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축소거센 반발속 내달 1일 시행

스크린쿼터 축소가 다음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지난 1월 정부가 한국 영화 의무상영일수를 146일에서 73일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후 만 5개월 만이다. 전망은 조금씩 엇갈리지만 한국 영화계가 앞으로 진통을 겪을 것이란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 반발은 현재진행형

영화계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의 양기환 대변인은 27일 “할리우드 독점 유통을 견제할 다른 방안이 있다면 받아들이겠지만 정부는 돈으로만 해결하려 한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영화인대책위는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현재 촬영 중인 모든 영화 제작을 중단하고 1일 대학로에서 1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도 가질 계획이다. 1월부터 계속됐던 1인시위가 끝나는 다음달 3일에는 그동안 참여했던 1인시위자들이 모여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책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와 함께 정권 퇴진 운동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엇갈리는 전망

영화사 마술피리의 오기민 대표는 “극장이 영화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저예산 영화는 더욱 코너로 내몰리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스크린쿼터 축소로 한국 영화의 황폐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영화 관계자는 “앞으로 2∼3년의 자정 기간이 한국 영화의 홀로서기를 가름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6년 한 해에만 100편이 넘게 제작될 정도로 영화가 붐을 이루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며, 이런 거품이 꺼지고 장기적 투자 자본만 남아 ‘왕의 남자’와 같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영화들을 만든다면 한국 영화가 더 좋은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

다른 영화사 관계자는 “스크린쿼터의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지만 논의 과정에서 스태프 처우 개선과 관람료 할인, 부율 등 다양한 문제가 떠올랐다”며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관객들이 스크린쿼터를 지지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간다면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 정책 대안

정부는 당초 영화산업 발전기금 4000억원 조성과 예술영화 전용관 100개 건립을 지원안으로 내놓았다.

이 중 발전기금 4000억원은 국고 2000억원을 종자돈으로 삼고 영화 관람료 5%씩을 보태 조성한다는 방침. 그러나 5%는 극장 측의 반발을 빚을 대목이어서 낙관하기 어렵다. 할인금 부담 문제를 놓고 이동통신사와 대치 중인 극장주들이 짐을 떠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예술 영화 전용관 건립계획도 기존 전용관이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란 점에서 실효가 의문시돼 정부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해외수출 지원 시스템 구축, 영화 투자 조합 출자 등도 대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크린쿼터 축소가 1월부터 시작됐다고 잘못 알려진 것과 달리 2006년에는 상반기 146일, 하반기 73일을 적용해 한국영화 의무상영 일수는 모두 109일이 된다.

(세계일보 / 정진수 기자 2006-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