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민노당 ‘FTA 설전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위 위원들과 가진 청와대 만찬에서 “FTA를 갖고 정치적 의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대선 때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안 좋아하는 일을 해서 진땀을 뺐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선의는 서로 인정해줘야 하며, 그래야 대화와 토론이 가능하다”며 한 언급이다.

노대통령은 나아가 “미국의 압력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국도 미국의 생각이 있고 주장이 있을 수 있는데 미국이 말한다고 해서 모두 압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만찬은 한나라당이 불참하고 노대통령도 모두부터 “오늘은 토론보다 대통령의 진의를 밝히는 자리로 생각해달라”고 교통정리, 대체로 큰 쟁점 없이 진행됐다. 만찬 후 브리핑에서 “여당 의원들은 마치 대책회의하는 것 같았다”고 힐난한 민노당 심상정 의원과 노대통령의 언쟁만 부각됐다.

논쟁의 발단은 심의원이 “절반 이상의 국민이 FTA를 반대하고, 국민은 어떤 게 득이 되고 실제 피해는 어떤지 관심이 많다”며 “대통령 말 들으니 종교적 낙관론처럼 들린다”고 질문하면서다. 노대통령은 “인신공격성 발언은 안 해줬으면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노대통령은 심의원이 “중단도 협상의 일환이다. 국민은 졸속추진 인상이다. 임기 내 연연하지 않을 것이냐”고 재차 묻자 “법에 따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노대통령이 심의원과 대화하며 화가 나 ‘그만하자’고 말해 대화가 순조롭지 못했다”며 격앙됐던 당시 언쟁을 전했다.

여당은 “한·미 FTA가 협상단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개성공단 물품 등은 대통령 수준에서 논의해야 한다”(송영길 의원)는 발언 외에 대체로 ‘주도면밀한 협상’을 주문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나라당은 특위위원들이 불참했다. 윤건영 의원은 “당초 참석하려 했으나 사행성 오락게임 ‘바다이야기’ 파문이 계속 확산되는 등 정치적 상황이 복잡해져 시기상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만찬 후 “대통령이 소신을 뚜렷하게 밝힌 자리였다”(열린우리당 송의원), “설득 홍보 대책만 논의하려 한 자리였다”(민노당 심의원)는 엇갈린 총평처럼 결론도 쟁점도 겉돈 만찬이었다.

(경향신문 / 이용욱·김재중 기자 2006-8-26) 

“3년 뒤 비정규직 안쓸 상황 될 것”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미국의 압력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는데, 미국의 압력이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미국이 말한다고 다 압력으로 이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한-미 FTA는 미국이 선택한 것이지만, 저는 우리가 끌어들인 것으로 선택하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같은 곳에서 미국 경제인들로 부터 압력을 받은 것은 사실이고, 스크린쿼터 (축소)는 그 전에 약속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에프티에이 추진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FTA를 가지고 정치게임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FTA 추진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된 뒤 외국을 순방할 때 여기저기서 ‘왕따’가 되는 느낌이었다”며 “왕따가 되지 않는 것, FTA 시대에서 낙오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무조건 밀어붙이지 않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추진”하겠다면서도 “단, 정부 내에서 이런 조건을 가지고는 협정을 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 한 밀고 나갈 것”이라고 강행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은 대화 중간에 “한국 땅은 아주 좋은 땅”이라며 “모든 액운은 이제 따 떠났고, 곡식을 심으면 쑥쑥 자라는 그런 땅”이 됐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한국인은 ‘신의 손’을 가지고 있다”며 “해외를 다니면서 보면 한국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나라이자, 기적을 만드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상정 의원이 이런 내용을 듣고 “대통령의 그런 말씀이 종교적인 낙관론으로 들린다”고 반박하자, 노 대통령은 “인신공격하지 말라”며 강하게 맞받아 두 사람 사이에 한때 말씨름이 오갔다.

심 의원이 만찬 마지막쯤에 “에프티에이 협정 추진에 대한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국민투표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답했다.

(한겨레신문 / 이태희 기자 2006-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