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사태로 본 중동분쟁 지도

레바논 사태로 부각된 중동분쟁의 원인은 민족, 종교, 영토, 에너지 등 크게 4가지를 배경으로 한 갈등이 난마처럼 얽혀 있어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민족으로는 크게 아랍인과 유대인으로 갈리고,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로 나뉘어 갈등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 간에는 이슬람의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종파 간 다툼도 치열하다.

세계 1, 2차 대전을 거치면서 서구 열강에 의해 인위적으로 획정된 국경은 영토 싸움을 부채질하는 요인이 된다.

중동이 `세계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쓰게 된 뿌리는 1948년 영국을 주축으로 한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이스라엘의 건국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2천 년 가까이 나라를 잃고 전 세계를 유랑하던 유대인들에게는 실지 회복이었지만, 팔레스타인 땅에 살아온 원주민(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는 비극이었다.

유엔 총회는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영국의 위임통치 종결 6개월을 앞둔 1947년 11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가결해 팔레스타인 모든 지역(2만 6천323㎢)의 56.47%를 이스라엘에, 42.88%를 아랍국가에, 나머지 0.65%에 해당하는 예루살렘을 국제관리지구로 할당했다.

당시 팔레스타인 전 지역의 대부분인 87.5%를 소유하고 있던 아랍인들은 당연히 이 분할안을 거부했고, 유대인들은 이를 수용해 이듬해 5월14일 건국을 성사시켰다.

아랍인들이 당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력뿐이었다.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요르단 등 주변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을 공격해 1차 중동전이 발발했다.

그러나 결과는 강대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을 통해 전 팔레스타인 지역의 78%를 장악했고, 나머지 22% 중 가자지구는 이집트,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은 요르단의 통치 하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들 땅과 시리아의 골란고원까지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 건국 후 22년 만에 모든 땅을 빼앗기고, 피점령지의 주민이 되거나 난민 신세로 전락해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국으로 흩어지는 비운을 맞게 된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후 이스라엘을 상대로 실지 회복을 위한 반점령 투쟁을 본격화했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조직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이다.

PLO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무력투쟁을 주도했고, 이 투쟁은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서구 언론을 통해 `테러'라는 오명을 얻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반점령 투쟁은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열강들이 이스라엘 편을 들어주면서 결실을 보지 못한 채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진영은 크게 두 파로 갈리게 됐다.

하나는 PLO를 이끌던 야세르 아라파트를 주축으로 한 세력으로, 이들은 1988년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고 가자와 서안 지역으로 구성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을 돌려받아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고, 나머지 팔레스타인 땅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해 두 국가로 공존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 구상도 이스라엘의 반대로 벽에 부닥쳤다.

이스라엘은 유대교, 이슬람교 및 기독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과 수자원 확보 등을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르단강 서안의 일부 점령지를 영구히 자국 영토로 삼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1988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태동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모든 실지의 회복을 주장했고, 올해 1월 총선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장악했다.

이스라엘로서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이 팔레스타인 측 파트너로 등장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25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자국 병사 납치를 문제 삼아 팔레스타인 공격에 나선 배경에는 단순히 병사 1명을 구출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눈엣가시 같은 하마스를 제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레바논의 시아파 정당인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개시한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시리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땅)과 접경한 레바논은 다양한 종교와 종파가 혼재한 나라이다.

인구(400만 명)를 종교ㆍ종파별로 보면 이슬람 시아파 28%, 수니파 19%, 기독교 24%, 그리스정교 9%, 드루즈교 8%, 가톨릭 5%로 분포돼 있다.

이중 시아파 정치세력인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이란 식 이슬람 신정체제 건설과 중동지역에서 비(非) 이슬람 서구세력 추방을 활동목표로 삼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파괴돼야 할 국가로 보고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 본부를 두고 있던 PLO를 몰아내기 위해 1982년 레바논을 침공해 남부지역을 점령한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게릴라 공격을 감행해 2000년 5월 이스라엘의 철군을 이끌어 냈다.

