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정책주권 이양협정'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데 이어 6월 초에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정부와 이 협정 체결을 위한 1차 본협상을 가졌고, 다음달 10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에서 2차 본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한미 양국 간 FTA 협상이 빠른 속도로 본격화함에 따라 이 협상에 대한 국내 각계각층의 논란도 갈수록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안적 정책 생산을 위한 민간 싱크탱크'를 표방하면서 최근 활동을 개시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 이사장 박경서, 원장 손석춘)'이 한미 FTA와 관련해 그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름의 대안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기획 글을 <프레시안>을 통해 발표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프레시안>은 새사연의 이 기획 글이 한미 FTA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고 판단해 오늘부터 연재하기로 했다.
  
새사연은 이 기획 글에서 우선 정부의 한미 FTA 추진 논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대안의제 설정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사연은 이 기획 글에서 제시할 대안의제는 현재 한미 양국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협상의 중단 내지 연기를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10여 회에 걸쳐 연재될 이 기획 글은 영국 리즈(Leeds) 대학교에서 기술경제학을 공부하고 새사연의 연구센터장으로 활동 중인 김태억 박사(경제학)가 대표집필한다. 김 박사는 이 기획 글 연재의 취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국제협정에 대한 최종 비준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 가운데 다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동의한다고 한다. 정부와 언론은 한미 FTA 자체는 인정하되 협정 안에 들어갈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을 집중하자고 말한다. 농산물, 개성공단, 교육시장 등 몇몇 영역에서 예외조항을 만드는 것이 성공적인 협상의 관건이란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을 감추기 위해 동원된 쟁점일 뿐이다.
  
우리는 한미 FTA의 핵심을 투자 및 서비스 부문의 시장개방에서 찾는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식될 미국식 신자유주의라는 '스탠더드'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위험요소이자 반드시 막아 내야 할 우리 사회의 적이라고 판단한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 주류 언론과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주장하는 바와 달리 미국식 신자유주의라는 스탠더드는 미국적인 환경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쉽게 이전되거나 이식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쟁력 향상이라는 명분 아래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스탠더드를 위로부터 이식하려는 시도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 향상은 고사하고 그 부정적 효과, 즉 아메리칸 스탠더드와 동전의 이면인 세계최고 수준의 사회적 양극화만을 초래할 뿐이다. 우리는 이를 논증하기 위해 한미 FTA 체결이 몰고 올 장기적, 구조적 효과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간 정부와 청와대는 협상내용을 공개하고 엄밀한 분석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근거 없는 희망과 기대로, 혹은 압박과 윽박지름으로 일관해 왔다. 이에 반해 한미 FTA를 비판하는 진영에서는 제한된 정보와 역량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가 민중의 생존과 복지에 미칠 영향을 꼼꼼하게 분석해 왔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한다면, 민중진영은 이러한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아직은 정부와 청와대에 의한 미래지향적 의제설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한미 FTA를 반대한다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구조적인 성장정체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현실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미국의 헤게모니에서 벗어나 아시아 차원의 외교안보 질서와 남북한 통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미래전략을 제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대안적 미래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의제설정의 주도권, 협상의 주도권은 정부와 청와대, 그리고 미국이 계속 행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은 이번 기획 글을 통해 한미 FTA의 직접적인 현실적 효과보다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효과에 대해 분석하고 비판함과 동시에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걸맞게 구조동학적 분석, 즉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교역구조의 변화, 자원배분의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를 한미 양국의 중장기 기술정책, 산업정책과 연관해 분석해볼 것이다.
  
새사연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성장모델을 설계하고 그에 대한 국민적인 동의와 이해에 기반을 둔 낮은 수준의 한미 FTA 협상이 새롭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아시아에서 기존의 패권적 모델 대신에 호혜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남북통합과 아시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대안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이러한 대안적 접근법을 '역내 산업기술구조 재조정을 통한 공동체 전략'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편집자>

  
여전히 한미 FTA는 비밀에 싸여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비밀유지를 고수하고 있으며, 주류언론들은 한결같이 찬성논리와 반론의 여지가 적은 조항들만 전하고 있을 뿐이다. 주류 언론에서 간혹 민감한 쟁점이라며 부각시키는 조항들은 지엽말단에 속하는 것이다. 주류 언론들은 한미 FTA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고 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국민들은 여전히 한미 FTA가 관세에 관한 협정일 뿐이라고 알고 있거나 청와대와 정부, 협상단의 합리적 판단 능력을 기대하며 지켜보기만 할 뿐 민의를 모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눈과 귀가 막힌 무력한 국민들을 앞에 놓고 청와대와 정부, 언론이 벌이는 한 편의 총체적인 사기극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는 다른 FTA들과 다르다
  
한국 협상단이 1차 협상 초안을 제목만 열거해 공개한 내용을 살펴보자. 이것만 봐도, 이미 알려진 대로 농산물 수입은 물론이고 사업서비스, 금융, 투자, 지적재산권, 보건의료 시장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교역장벽 철폐가 요구될 것이 분명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투자자-국가 소송'과 '의무이행 부과금지' 조항이며, 이 조항을 도입하자는 미국의 요구는 금융과 의료는 물론이고 일체의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규제 철폐 요구를 집약적으로 표현해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가 수행해야 할 산업정책 혹은 사회적 조절 기능이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항들에 대해 합의한다면 경제 영역에서 국가의 존재를 말소시켜 버리게 될 것이다. 가히 신자유주의의 완성판이라 할 만하다. 그리고 우리는 여기에서 대기업들이 왜 한미 FTA를 찬성하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혹자는 한미 FTA를 '제2의 IMF'라고 부르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2의 한일합방'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는 무역과 관련한 관세협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한미 FTA는 산업 전체에 대한 전방연관 효과가 가장 높은 부문, 즉 금융과 서비스 부문의 완전개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며, 그 효과는 미국과의 경제통합에 버금간다. 그래서 한미 FTA는 품목별 관세장벽 폐지에 집중된 한-칠레 FTA, 한-아세안 FTA와는 전혀 다른 것이며, 현재 추진 중인 한-중-일 FTA, 한-일 FTA와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방연관 효과가 높다는 것은 해당 영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경우 그것이 경제 전체에 연쇄적인 변화를 일으켜 그 영향을 확대재생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 부문의 전방연쇄 효과가 크다는 점은 바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거시경제 정책이 금융통화 정책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금융 부문은 사회적인 개입과 조절이 일어나는 영역이기도 하고, 국가경제 전체 차원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기획을 할 때 필수적으로 이용되는 정책수단도 이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서비스 분야 중 '비즈니스 서비스'와 '지식정보 서비스' 분야는 미래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그 본질상 사회적 맥락, 문화적 토양 위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서비스, 금융, 투자 부문의 시장을 개방하고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곧 한 국가의 경제주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전략적 국가개입, 즉 산업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고 서비스, 금융, 투자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의 흐름을 외국자본에 내맡기겠다는 선언이다.
  
