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는 제2의 경부고속도"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우리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합니까. 자유무역협정(FTA)은 분명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될 것입니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가 우리 미래 세대에게 과거 경부고속도로에 버금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교역확대는 5년 후, 10년 후뿐만 아니라 우리 후손의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한·미 FTA 3차 본협상 준비에 한창인 김 본부장을 만나 협상전략 및 전망 등을 들어봤다.

― 한·미 FTA에 대한 반대여론이 여전합니다.

 ▶ 일부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의 속주가 된다는 식의 선동은 곤란합니다. 최근 협상내용이 보다 자세히 알려지면서 여론이 호전되고 있지 않습니까. 반대여론 뒤에는 협상을 잘하라는 요구도 담겨 있다고 봅니다. 협상 못지않게 사회적 합의도출과 농산물 등 취약분야에 대한 보완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FTA를 반드시 해야 합니까.

 ▶ 개방이 반드시 이익을 가져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우리의 개방노력은 늘 기대 이상의 이득을 가져왔습니다. 1996년 유통시장을 개방할 당시 우려가 많았지만 현재 국내 기업인 이마트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유통업체 까르푸와 월마트는 올해 한국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1998년 미국과 항공자유화 협정을 맺으면서 개방한 항공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현재 미주노선에서 국내 항공사들이 여객과 화물분야 모두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99년 수입선 다변화 제도 폐지 후 평판디스플레이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선 것도 좋은 사례입니다.

― 한·미 FTA 3차 협상 때부터 금융시장 개방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텐데요.

 ▶ 국내 금융서비스 시장은 외국기업이 현지법인 등의 형태로 진출하는 `상업적 주재'의 경우 대부분 개방돼 있습니다. 협상의 기본방향은 기초적 금융서비스의 공공성은 유지하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개방한다는 것입니다.

― 보험시장 개방문제는.

 ▶ 국내에 현지법인(상업적 주재)을 설립하지 않고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경간 공급' 허용 여부를 놓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금융감독이나 소비자 보호 측면을 감안해 협의를 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우체국보험이 문제인데요. 미국측은 우체국보험에도 민간보험과 동일한 법령을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우체국보험은 출발 배경이나 설립근거법이 다르다는 `특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 국내 업계의 요구사항은 무엇입니까.

 ▶ 그동안 대미 진출 때 애로사항이었던 미국의 불합리한 제도와 규제의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은행업과 관련해 미국의 90% 자산유지 의무 부과 규정의 완화나 폐지, 증권업의 경우 미국 현지법인 설립때 영업 제한 완화 등입니다.

― 쌀과 자동차시장에 대한 미국의 개방 요구가 거셉니다.

 ▶ 미국은 농업이나 자동차 등의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쌀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이미 논의가 끝났다는 점을 들어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습니다. 또 미국의 자동차 세제 개편 요구에 대해서는 미국산의 국내 판매 부진에는 수입차 딜러의 이윤이 너무 많다는 점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협상의 큰 원칙은 부당한 의혹은 해소하고 정당한 요구는 성실히 협의한다는 것입니다.

― 다음달 중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FTA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 정상회담은 그동안의 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 양국 정상이 큰 틀에서 중간 점검을 하고, 앞으로 협상의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한·미 FTA에 대한 양국 정상의 추진의지를 재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어떻습니까.

 ▶ 미 의회는 전반적으로 한·미 FTA를 지지합니다.

― 3차 협상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 우리는 한·미 FTA 협상에서 1만1200여개 품목의 관세양허와 투자·서비스를 포함한 17개 분과 및 2개 작업반을 통해 수백개 쟁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관세양허안 등이 모두 교환되고 열리는 이번 3차 협상에서는 양국의 주된 관심과 협상의 전략적 목표들이 보다 분명해질 것입니다. 우리측 전략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협상은 모든 사안에서 어느 한쪽이 완승을 거두는 형태로 타결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 한·미 FTA 타결을 낙관하십니까.

 ▶ 정부는 한·미 FTA를 21세기 국가경제발전전략을 위한 핵심 수단의 하나로 선택했고, 협상을 지휘해온 책임자로서 국익을 관철하는 방향에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확신에 변함이 없습니다. 통상협상은 `대외협상-대내협상-보완대책'의 3박자가 잘 맞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초기 대내협상 측면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었지만 FTA체결지원회 발족 등으로 크게 개선됐습니다.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더해지면 협상력은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대담=정희경 경제부장, 정리=최석환 기자>

(머니투데이 2006-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