민병조직을 갖고 있으면서 레바논 제도 정치권에도 진출한 헤즈볼라는 현재 남부 레바논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보면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도 납치된 병사 2명 구출작전이라기 보다는 헤즈볼라 분쇄작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의 땅 싸움에서 비롯된 팔레스타인 민중의 고통이 반세기 넘게 이어지면서 민족적으로는 아랍권, 종교적으로는 이슬람권이 큰 좌절감을 느끼게 됐다.

종교적으로 끈끈한 통합체를 형성하고 있는 아랍ㆍ이슬람권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하는 고통을 공유하면서 이스라엘은 물론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 권에 깊은 적대감을 키워왔다.

특히 이슬람권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메카, 메디나에 이어 예언자 마호메트가 승천한 장소로 알려져 제3의 성지로 꼽는 동예루살렘의 하람 알-샤리프(일명 성전산:황금사원이 있는 곳)가 유대인의 점령지로 있는 것에 공분을 느끼고 있다.

2001년 있었던 미국에 대한 9.11 테러는 그런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보호와 원유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중동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미국의 일방정책도 중동분쟁의 불씨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자원을 해외자본에 양보하지 않으려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불량정권으로 낙인찍어 무너뜨렸고, 에너지 주권을 주장하며 핵 프로그램을 추구하는 이란을 테러 비호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압박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에 적대적이면서 레바논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에 대해서는 친 서방 인물이던 라피크 알-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해 축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반면에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일부 아랍권 국가들과는 정권안보를 보장해 주는 등 혜택을 주면서 이스라엘과의 우호관계를 맺도록 해 원유자원을 최대의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아랍권을 분열시켜 놓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을 받는 아랍ㆍ이슬람권 국가들은 종교적 이유로, 또 생존을 위해 반미, 반 이스라엘 전선을 형성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인 셈이다.

(연합뉴스 / 박세진 특파원 2006-7-16)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격화..민간인 피해 급증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자국 병사 납치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공세를 시작한 지 나흘 째인 15일 베이루트 중심가를 처음으로 폭격하는 등 헤즈볼라 거점시설을 분쇄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쳤다.

또 헤즈볼라는 미사일로 이스라엘 영토 깊숙한 곳을 타격하는 것으로 맞섰다.

양측 간의 확전으로 인해 무고한 인명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각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사태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레바논 사태는 계속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 이스라엘 총공세..인명피해 급증 = 이스라엘 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이익시설에 대한 공습작전을 계속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오후 베이루트 중심가에 위치한 항구와 등대 시설을 공습해 시설 일부를 파괴했다.

이날 공습을 받은 항구는 베이루트 아메리칸 대학에서 불과 수 백 m 떨어진 곳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스라엘 군은 또 베이루트 남부지역과 동부 도시인 발베크의 헤즈볼라 관련 시설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고, 베이루트-다마스쿠스 연결 고속도로 상에 남아 있던 유일한 교량 한 곳도 이날 파괴했다. 이 공격으로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던 민간인 3명이 사망했다.

이날 최악의 인명피해는 이스라엘과 접경한 레바논 마을 마르와힌에서 발생했다.

이스라엘 무장헬기는 피난길에 오른 민간인 차량 2대에 미사일을 발사해 어린이 9명을 포함해 18명을 죽였다.

