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PEC 차원서 대북 금융압박 추진

미국은 내달 4-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목적의 국제금융망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APEC 회원국간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북 금융 압박 문제가 APEC 차원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이는 특히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이후 양자관계에서 뿐 아니라 다자기구를 통해서도 대북 금융압박 강화를 추진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이례적으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직접 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마이클 머린 베트남주재 미국 대사의 말을 인용, 하노이 발로 29일 보도했다.

머린 대사는 폴슨 장관이 내주 APEC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다고 확인하고 "우리(미국)가 금융망의 테러 목적이나 확산 목적 악용을 우려하는 만큼, 폴슨 장관이 당연히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장관은 하노이에서 베트남 정부 고위관계자들도 만날 것이며, 북한 은행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머린 대사는 말하고, 미국이 APEC 재무장관 회의에 재무장관을 참석시키는 것은 오랜만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오는 11월 올해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한편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 대리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내달 방중 보도에 대해 현재로선 "힐 차관보의 어떤 여행 계획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당초 내주초 한국과 일본 등을 순방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연합뉴스 / 윤동영 특파원 2006-8-30) 

美, 北자금 숨통죄기 최고조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북한관련 자금 숨통죄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달 북한의 잇단 단.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오히려 북한 금융계좌 추적과 압박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2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진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돈을 위조하는 것을 알았을 땐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는 모든 대통령의 의무"라고 강조했을 때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수위가 높아질 것임은 어느 정도 감지됐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의 금융제재 노력이 북한을 재정적으로 '거의 완전히 고립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스튜어트 레비 미국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의 28일 발언은 매우 시사적이다.

레비 차관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난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계좌를 동결한 이후 북한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을 비롯, 싱가포르, 중국, 홍콩, 몽골 등이 적극 협조, 아시아 국가 정부들과 은행들이 북한과의 거래를 거부하고 계좌를 잇따라 폐쇄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강경 조치는 국제 금융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금융계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큰 손'들이 일시에 자국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거나 '테러 연관 국가나 은행'으로 찍힐 경우 세계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강행 이후 핵실험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부시 행정부가 북한 금융제제의 수위를 한층 더 바짝 조이고 나선 이유는 뭘까.

일단 북한이 지난해 9.19 공동성명 이후 거부하고 있는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금융 교란 행위를 적극 차단한다는 명분하에 북한을 강하게 압박, 북핵 6자회담 복귀를 종용하고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으로부터 미사일과 핵 포기를 이끌어내겠다는 얘기다.

또다른 측면에선 9.11 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견해도 유력하다.

레비 차관이 이날 "북한이 무기와 미사일 수출과 함께 위조 달러화 제작과 마약 밀수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슬람권의 대미 감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고,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세계적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건재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미국행 항공기들의 폭발테러 음모가 적발되는 시점에서 북한의 불법자금의 숨통을 강하게 죔으로써 대테러전의 성공을 이끌겠다는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실제로 미국은 그간 북한이 다른 국가들에게 무기 및 미사일 기술을 확산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고, 최근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가 테러집단들 수중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가장 우려해왔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서도 "헤즈볼라 뿐만 아니라 하마스, 팔레스타인의 지하드(성전) 등 테러단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유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최근 대북 압박 강화 조치는 궁극적으로 북한 체제의 변형을 염두에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결의안 채택 과정 등을 통해 북한의 후원세력인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을 끌어앉으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시각도 있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9.19 공동성명 이행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대북 다자 경제 압박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북한 정권행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사실은 이런 점에서 되씹어볼 만하다.

어쨌든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의 압박수위를 낮출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레비 차관이 "미국의 제재는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하고 있다"면서 "북한 지도부가 우리의 금융압박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불편해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부시 행정부의 향후 행보를 예감케 한다.

확산방지구상(PSI) 활동의 강화와 금융제재 압박 강화 등 추가적인 경제적, 반확산, 외교적 압박 수단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 조복래 특파원 2006-8-30) 

중국도 북한과 금융거래 제한

미국측이 밝힌 것처럼 북한에 대한 금융압박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은행들마저 금융거래를 대폭 제한하는 등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신웅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차관은 세계 각국에서 북한과의 거래를 거부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비 차관은 지난달 방한 당시 북한의 우방인 중국까지도 미국에 협조할 것이라며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베이징과 상하이 등의 중국은행 대부분이 최근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대폭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북한측 신규 계좌 개설이 까다롭게 됐으며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거래는 중국 당국에 일일이 보고된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국영 상업은행인 '중국은행'도 북한의 계좌를 동결했습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금융압박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인 BDA, 방코델타아시아의 북한계좌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고 북한은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지금까지 6자회담에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압박의 효과를 확인한 미국은 이후 그 강도를 높여갔습니다.

특히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의 금융제재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코너로 몰린 북한이 6자회담 복귀 등 대화의 장에 나설 지 아니면 핵실험 등 더 극단적으로 나갈 지 그 선택이 주목됩니다.

YTN 신웅진입니다.

(YTN 2006-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