특히 서비스 부문(지식, 문화, 교육, 의료, 환경)은 사회적 재생산의 영역, 즉 복지, 사회정의, 분배의 영역에 해당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 새로운 가치창조, 가치의 다양화를 통해 미래의 성장동력이 만들어진다. 바로 이런 점으로 인해 서비스 부문은 시장경쟁의 논리가 통용되기 힘든 영역이며, 시장경쟁의 논리를 적용할 경우 더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현대 주류경제학의 신성장이론(New Growth Theory)조차도 서비스 부문에 고유하게 존재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와 '외부성 효과'로 인해 이 부문에서는 시장경쟁으로 얻을 수 있는 편익의 최대치가 항상 사회적 최적 수준을 밑돌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의 글을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 논증하겠지만, 현재 협상 중인 한미 FTA는 한국경제의 주권과 지속가능한 내생적 경제성장 전략을 포기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한미 FTA는 세계적으로는 유일 단극의 지배 체제와 연관되며, 아시아에서는 대중국 포위전략의 완성판이 될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와 신속기동군제로의 군사전략 전환, 그리고 이를 위해 필수적인 '전략적 유연성' 등을 강행하려는 미국의 대아시아 외교안보 전략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한미 FTA는 특히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 금융허브'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미 FTA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의 완전 개방과 미국자본의 한국 금융시장 장악이 이루어진다면 아시아 차원에서 진행돼 온 독자적인 금융통화 협력의 흐름을 견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정부의 로드맵에 따른다면 '아시아 금융허브'의 일차 목표시장은 채권시장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아시아 개발 채권은행(ADB)'의 창설을 통해 시장의 논리가 아닌 아시아 지역공동체의 논리를 관철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을 배제한 지역협력의 흐름에 대해 집요하게 반대해 왔으며, 각종 새로운 국제기구 창설을 통해 이를 방해해 왔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만약 미국의 금융자본에 의해 장악된 '아시아 금융허브'가 한국 내에 만들어진다면 아시아 지역협력을 추진해 온 흐름과 충돌할 게 분명하다. 그렇게 될 경우 우리나라가 아시아 경제공동체의 추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질 것이며, 자칫 잘못하면 미국과 아시아 여러 나라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쓰면서 경제적,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도 있다.
  
통일한국의 미래에도 부작용 초래
  
그뿐만 아니라 아시아 이같은 금융허브의 등장은 국내 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미국이 요구하고 한국 정부가 협정 초안을 통해 이미 수용하기로 결정한 '금융 및 투자'에 관한 조항들은 아시아 경제공동체 추진에 필수적인 국가 간 분업구조의 재편 및 이를 위한 국내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 산업정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막대한 규모의 금융자본이 국내에 유입되어 활개를 칠 수 있는 데 반해, 사회적 조절과 조정, 미래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정책의 손발은 완전히 제거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우리나라는 미국에 군사와 안보의 측면에서 종속된 데 이어 경제의 측면에서도 일방적 종속이 완성되는 것이다.
  
또한 한미 FTA는 통일 한국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이런 우려는 단지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원산지 규정 적용 문제와만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남북한 경제통합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에 경제체제의 비교우위론적 분업구조를 넘어선 대안적 경제체제 내지 경제질서의 수립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협의, 과감하고도 안정적인 장기투자, 특구를 넘어선 미래 기반산업 중심의 클러스터 정책 등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통해 북한에 잠재적인 성장동력을 만들고 그것을 현실화하기까지는 많은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뚫고 나아가야 하며, 이에는 남북한 당사자들만이 아니라 아시아 차원의 국제적 노력이 조화를 이루며 결집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미국자본에 의해 장악된 우리나라의 금융, 투자, 서비스 시장이 막대한 통일비용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미래 기반산업 중심의 클러스터 구축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할 수 있을까? 이런 조건들이 전제되지 않은 채 추진되는 남북한 경제통합은 북한 경제와 북한 민중의 미래를 외국자본의 단기이윤 추구 논리 앞에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내던지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남북한 경제통합으로 인해 발생할 비용은 전적으로 남북한의 민중에게 떠맡겨질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그동안 알량한 일반균형연산(CGE) 모델의 추정결과를 내세워, 그것도 그 추정의 근거와 전제들은 공개하지도 않은 채 한미 FTA의 경제적 기대효과를 과대광고 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하고 보더라도 한미 FTA의 경제적 기대효과는 여전히 마이너스다.
  
현재 양국의 평균 관세율을 보면 한국이 7.9%인 데 비해 미국은 1.7%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FTA로 한미 양국의 관세장벽이 모두 철폐된다면, 그 순효과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적자로 나타나는 게 필연적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도 한미 FTA가 한미 양국 정부의 계획대로 체결될 경우 2010년경이 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이미 미국이 한국에서 충분히 높은 수준으로 올리고 있는 자본수익을 합칠 경우, 2010년경이 되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 규모에서 우리나라는 주요 교역상대국들 가운데 최고 수준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한미 FTA 비판에 대해 궁색해진 청와대는 한미 FTA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성과로 서비스와 금융 부문의 경쟁력 강화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시장이 개방되면 외부충격으로 국내 서비스 및 금융 부문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고도화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그러한 경쟁력 강화와 경제구조 고도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그것이 가능하기 위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조건들이 협상안의 내용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미 FTA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관료들은 물론, 그들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그 많은 국책연구소들 가운데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에서는 한국 최고의 싱크탱크라는 삼성경제연구소도 마찬가지다. 이 완강한 침묵의 카르텔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김태억 / 새사연 연구센터장>

(프레시안 2006-6-26) 


정부의 산업정책 기능을 버리려는가

자유무역협정(FTA)은 국가 간의 계약이며 어느 일방에 의해 쉽게 파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협정이 체결된 뒤 그 효과는 그야말로 하룻밤 사이에 나타날 수도 있지만, 느린 경우에는 10여 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다. 협정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면밀하고도 포괄적인 구조적, 인과적 분석을 하지 않고 협정의 세부적인 내용 하나하나가 가져올 즉각적인 경제적 효과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에는 협정 체결 이후에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에 대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런 구조적, 인과적 분석은 고사하고 근거도 불분명한 모델을 통해 추정한 경제적 효과만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한미 FTA는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익을 위한다는 명분 하나만 달랑 내세운 채 한미 FTA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고 한 달 만에 뚝딱 미국 측의 요구를 거의 전부 수용한 협정 초안을 만들어냄으로써 미리부터 백기를 든 정부를 믿을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제 나라 백성들에게는 협상 내용을 비밀에 붙인 정부가 과연 앞으로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을까? 현재의 정부는 책임을 질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분명하다.
  
