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FTA 서울협상`빨간불`

2차 공청회 파행여파…대규모 반대시위 현실화

정부 별도 설득 포기등 대처 미숙…美측 협상거부 가능성 우려도

제2차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공청회가 파행 진행 끝에 사실상 무산되면서 다음달 10일 서울에서 열릴 제2차 본협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공청회에서 FTA 반대 측은 2차 본협상도 저지하겠다고 공언, 한ㆍ미 FTA 자체가 차질을 빚을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협상 주체인 정부가 격렬한 반대를 예상하면서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공청회에서 FTA 반대 측은 "협상 협정문을 공개하라"며 단상을 점거, 공청회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 파행보다 큰 문제는 다음달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릴 제2차 본협상이다. 지난 1차 협상에선 미국의 강경한 진압을 의식, 한국 시위대가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지만 이젠 상황이 틀리다. 10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반대 시위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협상 대표들이 신변의 위협을 이유로 협상에 임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27일 공청회 파행 이후 추가 공청회나 별도의 공식 설득 작업을 벌이지 않을 방침이어서 시위대의 반발은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초 제1차 공청회도 반대 측의 저항으로 무산돼 이번 사태가 사전에 충분히 예상됐는데, 정부가 미숙한 준비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활발한 공청회 활동으로 이익단체들의 여론을 집중 청취했던 미국과 달리,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절차를 밟지 못해 협상 과정에서도 국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특히 이번 공청회는 한명숙 총리가 취임 초기인 지난 5월 초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자리에서 협상 대표단들에 특별히 부탁했던 사안이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중요한 국가적 대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의견을 청취할 생각도 않고, 일방적으로 따라오라는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고압적 자세는 분명 문제가 있다"며 "불안에 떠는 시민단체 등을 위해 더 자상하고 겸손하게 그들을 설득하면서 협상의 지렛대로까지 이용하는 방법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 김만용 기자 2006-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