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5주년, 테러공포는 오히려 확산"<IHT>

2001년 9.11 미국 본토 테러가 발생한 지 5주년이 다 됐지만 테러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프랭크 리치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의 '9.11 이후 5년, 두려움이 마침내 확산하고 있다'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9.11 이후 테러 공포가 감소하지 않고 되레 확산일로에 있음에 따라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지지도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미 본토 엄습 이래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약속한 새 중동에 대한 비전도 여전히 미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신문은 특히 최근 런던에서 적발된 미국행 항공기 테러 공모 사건을 언급하면서 마이클 처토프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이번 사건의 적발은 9.11을 사전에 저지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추켜 세웠지만 국민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이라크인들이 미국인들을 해방자들이라며 반길 것이라고 늘 얘기해온 딕 체니 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제로에 가깝다고 혹평하고, 최근 치러진 코네티컷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무명에 가까운 네드 래먼트가 이라크 전에 대한 실망감을 이용해 중진 조지프 리버맨을 누르고 이겼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각 당의 유세가 가속화되면서 실제 테러에 대한 악몽이 공포를 이용하는 정치논리를 오히려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이라크 주둔 미군이 계속되는 종파간 갈등에 발이 묶여 있는데다 실패한 미국의 중동 정책으로 인해 이란과 헤즈볼라는 더욱 강해졌고 이스라엘은 약해졌으며, 5년전 9.11 때와 마찬가지도 지금도 테러를 막기 위한 국토안보부의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비참한 현실에 미국민이 직면해 있기 때문에 공포 운운하는 정치논리가 먹혀들지 않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연합뉴스 / 유창엽 기자 2006-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