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 “노대통령과 한미FTA 4인방 청문회 설수밖에”

“한·일 FTA 준비할 때는 벌벌 떨던 관료들이 미국과는 다 잘 될 거라고 한다. 아마 미국 품안에 있으면 따뜻한가 보다.”

“참여정부의 문제는 재정경제부와 통상교섭본부 관료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다. 그들을 제어하지 못하면 이런 일은 또 일어난다. 그들에게 대통령은 왔다가 가는 존재일 뿐이다.”

“한·일 FTA 추진 당시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걱정에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했는데, 요즘은 잠을 잘 주무시는지 모르겠다. 한·미 FTA는 그것의 100배인데…….”

그의 주장은 거침이 없었고, 직설적이었다.

‘反 FTA 전도사’로 나선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28일 저녁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인권실천시민연대 교육장에서 열린 ‘한·미 FTA와 노무현 정권’이란 강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미 FTA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 전 비서관은 “엄청난 정책은 그것이 좋든 나쁘든 부작용이 안 생길 수가 없다”며 “다음 정권을 누가 잡든 노 대통령과 이른바 4인방(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한덕수 경제부총리,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청문회에 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원래 FTA와 같이 시장에 맡기자는 정책은 한나라당 정책인데 이것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들고 나왔다”며 “한나라당으로서는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대신해주고 욕도 대신 먹는데 반대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그 부작용은 노무현 정부가 협상을 잘못해서 맺은 것이라고 한나라당은 이야기 할 것이 아니냐”며 “자기가 추진했으면 자기가 먹을 욕을 대신 먹으니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한·미 FTA에 대해 정부가 안 알려줬기 때문에 국민들은 너무도 모르고 있다”며 “그런데 그것을 추진하는 공무원들도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한국의 대외의존도(70%수준)가 높다는 사실을 들어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하며 한·미 FTA에 대해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가장 ‘어긋나는 일’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FTA 협상 이후 국정브리핑이 조·중·동과 대연정 이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정부가 내세우는 한·미 FTA 홍보와 관련 “대외의존도 18%의 미국과 18~25%의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의 대외의존도는 이미 가장 많이 개방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를 천천히 가자고 해서 어떻게 쇄국하자는 것이 되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수출위주 체제가 오히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가격 경쟁력을 위한 낮은 임금으로 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외수와 내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와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하 나프타) 이후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서 일어난 여러 현상과 사례들을 들며 “한·미FTA는 경제적 이익이 없거나 미미할 것이며 환경·건강과 관련된 사회 민주적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프타 이후 멕시코가 해외로부터 투자는 늘고, 수출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따라 수입 또한 같이 늘고, 국내 투자는 위축돼 국민소득의 증가율은 1%대로 아주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또 나프타의 11장(투자에 관한 장)에는 ‘투자자의 정부 제소권’까지 들어가 있어 이로 인해 ‘다국적기업의 이윤 추구 행위를 방해’하는 모든 법, 제도 등이 제소의 대상이 된다며 이는 주권과 민주주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미 미국 정부는 한·미 FTA가 나프타 보다 강한 높은 수준의 ‘나프타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며 “FTA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쟁점보다 감춰진 합의가 어떤 내용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 서프라이즈 / 이응탁 기자 2006-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