한미 양국 정부가 1차 협상까지 마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에서 한미 FTA가 초래할 수 있는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인 산업구조 변화, 그리고 복지 및 분배 구조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살펴본 연구보고서 하나 나오지 않았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우리의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의 교역조건이 한미 FTA로 인해 변화할 경우 그것이 국내 자원배분과 산업구조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데도 그렇다.
  
FTA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한미 FTA와 관련해 우리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이 질문은 다른 어떤 질문에 비해서도 먼저 답변돼야 한다. "한미 FTA로 인해 초래될 산업구조의 변화가 국내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미래의 성장동력을 창출하거나 지속가능한 차세대 경제성장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는 계속 묵묵부답이다. 아니, 정부가 이런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데 필요한 연구조차 돼있지 않다. 5~10년 뒤에 우리나라 경제의 근본을 뒤흔들 수도 있는 한미 FTA를 이렇게 우격다짐으로 밀어 붙여도 좋은 것인가?
  
한미 FTA와 관련한 비판에 대해 정부는 흑백의 단순논리로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국제화, 개방화의 21세기에 보호무역주의, 경제 쇄국정책을 해야 한다는 거냐고 정부는 반문한다. 또한 외부충격 없이 미래의 전략적 성장산업인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어내겠다는 거냐고도 한다. 미국과의 FTA를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들에 앞서 우리가 먼저 체결하지 않으면 최대 수출시장을 빼앗길 위험이 있다고 위기의식을 조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와 청와대의 이러한 윽박지름 속에서, 그리고 그들이 설정하는 논쟁구도 그 자체 속에서 정부와 청와대의 무능력을 본다. 우리는 그 속에서 미래를 향한 생산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보다는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독선과 지배의 논리를 본다.
  
한미 FTA에 대한 반대가 곧 FTA 일반에 대한 반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쇄국과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국제화와 시장개방은 19세기부터 꾸준하게 진행되어온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우리가 맞서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역사발전과 진보의 방향이다.
  
호혜평등의 국제질서와 다양성에 대해 인정함으로써 그런 것들이 곧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국제 경제공동체의 건설이야말로, 또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각국의 역량과 각국에 주어진 환경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국제협력이야말로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모든 국가의 모든 민중들이 힘을 합쳐 이뤄내야 할 미래의 모습이다.
  
FTA는 바람직한 국제관계와 국제 경제공동체 건설을 앞당기는 아주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낮은 노동비용과 높은 자본수익만을 쫓는 근시안적 비교우위론이 아니라, 그래서 결국은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각국 내부에서부터 파괴하는 방식이 아니라, 호혜적 국제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필요한 국가 간 분업구조를 창출해야 하고, 그것에 조응하는 각국 국내의 산업구조 재편을 이루어내야 한다.
  
아울러 세계는 공동의 경제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국의 경제력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각국의 문화와 국민적 가치의 다양성이 더욱 활발하게 꽃피울 수 있는 방식으로 FTA를 설계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국이 추구해야 할 현재의 주력산업, 미래의 주력산업, 차세대 성장모델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또한 차세대 성장모델에 대한 합의로부터 이행의 전략을 도출해야 하며, 그 이행의 전략을 근거로 해서 FTA의 기본적인 성격과 구조를 결정해야 한다. 국가 간 협상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경제협력은 에너지, 통신, 물류 등을 포함하는 국제적인 인프라 구축, 관세 및 투자 서비스 부문의 교역구조, 각국 자원배분 동학 변화, 각국의 산업구조 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국제 분업체제 구축, 그리고 금융 및 화폐 협력 혹은 통합, 정치-사회-문화적 통합과 공동외교라는 적어도 6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지역수준의 경제통합을 이루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 중 하나는 참여국들 모두에 대한 호혜, 평등, 다양성이 보장되는 국제적인 분업구조를 만들어 내는 일이며, 참여국 간의 발전단계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다. 즉 참여국들 간의 구조조정이 동반되지 않고는 바람직한 경제통합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역구조 재편은 이러한 국제적 분업구조 재조정을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 중의 하나이며, 목적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우리가 구조동학적 분석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FTA 일반, 특히 경제통합이라고 불러도 좋을 한미 FTA 체결은 교역구조의 변화에 따라서 심각한 자원배분상의 동태적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쉽게 말해 교역구조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부문과 그렇지 않은 부문 사이에 불균등한 성장이 일어나게 되고, 자원배분이 일어나게 되는 금융시장이 이윤논리에 민감하면 할수록(아시아 금융허브는 이러한 경향을 필연적으로 강화시킨다)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화된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질 국내 산업연관 구조변화가 과연 소망스러운 것인지,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이다.
  
또한 국내 산업연관 구조가 변화할 경우 그것이 지역 경제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역내 분업구조 재편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의 여부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만약 역내 분업구조상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보완관계보다는 경쟁관계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자원배분이 일어난다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폭은 심각하게 제약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기적인 활로가 미국경제로 편입될 수밖에 없는 극단적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물론 교역구조의 변화 그 자체만으로 국내 자원배분, 국가 간 분업구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실 자원배분의 동학이 진행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규정력은 교역구조 그 자체가 아니라 각국의 성장모델과 관련된 국가적 전략이다. 따라서 교역구조의 변화가 자원배분의 흐름을 변화시켜 국내 및 국가 간 분업구조 변화를 가져올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주요 교역상대국의 중장기 재정정책 및 산업정책은 물론이고 과학기술정책과 법적, 경제적 제도와 관련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한 무능력의 표출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는 이러한 필요를 간단하게 외면해 버렸다. 단기적인 무역수지 증가 효과, 개방은 곧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근거 없는 신념 앞에서,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인 자원배분,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효용을 최대화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할 교역구조 결정에 관한 경제주권을 포기했다. 아마도 이러한 포기 결정의 배후에는 스스로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고백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이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 는 노무현 대통령의 현실인식과도 논리적 연속성을 가진다.
  
