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反日 '한반도' 주연들, 실제로도 당당한 시민활동가들

강우석 감독이 목청껏 반일(反日)과 극일(克日)을 외친 영화 '한반도'(7월13일 개봉)는 이래저래 화제를
모으는 작품이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국내외 정세를 고려하고 진정한 국민평안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사이, 결국에는 비겁하게 제 나라, 자기 집
안방 남에게 안겨준 그 반복의 역사가 짜증나게 하는 영화다. 또 한편으로는 의식과 주장에 파묻혀 영화적 재미와 쾌감을 많이 양보한 것 같은
아쉬운 작품이기도 하다.
어쨌든 '한반도'는 고종이 일부러 숨겨놓은 국새를 되찾아 100년전 대한제국과 일본이 맺은 갖가지 불평등 조약(여기에는 가짜 국새가 찍혀
있었다)이 무효임을 주장한다. 여기에 동해상에 나타난 일본 해상자위대에 당당히 맞서는 대한민국 해군의 위용, 선명한 민족주의로 무장한 대통령의
위무당당함을 오버랩시켜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표출되는 극일과 반일을 외친다. 와중에 미국과 러시아, 중국을 '평생 도움이 안되는' 외세로 싸잡는
것은 물론이다.
영화가 이래서일까. 아니면 강우석 감독이 알고 캐스팅한 것일까. '한반도'의 주연들은 현실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숨기지 않는 당당한
시민활동가들이다. 대통령 역을 맡은 안성기는 잘 알려진대로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미FTA의 부당함과 7월1일부터 시행되는 스크린쿼터 축소의 폐해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안성기에게서, 민족자존을 외치는 '한반도'의
대통령은 쉽게 오버랩된다.
극중 과도한 현실주의 국정원 차장으로 나오다 막판 극적 회개(?) 끝에 사학도 출신다운 비분강개의 모습을 보여준 차인표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지난 2002년 북한을 주적으로 설정한 미 할리우드 영화 '007 어나더 데이'의 캐스팅제의를 거절해
'아름다운 대한민국 배우'로 이름을 날린 이가 바로 차인표다. 물론 "한반도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당시 거절 이유였다.
80년대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재야인사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극중에서는 철저한 현실주의 국무총리로 악역을
떠맡아 대통령 안성기를 제거하려 혈안에 찬 인물이지만, 전직 정치인으로서 문성근은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이전부터 '노사모'의 핵심멤버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정치참여는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를 외친 시민활동가다.
사학계의 이단으로 따돌림을 받으면서까지 대한민국 국새의 실존을 주장한 골수 사학자 조재현도 쇼트트랙 선수인 '아들' 덕분(?)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 바로 지난 4월 파벌싸움으로 얼룩진 쇼트트랙계를 향해 한 일간지 칼럼을 통해 직격탄을 날린 것.
"쇼트트랙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지는 못할 망정 함부로 꿈을 빼앗아가면 안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이었다. (스타뉴스 / 김관명 기자 2006-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