압델 모흐센 후세인 마르와힌 시장은 알-아라비야 방송에 피해주민들은 단지 공습을 피해 다른 곳으로 대피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군은 성명을 통해 애초 헤즈볼라가 미사일 발사 기지로 활용하는 곳을 공격하려 했다면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스라엘 군은 그러면서 민간인들을 결과적으로 위험에 빠뜨린 것은 자국에 로켓 공격을 가하는 헤즈볼라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시작된 후 레바논인 100여 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부상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스라엘 군은 15일 하루 동안 헤즈볼라 본부와 방송국 및 교량 등 헤즈볼라 관련 시설 44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스라엘 군은 이날 시리아는 공격목표가 아니며 레바논 내 지상작전도 오래 끌 계획이 없다고 밝힘으로써 주변국으로의 확전을 피하면서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공세를 집중적으로 펴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 헤즈볼라 반격 = 14일 중거리 미사일로 레바논 연안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 전함을 공격했던 헤즈볼라는 15일 레바논 남부 국경에서 남쪽으로 35㎞ 떨어진 이스라엘의 티베리아스에 로켓 공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국경지대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지중해 연안 도시인 티베리아스가 공격받은 것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처음이어서 이스라엘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 관리들은 헤즈볼라는 텔아비브까지 닿을 수 있는 사정 100∼200㎞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북부 도시 하이파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쪽에서는 지금까지 군인 11명과 민간인 4명 등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 이스라엘-이란 신경전 =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이란과의 본격적인 신경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최정예 혁명수비대원 100여 명을 파견해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압박공세를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또 14일 헤즈볼라가 자국 군함을 타격해 실종 3명을 포함해 4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한 미사일이 이란에서 제작된 C-102 유도 미사일이라며 이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군은 애초 자국 함정을 타격한 것이 폭탄을 적재한 무인항공기라고 추정했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그러나 이스라엘의 주장은 억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원을 트집 잡아 시리아를 공격할 경우 "통렬한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해 이스라엘의 주장은 이번 싸움에 이란이 휘말려들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국제사회 분열 =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G-8 정상회담에 레바논 사태가 주요 의제로 오른 가운데 지구촌의 두 강대국 정상인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당한 시각차를 보였다.

부시 대통령은 "폭력을 막는 최선의 길은 폭력이 시작된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해 이번 사태가 촉발됐음을 지적하면서 헤즈볼라와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는 시리아를 사태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납치나 주권국가 공격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를 용납할 수 없다"며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를 비판하면서 "무력사용은 균형있게 해야 한다"며 무차별적으로 레바논 공격을 감행하는 이스라엘도 비난했다.

레바논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카이로에서 긴급 소집된 아랍권 외무장관 회의도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과 헤즈볼라를 편드는 국가 간의 의견 대립으로 파행했다.

사우드 알-파이살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은 회의에서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를 예기치 못한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중동 전체의 상황을 수 년 전으로 퇴보시킨 헤즈볼라의 납치공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집트, 요르단, 쿠웨이트, 이라크,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 발언을 지지했으나 시리아가 주도하는 사우디 반대 그룹 국가들이 이 발언을 규탄하고 나서 아랍권의 분열을 노출했다.

아랍권 외무장관들은 결국 중동평화 과정의 폐기를 선언하면서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을 채택하는 것으로 회의를 마쳤다.

(연합뉴스 / 박세진 특파원 2006-7-16)

“레바논 우리가 지킨다” 자체무장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해 이스라엘의 침공을 불러온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이슬람주의 정당이자 무장단체다.

‘신의 당’이란 뜻의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전 와중인 1982년 이란의 지원을 받아 창설됐으며, 레바논 최대 종파인 시아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22년 동안 레바논 남부를 점령했던 이스라엘에 끈질기게 저항해, 2000년 결국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총선에서 14명의 의원을 당선시키고 연정에 장관을 진출시켰다. 자체 방송국 〈알마나르〉와 병원을 소유하고 있다. 92년 이스라엘에 암살된 셰이크 아바스 알무사위의 뒤를 이어 헤즈볼라를 이끌고 있는 하산 나스랄라(45) 사무총장은 헤즈볼라의 대중적 영향력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레바논은 물론 중동 전체에서 합법적인 정치세력으로 인정받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위협에서 레바논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자체 무장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시리아군이 지난해 미국의 압력으로 레바논에서 철수한 뒤에는 “서구의 간섭에 대항하는 레바논의 단결”을 강조하며 기독교와 수니파 야당들과도 연합하는 등 조심스런 행보를 펴왔다.

(한겨레신문 / 박민희 기자 2006-7-16)

이스라엘군, "장기 지상전 원치 않는다"

이스라엘군 고위 관리는 15일(현지시간)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장기 지상전으로 끌고 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그러나 여전히 레바논 영토 안으로 진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해상봉쇄에 맞서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로켓포 공격을 지속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으로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군 현지 지휘관인 가디 에이젠코트 장군은 "레바논으로 진격해 장기 지상전을 치를 의도는 전혀 없다"며 "우리는 헤즈볼라를 겨냥한 제한적 공격을 원칙으로 모든 군사작전 지역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만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2년동안 레바논 남부 지역을 점령해오다 2000년 이 지역에서 완전히 철군했다.