권력이 시장에게 완전히 넘어간 현실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으며, 정부가 무언가를 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시장경쟁이 만들어낸 결과보다 더 생산적,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국가의 산업정책 및 과학기술정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으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
  
특히 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1970년대의 직접적인 개입과 규제 외에, 그리고 1990년대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의 감시를 피해 암암리에 이루어진 선별적 기업 지원책 외에는 대안적 산업정책, 21세기 산업정책의 전형을 창출하지도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복지 및 환경정책 외에는 거의 없다. 정부정책의 무력성과 관련된 현실인식은 관련 정부부처의 정책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현실인식은 이러한 상황을 집약적으로 표현한다. 정부의 역할과 능력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는 신자유주의를 시대적인 필연으로 받아들이고 그 대신 고령화 시대의 도래에 따른 복지와 환경 문제에 집중함으로써 좌파적 가치를 유지하자는 게 대통령의 진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판단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다. 시대적 불가피성, 대안의 불가능성을 핑계로 삼아 노무현 정부가 스스로의 무능력함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시대인식의 철학적 관점 부재로 인한 것이다. 권력은 단 한 번도 시장에 존재한 적이 없으며 시장에 이양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장은 자유경쟁이 일어나는 장소에 불과하다. 따라서 노 대통령의 말을 좀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기업, 특히 대기업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권력이 넘어간 것이 아니라 정부의 경쟁력이 기업에 비해 현격한 차이로 뒤떨어진 것이다.
  
국가 혹은 정부는 여전히 사회 전체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조직이다. 연간 가용자원 규모로 볼 경우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그룹조차 2003년 기준 순수익이 6조 원에 불과한 반면 정부의 2006년도 예산은 222조 원에 달한다. 게다가 정부의 역량을 결정하는 힘의 원천은 가용자원의 규모가 아니라 국민적 동의와 지지에 의해 작동되는 정치적 지도력과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전략 혹은 정책이다. 이러한 정치적 지도력은 제 아무리 큰 가용자원을 가진 사기업이라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권능이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시장권력론'을 운운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가 가진 경쟁력의 원천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다.
  
특히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국가적 산업정책이 존재할 수 없다'는 언급은 무지에 근거한 주장일 뿐이다. 서유럽의 복지국가들이 실시하는 과학기술정책, 경쟁정책, 금융정책, 환경정책, 교육정책 등이 모두 21세기형 산업정책의 한 표현 형태이며, 미국의 경쟁, 혁신, 과학기술, 지식기반 정책들도 21세기 산업정책의 구체적인 전형이다. 혁신적 기업가의 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노동력 공급 체계를 국가적 차원에서 설계하는 것, 산업 및 기술상의 국제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국가 간의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혁신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개편함으로써 자본비용을 대폭 줄이고 접근성을 확장하는 것 모두가 21세기 산업정책의 핵심요소들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21세기 산업정책의 중요성은 남북한 통합, 아시아 지역 경제공동체를 고려할 경우 더욱 중요해지며, 더욱 필수 불가결해진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현재의 무능력을 시대적 불가피성으로 덮어 버리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를 포착하고 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내고 역량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청와대와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FTA 강행 추진을 매개로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를 완성하게 될 것이고, 국민의 권력은 몇몇 대기업에게 조건 없이 양도될 것이며, 아시아 지역 경제공동체의 꿈은 스러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미 FTA를 강행 추진하는 노무현 대통령이 가려고 하는 길이다. 지지율 20%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OECD 가입과는 비교도 될 수 없는 이 엄청난 도박에 올인할 자격이 과연 있는 것일까? 그가 정말 한미 FTA의 장기적이고 구조적 효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김태억 / 새사연 연구센터장>

(프레시안 2006-6-27) 


로드맵도 없는 노 정권의 무리수

정부와 청와대가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초기에 내세웠던 근거는 협정 체결 결과로 예상되는 무역수지의 흑자 규모였다. 청와대 측이 제시한 예상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했다가 재매각하려는 론스타의 부당수익 금액과 얼추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일단 논외로 하자.
  
정부의 의뢰로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추정하는 연구를 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사용된 연구방법과 모델, 추정할 때 투입된 계수들의 근거를 제시하라는 민주노동당의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황우석 사태와 다르지 않다
  
사실 문제는 무역수지 흑자 추정액 산정에 오류가 있었는지 여부가 아니다. 어차피 KIEP가 추정에 사용한 CGE(연산가능균형) 모델 자체가 어차피 정확한 수량적 계산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판단의 출발점 혹은 기준점 정도만 제공하는 것일 뿐이다.
  
이보다는 예상되는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추정한 근거와 과정을 밝혀달라는 민주노동당과 국민 다수의 요구를 KIEP는 물론 정부와 청와대도 철저하게 무시했다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 청와대가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전망을 거의 유일한 근거로 제시했던 점에 비추어보면 더욱 그렇다. 황우석 사태 당시 정부가 나서서 줄기세포 연구의 경제적 기대효과가 500억 달러 이상이라고 외쳐놓고는, 정작 그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한미 FTA는 한 번 체결되면 되돌릴 수도 없고, 어쩌면 한국경제의 미래를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도 있는 국제협정이다. 이런 중차대한 국제협정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부정하고 있는 현 정부가 과연 '참여정부'라는 이름표를 계속 유지할 자격이 있는가?
  
무역흑자 규모를 추정하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청와대가 보여 온 떳떳치 못한 태도,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현 정권의 오만한 자세에 대해서는 이쯤 해두기로 하자. 가진 자들과 주류 언론들이 한미 FTA에 대해 찬성하는 한,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저항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청와대의 태도는 좀처럼 변할 것 같지 않으니, 더 말해봐야 쇠귀에 경 읽기일 터이다.
  
그러나 여전히 간과할 수 없고 계속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초래될 장기적, 구조적 효과다. 이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새사연(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 제기하는 비판의 초점이기도 하다. 정부는 한미 FTA의 장기적, 구조적 결과에 대해 대비하고 있는가?
  
