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 "노 대통령 잠 잘 자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오로지 한·미 FTA 체결에만 목매고 있다" 맹 비난
멕시코국민들 농민반란, 도시빈민, 불법이민 선택했다

대표적인 ‘반(反) FTA 논객’인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3일 “한·미 FTA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잠을 잘 주무시고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강연에 참석, ‘한미 FTA의 본질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강연에서 과거 자신이 한·일FTA 대통령 자문위원을 맡았었다는 것을 밝히면서 ‘한·일 FTA를 주도했던 사람이 왜 한·미FTA는 반대하느냐’라는 물음에 “그 때 노무현 대통령은 ‘이것 때문에 잠이 안 온다’고 자주 말했는데 한·일 FTA 체결 준비과정은 한·미 FTA와 전혀 다르다”며 “당시 정부가 한·일 FTA와 관련해 발주한 연구용역만 25개이지만 한·미 FTA는 고작 2~3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FTA에서 새로운 상품은 유보조항을 넣지 않는 이상 무조건 자유화 대상”이라며 “협상내용을 공개하라는 요구에 통상교섭본부에서 협상 중이므로,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전략상 문제가 있다고 하는 데 현재 정부는 오로지 한·미 FTA 체결에만 목매고 있다”고 맹 비난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래서 합의문 초안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야 해결(체결)할 수 있다는 논리”라면서 “저는 현재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영향을 단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수준에서 추정할 뿐이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이 한·미 FTA를 다른 FTA의 전범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고, ‘NAFTA+’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한·미 FTA가 앞으로 우리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미국과 나프타를 맺었던 멕시코를 보면 알 것”이라며 “멕시코 국민들은 미국과 FTA체결 이후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사파티스타로 대표되는 농민반란 ▲도시빈민 형성 ▲미국 (불법)이민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우리가 물론 멕시코와 처지가 같지는 않다”면서도 “임금이 다르고(멕시코 5배), 물리적 거리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한·미 FTA를 맺더라도 자동차, 전기전자, 섬유의류 등 모든 분야에서 한계를 가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비서관은 “한·미 FTA는 경제적 이익은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며 “투자에 관한 장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위협받게 될 것이고 게다가 외교 안보적으로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며 최악의 경우 한미일 VS 북중러 대립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는 경제학적으로 봐도 매우 기형적인 구조인데도, 정부관리들은 FTA를 체결, 더욱 수출지향적인 경제구조로 나아가자고 주장하므로 이는 설득력이 약하다”며 대표적인 한미 FTA 체결 논리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론으로 “한미 FTA는 97년 IMF 당시의 7~8배 수준, 아니 100배 이상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한 뒤 “IMF는 돈을 갚으면 그만이지만, FTA는 한번 맺어지면 우리 어린자식들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 김승섭 기자 200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