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는 지역 아이도 덜 낳는다

실업률·출산율은 반비례… 국내 첫 분석

‘일자리가 없으면 아이를 안 갖는다’는 속설이 통계적으로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팀은 29일 “최근 5년간 16개 광역 시·도별 지난해 합계 출산율과 실업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실업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출산율이 낮았다”고 밝혔다. 실업률과 출산율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 교수팀은 “시·도별 2005년 출산율과 아이를 갖는 시점인 2004년 실업률과의 상관관계는 ―81%로 대단히 높았다”고 말했다. 수치가 ―100%에 가까울수록 역(逆)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뜻으로 고용 사정이 나쁜 지역에 사는 부부일수록 아이 갖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연구에 따르면 부산·서울·대구·인천·광주·대전 등 출산율 하위 6위권에 포함된 지역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3.7%)보다 높은 4%대를 기록하며 실업률 상위 6위권을 휩쓸었다.

2004년에 실업률이 4.7%로 가장 높았던 서울의 지난해 출산율은 0.92명으로 전국 시·도 중 두번째로 낮았다. 실업률 3위(4.4%)를 기록한 부산의 출산율은 0.8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특히 남자 실업률과의 연관성은 더욱 높아 서울과 부산의 남자 실업률은 각각 5%와 4.9%로 전국 1, 2위였다.

실업률 상위 5위(4.2%)를 기록한 대구 지역의 출산율도 0.99명으로 전국에서 세번째로 낮았다.

반면 실업률이 각각 2.5%로 현저히 낮은 제주와 전남의 출산율은 각각 1.3명과 1.28명으로 전국 1, 2위를 기록했다.

조 교수는 “출산율을 높이려면 경제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 정혜전 기자 2006-8-30) 

9월 새학년제는 출산율 높이기?

정부가 9월 학기제를 도입키로 한 데는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혁신위원회는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오는 2011년부터 3월에 시작되는 학기제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8일 “3월 학기제를 9월 학기제로 바꿀 경우 출산율이 0.3% 높아지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나타났다.”고 말했다. 9월 학기제 시행이 국제적 추세라는 측면도 있지만,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9월 학기제를 시행하면 6개월 먼저 입학하는 효과를 가져와 졸업도 빨라진다.”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직업을 얻는 연령도 앞당겨진다.”고 덧붙였다. 결국 직업을 얻는 입직연령이 단축되면서 결혼도 자연 앞당겨지게 되어 출산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 최광숙 기자 2006-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