청와대도 인과적, 구조적 분석의 중요성을 깨달았던지 1차 협상 직전에야 부랴부랴 관련 정부부처와 국책연구소들을 동원해서 한미 FTA가 우리나라의 교역구조와 국내 산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분석보고서들은 핵심 명제가 모두 동일하다. 정부가 근거도 불분명한 예상 무역수지 흑자 규모 대신으로 이번에 내건 슬로건은 "개방을 통해 미래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종 국책연구소에서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한 구조분석의 결과로 내놓은 자료들은 미사여구와 희망사항을 나열해 놓았을 뿐 국내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필요조건, 한미 FTA 체결에 따른 자원배분의 변화와 그 활용 및 개선 방안 등 국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로드맵은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논점회피에 사실왜곡에…
  
아마도 유일한 예외라고 한다면 정부가 말해온 '아시아 금융허브' 계획을 고려하고 한미 FTA 체결을 예상하면서 내놓은 '자본시장 통합법안' 정도일 것이다. 이것은 국내 금융시장의 제도 및 규제에 대한 개선안이다. 하지만 정부와 청와대가 자본시장 통합법안의 입법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을 몽땅 내놓고라도 추진하겠다는 '아시아 금융허브' 계획은 일방적인 희망사항이다. 이 계획의 긍정적인 효과는 고려되고 있으나, 그 부정적인 효과는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단적으로 말해, '아시아 금융허브' 계획은 외국의 메이저급 금융투자회사들을 국내에 유치할 수 있느냐 여부에 목을 매달고 있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부는 월마트와 까르푸가 국내에 진출했다가 철수했다는 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올해 수익률이 국내 금융회사들보다 낮다는 점 등을 들어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리적 정당성을 강변한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분석에 근거해도 부족할 판에 정부는 맥락도 없이 이것저것 눈에 띄는 대로 사례들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야기하는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말해 국내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은 말 그대로 그 '기반'이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식기반 서비스 분야의 외국자본이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면, 국내 관련 산업의 경쟁력 육성은 고사하고 관련 시장을 통째로 내주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정부 측의 보고서들은 국내 지식기반 산업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도 없이 근거도 불분명한 통계자료를 제시하면서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한미 FTA의 효과가 장기에 걸쳐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중요 부문들 각각의 영역에서 진행될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 경쟁의 형태 변화, 그에 따른 자원배분의 구조적 효과를 모두 분석해야 한다. 즉 한미 FTA가 우리나라 경제에 끼칠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교역구조의 변화, 자원배분의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 분배 및 재생산 조건의 변화를 모두 분석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에 핵심 변수가 되는 것 중 하나는 관련 국가들의 중장기 산업정책(과학기술정책 포함)의 방향이다. 항간의 오해와 달리 미국은 기술정책, 환경정책, 경쟁정책 등의 형태로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형태의 산업정책을 구사하는 나라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공산당 지배 체제가 여전히 관철되고 있는 중국은 물론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이 21세기형 산업정책을 모색하고 실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따라서 길게 보아 미국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가 FTA를 맺게 될 모든 나라들의 중장기 산업정책 방향도 한미 FTA의 장기적 효과에 대한 구조적, 인과적 분석을 할 때 핵심 변수로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강변하면서도 이러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인과적, 구조적 분석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갖고 있지 않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나 청와대가 이런 분석에 관심을 갖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논점회피 혹은 사실왜곡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 워싱턴에 가서 한미 FTA 1차 본협상을 하고 돌아온 협상대표단은 의료서비스 분야와 관련해 "미국이 원하는 것은 약가 문제일 뿐 의료시장 전반의 개방이 아니니 지나친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무지의 소치이거나 의도적인 기만이다. 약가 결정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의 근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오 신약 기업들이 약가 산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내 의료보험 재정이 파탄날 수도 있고(약가가 높을 경우), 국내 바이오 신약 기업들이 고사할 수도 있다(약가가 낮을 경우).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빈 공간에 미국이나 국내의 민간 의료기업들이 진입할 것이고, 이들은 결국 의료보험 시장은 물론이고 보건의료서비스 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정부의 협상대표단은 위와 같은 발언을 통해 약가 산정의 문제가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의 근간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 한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쟁점을 호도하려 한 것이다.
  
한미 FTA 체결을 통해 얻어질 직접적인 효과가 지금 당장은 마이너스여도 좋다. 문제는 장기적, 구조적 차원에서 한미 FTA의 장점이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질 경제체제가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인가 여부다. 한미 FTA 1차 협상이 완료된 지금까지 청와대와 정부는 이 중요한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한 번 질문해본다.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의 운명과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이 걸려 있는 한미 FTA를 강행 추진할 자격이 있는가? 또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김태억 / 새사연 연구센터장>

(프레시안 2006-6-28) 


미래 전략산업은 더이상 없게 된다

청와대와 정부는 한미 FTA 추진의 핵심적인 근거를 '개방을 통한 경쟁력 확보'론에서 찾는다. 국내 산업의 경쟁력 육성과 관련하여 한미 FTA 체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청와대의 논리를 그 핵심만 간단히 정리해보자. 그것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한미 FTA에 따른 관세 철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는 자동차, 정보기술(IT), 부품소재 분야의 교역조건 개선으로 인한 수출증가다. 또 한미 FTA의 장기적, 구조적 효과로는 시장개방 확대를 통한 선진자본 유인과 지식 수입을 통한 한국경제의 구조 고도화 및 경쟁력 확보를 들 수 있고, 그 결과로 직접투자 유입 촉진, 선진기업의 연구개발(R&D) 시설 유치로 경쟁을 통한 혁신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금융, 지식, 서비스 분야는 전방연계 효과가 큰 부문이므로 이들 영역에서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을 통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하나하나 따져보자. 먼저 직접적인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자동차, IT, 부품소재 분야를 들여다보자.
  
작은 것을 취하고 큰 것을 버리는 셈
  
자동차 관세가 한국은 8% 수준인 데 비해 미국은 2.5% 수준으로 이미 낮아, 한미 FTA에 따른 관세인하로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증가효과는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출입 역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2005년에 서명한 미국의 수소에너지 프로그램 등 신에너지 기술 개발노력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변화시킬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나노기술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될 경우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있을까? 또한 최근 들어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한국의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중국이 매우 높은 수준의 자동차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과의 FTA보다는 중국과의 FTA 체결이 우리에게 훨씬 더 유리하고 절박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은 2000년 이후 아주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부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지역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다.
  
