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 뇌 속에 박혀 평생 간다”

- ‘맞을만하네’ 대신 ‘폭력은 NO' 분위기여야

- 교사가 감정이입 순간 체벌은 폭력
- 체벌의 상처 아동일수록 더 심각
- 체벌 통한 교육은 일시적이고 더 많은 체벌 필요하게 돼
- 피해 학생들 정신질환 호소하기도
- 가정에서의 매질도 마찬가지 문제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 체벌과 폭력은 어떻게 나눌 수 있나?

체벌은 교사가 교육적 목적으로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다. 폭력은 개인의 공격성이나 적대감 등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상대방에게 고통을 줌으로서 해소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이 체벌을 하는 순간 자신의 감정이 개입되어 지나치게 되면 아이에게 신체적 정서적 상처를 줄 수 있다. 그 순간 더 이상 체벌이 아니라 폭력으로 바뀌는 것이다.

- 어린 학생들이 체벌을 당하면 엄청난 두려움을 느낄 텐데?

극도의 공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단 한 번의 심한 체벌은 뇌 속에 깊이 박혀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지나간 과거를 기억할 땐 해마라는 부위에서 작동하는데 강렬한 감정이 동반되는 정서적 기억은 편도체 부위가 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우리가 폭력적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뛰고 무서워지는 정서적 상황이 동반된다.

- 나이가 어릴수록 더 심해지나?

아이들의 뇌 발달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순간이 상당히 심각할 수 있다.

- 교사 입장에서는 체벌을 통한 공포의 학습 효과로 좀 편해질 수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목적으로 교사들이 아이들을 혼내는 것 같다. 그러나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것도 다 잊어버린다. 그러니까 더 많은 체벌과 공포심을 유발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감정적 대립과 갈등으로 가서 관계가 나빠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건 본래의 교육 목적과 어긋난다.

- 교사들은 사랑의 매라고 표현하는데?

사랑의 매라는 표현은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는데, 사실 매는 필요없다고 본다.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방법이 아니라 다른 불이익을 준다든가 권리를 박탈한다든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말로 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것이 당장 효과가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반복하다보면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 가정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행하는 폭력은 어떤가?

부모라 할 지라도 이성을 잃어가면서까지 체벌을 행한다면 그 순간 폭력이 된다. 여기서 아동학대가 나올 수 있다.

- 이런 현상이 사회적 분위기와도 연결되지 않나?

사회적 분위기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 사회는 우리도 모르게 폭력을 미화시키거나 정당화시키는 마음이 있다. 폭력이 행해졌을 경우 맞을 만하네 식으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안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폭력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아이들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육체적 체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있는데?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폭력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이 혹시라도 상처를 입게 되어 정신병까지 나타난다면 그런 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운동을 열심히 하던 학생이 선배나 선생님으로부터 연습을 게을리 한다며 구타와 체벌을 당했는데, 그로 인해 우울증 증상이 너무 심해져 결국 전학을 가고 앞으로 다시는 운동을 안하겠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

선생님들이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말로 아이들을 다루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손쉽게 자꾸 사랑의 매를 찾아서는 안된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CBS 노컷뉴스 2006-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