(뉴시스 / 나경수 기자 2006-7-16)

페레츠 "이, 레바논 공격 중단 안해"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중동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6일 "진정한 변화"가 있을 때까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레츠 장관은 레바논을 재점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닷새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격이 중단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레바논 내각은 자국이 "정말로 전멸" 상황에 처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레바논 내각은 또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무기들을 사용, 자국을 공격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뉴시스 / 송주영 기자 2006-7-16)

레바논, 휴전 촉구 "이미 재난사태, 국제 원조 시급"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국제사회에 원조를 요청했다.

시니오라 총리는 이날 전국에 생중계된 TV 방송을 통해 "유엔이 지지하고 있는 즉각적 휴전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어 "레바논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한다"며 "조속하고 포괄적인 아랍원조계획이 필요하니 국제사회 우방들은 서둘러 원조에 나서주길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시니오라 총리는 또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유엔 평화유지군과 협력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권한을 레바논 전 영토로 확대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 무장단체 활동이 활발한 레바논 남부지역의 경우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하며 해당 지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에 나선 뒤 레바논에서만 적어도 100여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민간인이다.

(뉴시스 / 나경수 기자 2006-7-16)

라후드 "안보리, 레바논 공격 중재활동 지연" 비난

레바논 대통령이 연일 계속되는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의 중재 노력에 불만을 표시했다.

에밀레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16일 닷새간 계속된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과 관련, 안보리가 이를 중단시키려는 중재활동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안보리의 이같은 행동이 레바논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수 있도록 이스라엘에 추가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후드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 긴급 소집한 내각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이 자국을 보호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치른다는 명목으로 행하는 잔인한 공격들이 무고한 레바논 시민들을 비참한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후드 대통령은 또 "폭력이 테러를 낳는다"며 "지금의 방법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라후드 대통령은 "레바논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폭력을 중단시키고 휴전을 중재하라"고 안보리에 직접 호소하기도 했다.

라후드 대통령은 친(親)시리아 인사로 레바논 무장 세력 헤즈볼라와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뉴시스 / 송주영 기자 2006-7-16)


美 이스라엘 두둔 왜?… 유대인단체 퍼붓는 로비

미국은 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두둔하고 있을까?

워싱턴포스트는 15일 이란 핵문제 등 이스라엘이 주요 사안 때마다 미국의 일관된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미국 내 유대인 단체들의 치밀한 로비 결과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라크 전쟁도 이스라엘 로비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와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의 주장을 실었다.

이스라엘은 연간 30억달러의 미국 원조를 받으며 군사적으로는 나토 맹방, 경제적으로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회원국인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국제협약을 위반하며 끊임없이 아랍 국가를 공격해도 비판하기는커녕 지지를 보낸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이스라엘 지지 여론은 68%에 달한다.

이를 가능토록 하는 게 바로 이스라엘홍보위원회(AIPAC),유대인위원회(AJC),유대인회의 등의 로비단체들이다. AIPAC는 로비스트와 연구원이 200명,연간 예산 4700만달러,회원 10만명의 거대 단체. 지난 3월 연례총회에는 상원의원 50여명,하원의원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기조연설은 딕 체니 부통령과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맡았다.

워싱턴 정가는 해마다 이스라엘에 초청된 의원들로 넘친다. 반이스라엘 성향의 의원은 대대적인 낙선운동도 각오해야 한다.

한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미국이란 후원자를 믿고 레바논을 침공했으며 미국이 세계를 또 다른 홀로코스트(대학살)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 신창호 기자 2006-7-16)

워싱턴서 유대인에 밉보이면 못 살아남아

"미국 대통령도 의회도 언론도 이스라엘의 로비를 당해낼 수는 없다. 이라크 전쟁도 이스라엘의 로비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P)가 16일자 특집기사에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 내 이스라엘 로비 실태를 파헤쳤다. 이 신문은 '아름다운 우정?:워싱턴에 미치는 이스라엘 로비의 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행정부와 의회의 친이스라엘 정책과 미국민의 이스라엘 지지 여론은 사실 유대인들의 치밀한 로비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 안에서 이스라엘 관련 전략회의가 시도 때도 없이 열리고,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있다'고 거듭 다짐해왔다. 여론도 다르지 않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미국 내 여론은 68%에 달한다. 이 모든 게 로비의 성과라는 게 WP의 분석이다.

