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큰 비만 오면 농촌 아이들이 죽어야 합니까"

한 시골 버스기사의 한탄 "열악한 도로 사정에 비만 오면 버스 끊겨 등하굣길 참사 매년 반복"

"중간에 내려주지만 않았다면 그 학생이 그렇게 가지는 않았을 텐데…"

매년 집중 호우 때마다 등하교길 학생들의 인명 피해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 하굣길 중학생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경북 성주군의 버스기사 신동춘씨는 15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학생이 죽은 그날, 그 학생은 내가 모는 버스를 타고 집에까지 가야 해야 했다”며 “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중간에 차를 돌리는 바람에, 거기서 승객들이 중간에 내려야 했고, 그 학생은 거기서 집으로 가다가 사망했다”고 한숨을 지었다.

신동춘씨는 “눈·비라도 오면 학교에서 돌아올 버스가 끊기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위험한 등하굣길을 걸어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슬아슬하다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곳 농촌은 학교가 부족해 등하굣길도 워낙 멀뿐 아니라, 길도 잘 포장이 돼 있지 않고, 급류에 금세 휩쓸릴 우려도 많다”며 “게다가 버스도 워낙 부족해서, 배차시간이 1시간 간격에다 그것도 하루에 7-8차례에 불과하며, 아침 7시에 한 대 있는 버스를 놓치면 아이들은 40분씩을 걸어서 등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가 와서 단축수업이라도 할 경우에는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학생들이 그냥 걸어서 하교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 꼭 사고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번 우리 마을 학생의 죽음으로 모두들 비통한 심정”이라는 신씨는 “제2, 제3의 등하교참사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도시 학생들이 5분 이내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죽어가는 농촌 학생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신씨는 “농촌에 살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런 사고를 당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버스도 늘리고, 길도 확실히 고치고 하는 일에 버스 회사나 정부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

(노컷뉴스 2006-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