사업을 통해 북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TSR 연결의 이익을 확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러시아가 이 철도를 통해 사할린에서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천연가스를 북한과 한국, 일본에까지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 하종대 특파원, 정위용 특파원 200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