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치는 국회`민생법안 낮잠만

급식법안 2년 방치하다 사건 터지자"처리하자"

이슈 열기 식으면 또"나몰라라"…2000여건 대기"

최근 정치권이 `학교급식법 개정안`처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2년 동안 방치해 오다가 사상 최악의 대규모 식중독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챙기는 등 부산스런 모습이다. 급기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6월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굵직한 사건이 터졌을 때만 `호떡집에 불난 듯`하는 정치권의 `냄비 근성`에 실제 법안처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 계류 중인 법안은 87건에 달한다. 상임위까지 포함하면 국회 내에서 법 처리를 기다리는 법안은 모두 2000여건에 이르는 상황이다. 특히 고(故) 김선일 씨 피랍사건, 안기부 도청사건, GP 총기난사사건 등 당시 크게 이슈가 됐던 사건과 관련한 법안들도 해가 지나도록 처리되지 못하고 묵혀 있다.

2년 전 이라크에서 김선일 씨가 납치돼 피살된 이후 쏟아졌던 재외국민보호 관련 법안은 아직 단 한 개도 통과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김선일 씨 사망 1주년에 맞춰 다시 한 번 임시국회 통과를 시도했으나, 법안심사소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현재까지도 표류 중이다.

이른바 `X파일`사건으로 불렸던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당시 여야는 앞다퉈 특별법과 특검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새해 예산안 심의와 각종 법안 심의ㆍ의결과 맞물려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 채 법사위에 남아 있다.

성폭력 방지 법안 역시 우후죽순 격으로 제출됐으나 처지는 비슷하다. 당시엔 용산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과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이 너나 할 것 없이 법안을 쏟아냈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전자팔찌법` 도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는 물론 눈물로써 법안 통과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아직까지 고스란히 법사위에 묶여 있다.

이 밖에도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으로 관심을 받았던 경영권 방어 법안도 현재 재경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GP 총기난사 사고가 터졌을 때 이슈화됐던 국방개혁기본법, 제대군인지원법 등도 1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방치돼 있다.

한 초선의원은 "여야가 대형 이슈가 터졌을 때는 관심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민생법안 운운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떨어지면 더 이상 민생법안 대접을 못 받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헤럴드경제 / 황주윤 기자 2006-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