IT 부문의 경우에도 관세인하로 인한 수출증가 기대효과는 아주 미미하거나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T 최종재(특히 휴대폰)의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미 무관세 수출을 하고 있고, 휴대폰을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전자제품 최종재는 현지생산 체제가 구축돼있기에 미국의 관세가 철폐되거나 낮아져도 그 수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에 IT 관련 생산장비의 경우는 가격경쟁력이 아닌 기술경쟁력이 교역조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한미 FTA로 인한 양국의 관세장벽 철폐는 그동안의 무역역조 현상을 훨씬 더 심화시킬 것이다.
  
게다가 머지않은 미래에(10여 년 이내에) 분자컴퓨터나 양자컴퓨터에 기반을 두고 대대적으로 진행될 컴퓨터 아키텍처 상의 근본적 전환 과정에서 국내 IT 분야 하위연관 부문의 생존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IT 관련 부품소재의 수출이 우리나라 전체 부품소재 수출 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한다고 하지만, 메모리 분야를 제외하고는 차세대 컴퓨터 기술과 관련된 원천기술이 우리에게 전혀 없는 것도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 FTA를 체결할 경우 10년 뒤에 국내 IT 부품소재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상상해 보자. 현재도 IT 제품 수출에 따른 외화가득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인데, 앞으로 컴퓨터 관련 기술의 지각변동이 이루어져 미국이 압도적인 기술적 우위를 갖게 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그렇다면 부품소재 전체를 보면 어떤가?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중 부품소재 수출의 비중은 1990년에 24.9%였지만 2004년에는 11.5%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에 대해서는 이 비중이 1.3%에서 29.3%로 높아졌다. 부품소재의 수입 쪽은 2004년 현재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14.3%,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14.8%로 엇비슷하다. 이처럼 부품소재의 수출로 보나 수입으로 보나, 우리로서는 한미 FTA보다는 한중 FTA의 체결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부품소재 수입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부품소재 제품들은 우리나라의 기술적 경쟁력이 특히 취약한 것들이며,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제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을 제조하는 데 투입되는 부품소재의 90% 이상이 바로 이런 수입 제품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제품 수출은 저급 기술의 품목들을 중심으로 아세안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부품소재 부문에서 FTA에 따른 한미 양국의 관세철폐가 가져올 직접적인 효과는 수출의 미미한 증가와 고기술 부문 제품의 급격한 수입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미 FTA로 인해 얻어질 수출증가 효과가 작다 하더라도 그 효과는, 중국의 급속한 추격과 좀체 좁혀지지 않는 일본과의 비교열위 격차 등으로 인해 구조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한 우리나라 부품소재 산업에 얼마동안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세인하 효과로 얻어질, 그것도 아주 미미한 수출증대 효과가 아니라 부품소재 산업에 기술혁신 역량을 창출하는 것이며, IT 중심으로 편중돼있는 산업연관 구조를 화학과 바이오, 정밀기계, 광학 등으로 다변화함으로써 미래 전략산업의 부품소재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책결정권을 미국자본에 넘기려나
  
이처럼 자동차, IT, 부품소재 분야의 경우 한미 FTA로부터 우리나라가 얻을 것은 별로 없는 반면, 미국은 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한미 FTA를 지렛대로 이용해 다른 나라들에도 FTA 압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가령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대미 수출에 주력하고 있을 경우 미국이 한국과 FTA를 체결하는 것은 중국의 교역조건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되고, 미국은 이런 측면에서 한미 FTA를 무기로 삼아 중국과의 FTA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결국 미국은 한미 FTA를 통해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경제적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는 뒤에 다시 거론하겠지만 한국의 '아시아 금융허브' 계획과 맞물리면서 미국의 대아시아 경제 헤게모니 구축에 활용될 것이다.
  
이밖에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고기술 산업 부문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혁신도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투자와 기술혁신의 결과로 새로운 산업연관 망이 형성될 때 우리는 그것을 산업구조의 고도화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대개의 경우 기술혁신에 근거해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려면 초기의 일정 기간에 기술적 우위에 기초한 그 새로운 산업의 경쟁우위가 유지되어야 하고 연관된 기술혁신이 다양한 영역에서 동시발생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신산업 창출 과정의 핵심 특징이기도 하다. 이렇게 군집된 형태(cluster)의 기술혁신이 진행된 결과로 기존 구산업 부문의 자본 및 상품가치가 신속하게 파괴되어야만 산업연관 구조의 구조전환, 즉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구조 고도화의 조건들은 시장 자체의 움직임만으로는 좀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정부의 기술정책과 산업정책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이며, 정부가 그런 정책들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이와 달리 한미 FTA로 인한 교역조건의 변화와 투자 및 금융서비스의 자유화는 자원배분을 단기이윤 극대화로 향하도록 강요한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개입하지 않을 경우 한미 FTA는 국내 산업연관 구조의 고도화를 가져오기보다는 이미 경쟁력이 확보돼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자본투자가 집중되도록 함으로써 관련 시장을 보다 빨리 포화상태에 이르게 하거나 관련 상품의 가치가 절하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그 안에 포함될 투자자-국가 소송제, 의무이행 부과 금지 등의 독소조항들로 인해 우리 정부가 오직 경쟁정책만 펼 수 있게 될 뿐 산업정책을 펼 기회는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게 된다. 게다가 경쟁정책의 경우도 그 정의와 범위를 미국의 투자자들이 판단하고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한미 FTA 체결을 경제주권 포기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태억 / 새사연 연구센터장>

(프레시안 2006-6-29) 


말도 안되는 '지식산업 경쟁력 이식론'

지식, 금융, 문화,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 분야는 미래 성장산업의 핵심이다. 이들 산업분야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보건의료 분야는 전체 GNP의 18%를 차지하고 있고, 이 비중이 2010년에는 22%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이루어져온 영역이기도 하다.
  
무지에 근거한 과잉기대
  
이들 미래 성장산업 분야는 IT 집약적인 산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높은 노동집약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산업성장과 함께 고용확대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수 있는 영역이다. 바로 이런 점은 미국이나 유럽연합(EU) 국가 등 선진국들이 지식기반 경제체제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이 지닌 경쟁력의 원천은 이들 미래 성장산업 분야에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은 나노 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융합에 의한 화학산업의 근본적 재편을 통해 친환경, 저에너지, 고기능의 소재 및 재료 분야에서도 압도적인 기술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최근 인지과학기술(Cognitive Technology) 분야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 지식서비스 산업 부문에서 미국의 기술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의 압도적인 국제경쟁력 우위야말로 정부와 청와대가 한미 FTA를 통해 지식서비스 분야의 메이저 기업들을 국내에 유치함으로써 경쟁력을 국내에 이식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개방을 통해 미국의 경쟁력을 국내에 이식할 수 있다"는 정부와 청와대의 주장은 아주 위험천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주장은 지식서비스 산업이 갖는 전략적 중요성, 의의, 사회적 성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방-유치-이식-확산을 통한 경쟁력의 국내 확보"론은 지식서비스 산업의 성장에 필요한 조건들과 해당 산업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에만 가능한, 그야말로 무지에 근거한 과잉기대일 뿐이다.
  