미국 안에는 이스라엘 홍보위원회(AIPAC), 유대인위원회(AJC), 유대인 회의 등 다양한 단체가 이스라엘을 위해 뛰고 있다. 워싱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AIPAC의 경우 로비스트와 연구원이 200명이고, 연간 예산이 4700만 달러(약 450억원)에 이른다. 미국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회원이 10만 명이나 된다. 3월 약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 단체의 연례 총회에는 상원 의원의 절반인 50여 명과 하원의원 100여 명이 참석했고 딕 체니 부통령과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기조 연설을 했다.

이스라엘 관련 법안이 상정되면 AIPAC의 로비스트들은 의원들을 상대로 밀착 설득을 펼친다. 관련 발언과 활동을 모두 체크해 곧바로 회유하거나 압박한다.

유대인들에게 밉보였다가는 선거판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미 정가의 상식이다. 선거자금 모금을 좌우하는 게 유대인들이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철수 정책을 추진했다가 AIPAC의 맹렬한 로비에 못 이겨 결국 철회했다. 하버드대의 스티븐 월트, 시카고대의 존 미어샤이머 두 교수는 3월 공동 논문에서 "이스라엘의 로비가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이스라엘의 로비 때문에 아랍권 인에서 반미 여론이 악화되고 있고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 이은주 기자 2006-7-16)

올메르트 “헤즈볼라 고마워”

이스라엘은 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어 레바논까지 침공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쪽이 변호하는대로 ‘자위권 행사’라고 볼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이를 이스라엘 국내 정치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이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지적도 서방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는 헤즈볼라가 오히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의 구원투수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이 분석한 사정은 이렇다

헤즈볼라의 납치 공격이 있기 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의 구출과 하마스의 로켓공격 방어를 위해 3주째 전투를 벌였지만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민간인을 살상한다’는 국제적인 비난만 받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해 가자지구 철수 결정을 이끌었던 올메르트 총리는 ‘하마스의 납치 공격에서 드러난대로 올메르트의 온건한 정책 때문은 실패했다’는 내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하마스의 납치 공격이 있기 전에 이스라엘군이 자국 첩보기관으로부터 명백한 경고를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나, 올메르트를 곤경에 몰아넣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가 지난 12일 이스라엘 병사 8명을 사살하고 2명을 납치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뉴욕타임스〉는 가자지구와 달리 레바논 남부 문제는 올메르트 총리가 다루기 훨씬 쉬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우선, 헤즈볼라는 유엔이 그은 국경선을 넘어 침략을 감행했다. 또 유엔 안보리는 2년 전 헤즈볼라에 무장해제와 국경 경비를 레바논 군대에 넘길 것을 요청한 바 있었다. 올메르트도 이런 상황에서 강경한 입장을 내세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의 ‘전쟁 정치학’은 국제적으로는 ‘로비’를 키워드로 삼고 있다. 미국은 지난 13일 유엔 안보리에서 ‘이스라엘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테러집단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이스라엘홍보위원회(AIPAC)를 비롯한 미국 내 유대인 단체들의 치밀한 로비 결과”라고 16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로비 덕분에 다른 나라보다 많은 연간 30억달러의 해외 원조를 받으며, 군사적으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처럼 대접 받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게다가 9·11 사건 이후 아랍인들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더욱 강해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 안에서 이스라엘과의 동맹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존 미어즈하이머 교수(시카고대)와 스티븐 월트 교수(하버드대)는 논문에서 부시 정부의 이스라엘 지지와 중동 전체의 민주주의 확산 노력이 아랍 세력을 자극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또 “이라크 전쟁 원인도 이스라엘 로비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 / 박현정 기자 2006-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