여기서는 미국의 지식서비스 산업이 발달하게 된 조건을 지식기반 산업의 기술적 특성과 관련해 검토한 다음 한미 FTA 체결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지식은 정보와 달라서 맥락 의존적이며 이전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하루에도 수만 건의 논문이나 책을 통해 지식의 내용이 발표되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그 내용이 전달될 수는 있으나, 문자나 기호의 전달과 지식의 이전은 전혀 다른 것이다. 해당 지식의 구조적, 환경적 맥락(structural-environmental context)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당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흡수역량이 없다면 지식이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식이 명시적인(codified) 형태를 띠기는 하지만 지식의 생산과 운용, 확산은 대개 암묵적(tacit)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지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연구조사가 필요하고, 충분한 지식역량도 확보돼야 하며, 고객들에게 맞춤형의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학제적 융합과 팀 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다보니 지식서비스의 공급가격은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고, 손익분기점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의 회임기간이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지식산업은 진입장벽이 그 어느 산업보다 높다는 얘기다.
  
특히 지식서비스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식기반을 확보하는 데는 아주 다양하고 폭넓은 전제조건들이 필요하다. 가령 인문사회과학적 지식기반이야말로 지식서비스 산업의 필수불가결한 공급 측 전제조건이다. 또한 지식형성의 어려움과 그 누적적인 성격으로 인해 초기의 진입장벽은 높은 대신 규모수익 체증 현상이 존재한다. 규모수익 체증 현상이란 일단 필요한 초기자본과 지식기반이 형성되고 나면 사업규모가 커짐에 따라 투자수익이 더 빠른 속도로 커진다는 얘기다.
  
바로 이런 점들로 인해 지식서비스 산업에는 성장 초기에 세계적 차원의 시장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게 된다(수요 측 조건). 미국이 지식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 중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보다 전 세계로의 시장수요를 확보할 수 있었던 점을 들어야 할 것이다.
  
지식기반의 미국화만 촉진될 것
  
지식서비스 산업의 특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영역은 비즈니스 지식서비스, 즉 경영컨설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경영컨설팅의 경우 서비스의 품질 결정에 관건이 되는 것은 이러저러한 경영 관련 이론이나 방법론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얻어진 전략적 기획역량이다. 그리고 기획역량이 생성되는 기반(capability landscape)은 구체적으로 파악 가능한 사례들과 동원 가능한 자원들의 범위 안에서 결정된다. 다시 말해 컨설팅 서비스와 관련된 미국의 경쟁우위는 미국이라는 사회가 갖고 있는 높은 수준의 기초과학 및 인문사회과학 기반, 풍부한 인적 및 물적 자원, 다양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들 그 자체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서비스 분야에서는 어느 나라든 외국자본에 대해 자연적인 진입장벽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즉 시장이 개방된다고 해서 외국자본의 진입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공교육, 보건의료(특히 의료요양), 전통문화 산업과 같은 분야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들 영역의 경우 미국자본이 국내에 진출한다 해도 그 자본이 쉽게 국내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으며, 바로 같은 논리에 의해 미국자본의 국내진출 의사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이기도 하다. 국내 교육시장에 진출한 외국자본이 대개 이공학과 경영 부문에 국한돼 있는 것도 이러한 지식서비스 산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맥락 의존성이 높고 사회적 내재성이 가장 큰 분야인 인문사회과학의 경우는 지식서비스라는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배후거점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분야의 지식기반 구축 없이는 경쟁력 있는 지식서비스 상품을 생산하고 개발하기가 어렵다. 결국 지식서비스 산업의 대미 시장개방은 내생적인 경쟁력의 원천인 맥락 의존적, 사회 내재적인 인문사회과학 기반의 구축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미국의 경쟁우위가 그대로 국내에 관철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그 편익이 미국식 지식기반을 이용할 수 있는 분야에만 편중될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내생적인 지식기반 경쟁력을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오히려 가로막히게 된다.
  
이에 반해 더 많은 해외수요를 확보한 미국은 여기에서 얻어진 수익을 기반으로 자국 내의 기초과학, 인문사회과학 분야로 연결되는 지식서비스 산업의 후방연관, 즉 지식기반 공급체인을 더욱 확장시키고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미국과 한국 사이에 지식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격차가 더욱 확대재생산될 것이다.
  
앞에서 지식기반 산업의 발전을 위한 공급 측 조건과 수요 측 조건을 간략하게나마 살펴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지식기반 서비스 산업은 인위적으로 육성되지 않는다. 공급 측 조건과 수요 측 조건이 모두 충족되기 위해서는 사회의 성숙과 분화로 가치의 다양성과 일정한 지식생산 역량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지식서비스 산업은 경쟁력 이식이 가장 힘든 분야이다. 우리는 다음 글을 통해 '개방=경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단순논리가 얼마나 허구적인 것이며 우리나라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김태억 / 새사연 연구센터장>

(프레시안 2006-6-30) 


아시아 경제공동체로 다시 눈을 돌리자

한국은 자립적 재생산 구조를 갖추기 위한 기초자원, 시장규모, 기술적 지식기반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개방과 지역화 전략은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동안 정부는 이런 현실인식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방식의 지역 경제협력을 추구해 왔다. 노태우 정부 때 시작된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 경제통합'의 모색, IMF 사태 이후 김대중 정부 때 추진된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정책에 이어 북한, 중국과의 에너지, 물류, 경제, 안보 협력을 포함한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중심국가론'에 이르기까지 지역 경제협력 정책은 일관되게 지속돼 왔다.
  
그런데 이제 한미 FTA로 인해 이러한 지역 경제협력, 즉 아시아 경제공동체 구상에 심각한 경로수정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탈아입미(脫亞入美)냐 호혜적 아시아 지역경제공동체냐를 두고 일대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필자는 한미 FTA 대신에 추구돼야 할 개방화, 지역화의 대안으로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러나 사실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추진하는 과정은 어렵고 난관이 많은 일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일 수 있는 대상과 범위, 추진 과정과 절차, 전략적인 국제 산업연관 등에 대해 살펴보자.
  
동북아도 이젠 제도화된 지역협력 체계 갖춰야 한다
  
몽고를 포함한 한, 중, 일, 러로 구성된 동북아는 물류, 에너지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지정학적으로도 역내 국가들이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어 온 지역이다. 동북아 지역은 전세계 무역의 20%를 차지하며, 아시아 전체에서 GDP는 91.6%, 무역액은 69.2%, 역내투자는 81.1%를 차지하고 있어 아시아 경제권의 실질적인 중심이다. 이에 비해 동남아는 12개 이상의 나라들로 구성돼 있지만 경제적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며, 각국의 산업구조 역시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하면 서로 다르고 각국의 경제발전 단계도 상이하다. 게다가 물류와 교통은 해상이나 항공을 통해야 한다.
  
그래서 청와대와 정부는 동남아보다는 동북아, 동북아보다는 미국과의 협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한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는 전체를 다 합쳐도 경제규모가 작은 반면 국가별 다양성과 이질성이 심해 협력의 성과를 얻기 힘들다는 게 그 주된 논거다. 중국 한 나라만 해도 인구나 경제규모에서 동남아 전체보다 적어도 10배가 넘는다는 점에 비추어도 동남아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북아에는 우리나라가 지역협력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중국과 일본의 2강구도가 구축돼 있으며, 북한의 존재도 지역협력의 측면에서 우리에게 강점보다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비교적 높은 경제력을 갖고 있음에도 동북아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지정학적, 지경학적 위치가 취약하다. 그 결과 지역협력에 관한 담론은 차고 넘치는 반면 그 실질적인 성과는 매우 저조하다. 현재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 간 자본투자, 상품교역, 기업 간 제휴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 어떤 제도화된 지역협력 체계도 없다. 이런 상황은 아시아 경제권 통합과 관련해 동북아의 당면 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정치, 외교상의 협력과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 한 동북아에서 진정한 지역협력이 시작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와 달리 동남아의 경우는 지역협력이 꾸준히 강화돼 왔고, 그에 따른 제도적 성과도 안착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체결한 아세안(ASEAN)과의 FTA, 접경지대에 구축된 산업 클러스터 등은 동남아의 경제협력이 한층 심화되도록 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아울러 2000년대 들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의 고기술, 첨단 산업분야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싱가포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분류를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산업의 68%가 고기술 부문이다. 이런 비중은 일본의 47%, 한국의 43%, 중국의 33%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동남아에는 그동안 일본과 수직적인 국제분업 구조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지역에 대한 일본의 직접투자가 줄어드는 대신 미국의 직접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향은 한편으로는 일본 의존적인 경제구조를 탈피해 산업고도화를 이루려는 이 지역 국가들의 노력, 다른 한편으로는 이 지역의 낮은 노동비용을 활용하고 시장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결합된 결과다. 특히 최근 들어 이 지역에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분야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에 위기로 작용하는 동시에 기회도 제공한다.
  
IT의 경우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이 주력 수출부문으로 선택하고 있어서 역내교역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IT로의 집중은 지역 전체 차원에서 보자면 '구성의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이 지역 국가들이 IT 관련 핵심 기술이나 부품을 미국과 일본에 의존한 채 완제품 수출에 집중하고 있어 서로 간에 보완이 되기보다는 서로 대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 결과 출혈경쟁만 심화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이 지역 진출은 낮은 노동비용을 활용하기 위한 아웃소싱과 시장의 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어서 호혜성을 갖춘 지속가능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점은 아세안 국가들이 미국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더 주력하는 하나의 이유로 볼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다국적 기업들을 위한 아웃소싱 기지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 경제공동체와 관련해 핵심적인 문제는 누가 비용절감형 직접투자나 시장진출을 넘어 호혜적인 대안을 이 지역 국가들에 제시할 수 있느냐다.
  
동아시아 공동의 과학기술 지식기반을 창출해야 한다
  
동북아 경제권과 동남아 경제권을 연계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동북아의 경우 직접투자, 기업 간 제휴, 관세조정을 넘는 보다 상위의 경제협력을 제도화하기가 어렵고, 오히려 강대국 간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가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낮고 관련 당사국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물류, 에너지, 통신, 전력 등 기초 인프라 부문에서 경제협력을 우선 시도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이런 노력을 오래 전부터 기울여 왔지만 아직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
  
지역협력을 위한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사회 전체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해당 프로젝트와 국내 산업구조 전환을 연계시키는 방식을 검토해볼 수 있다. 한중일 경제협력의 경우는 관세조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국제적 분업연관 구조를 확대,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자율적인 제휴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철강 및 화학 분야에서는 이미 한중일 기업 간 제휴가 활발한 만큼 국가가 나서기보다는 현재의 흐름이 안정화하도록 주변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다만 정부가 국제적인 차원의 과학기술 협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구조적인 차원의 보완조치를 취해줘야 한다. 과학기술 협력과 관련된 첨단 분야의 지식창출 능력 면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산업 중심의 과학기술 협력을 통한 지식흡수 및 이전이 일어날 수 있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남아와의 지역협력을 위해서는 해상연계 외에 항공연계도 필요하며,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동남아의 풍부하고 다양한 자원을 대체에너지 도입선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주목할 것은 중국이 이미 동남아 지역의 통신 인프라 구축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동남아 지역 통신시장 확보를 위해 이 지역 통신 인프라의 9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휴대폰 수출에만 몰두해 있는 사이에 중국은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지역과의 물류 및 교통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해상을 이용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값싸고 빠른 항공 물류체계 구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동북아에 대해서는 물류와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의 구축과 접경지역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지역협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면, 동남아에 대해서는 중-아세안-한국을 잇는 지식기반 국제분업 망의 구조화를 지역협력의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과학기술 분야 국제협력을 최고로 중요한 과제로 설정해 추진해야 한다. BT 분야의 경우에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국내의 여러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이 지역 생물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국제협력의 성과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 공동의 과학기술 지식기반이 창출된다면 역내 국가 간 개발격차의 축소와 역내 분업구조의 상호보완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며, 따라서 동아시아 지역 경제협력의 미래를 밝게 해줄 것이다.

<김태억 / 새사연 연구센터장>

(프레시안 200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