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위기속 美 대규모 군사훈련

괌 주민들, "북 미사일 괌 겨냥아니냐" 우려

북한의 미사일 위기와 19일부터 태평양 괌도 부근에서 실시되는 미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은 어떤 함수관계가 있을까.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가 5주전부터 감지되긴 했지만 공교롭게도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 위기가 이번 미군의 대규모 군사훈련과 맞물린 시기에 이뤄져 여러궁금증을 낳고 있다.

미군 전문가들과 일부 언론은 일단 이번 미사일 위기가 미국령 괌에서 실시되는 미군의 대형 군사훈련, 이른바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9∼23일 실시되는 이번 훈련은 로널드 레이건호, 에이브러햄 링컨호, 키티 호크호 등 3개 항모와 함정 30척, 군용기 280대, 병력 2만2천여명이 동원되는 매머드급 훈련이다.

미군 고위관계자들은 18일 "미군이 태평양 해상에서의 군사훈련에 무려 3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집결시키는 것은 지난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훈련은 미국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중국-러시아 신(新)밀월 관계 등 국제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군사적 균형추를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옮기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냉전시대엔 미국이 핵공격 잠수함의 60%를 대서양에 배치, 옛 소련에 대항했으나 이제 미 해군은 향후 4년에 걸쳐 핵공격 잠수함 6대를 코네티컷과 버지니아주의 기지에서 워싱턴, 캘리포니아, 하와이의 기지로 이동시킬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10년까지 미국 핵공격 잠수함의 60%가 태평양 기지로 옮겨가게 된다.

나아가 미 공군도 최신예 전투기인 F-22 비행대대들을 알래스카와 하와이로 이전하고, 미 국방부도 항공모함 한척을 괌이나 하와이에 배치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은 북한 등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하기 위해 하와이 태평양 사령부에 새로운 지휘통제 자동화체계를 설치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미 국방부가 지난 2월 발표한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QDR)'에서도 태평양 지역의 잠수함 배치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이 지역에서의 교역.수송 증가에 부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미묘한 상황에서 괌은 최근 미군 재배치 구상과 맞물려 군사적으로 핵심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이번 군사훈련이 주목받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괌은 태평양에서 미 신속대응군의 허브로 도약하고 있고, 최신형 폭격기들이 배치됐으며, 현재 3척의 핵추진 잠수함이 작전중이나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최근 미일간 군사협력을 통해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8천명이 오는 2014년까지 괌으로 이동 배치될 예정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괌 주민들과 지도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혹시 괌을 염두에 둔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괌 출신 국회의원 매들레인 보달로 여사는 18일 '퍼시픽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야심은 역내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며 "미군은 괌을 포함한 미 국토를 보호할 수단을 갖고 있는만큼 북한 미사일 위협에 적절히 보호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앞서 미 국방부도 "북한의 미사일이 1시간내에 괌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괌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음을 관측을 유발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미 태평양군사령부 대변인 마이크 브라운 장군은 같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평양의 미사일 발사 강행시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함구했다.

브라운 장군은 다만 "북한의 미사일 사태가 이번 군사훈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일본이 적대적이고 도발적이라고 간주할 만한 행위를 북한이 저지를 경우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병력 외에도 동원가능한 병력이 더 있을 수 있다"면서 "단지 미군 뿐만 아니라 이 훈련에 참여중인 다른 나라의 병력도 동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안보부의 괌도 고문인 프랭크 블래스 주니어도 "분명한 위험이 있다"면서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에 도달할 역량을 갖췄다면 괌에는 당연히 도달할 수 있는게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 뿐만 아니라 괌 주민들도 많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괌 대학의 제러미 래니오그(22)는 "괌에 미전함들이 집결해 있고 중요 군사기지로 부상했다"면서 "이번 군사훈련이 북한에게 괌을 공격할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조복래 특파원 2006-6-19)

한·미·일 첩보기술 총동원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 발사 움직임을 잡기 위해 한.미.일 3국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미국은 사진정찰위성 KH-11, 고공정찰기 U-2기, RC-135S와 EP-3 등 전자정찰기, 미사일 관측함(옵저베이션 아일랜드호)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이지스함을, 한국은 통신 감청과 인간 정보(Humint)를 풀 가동하고 있다.

미국은 키홀(Key Hole)이란 코드명을 가진 KH-11 등 사진 정찰위성의 초점을 북한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시험장에 집중하고 있다. KH-11은 하루에 1~2번 한반도 상공을 지나간다. 미국은 한반도 인근을 지나는 다른 정찰위성의 초점을 무수단리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성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시험장 등을 촬영해 지상으로 보내며, 10㎝ 크기의 물체까지 구분한다.

주한 미 공군은 오산에 있는 고공정찰기 U-2를 발진시켜 무수단리와 다른 군사활동을 감시하고 있다. 특수장치(SAR)로 북한 미사일 기지를 매일 촬영한다. 미국의 정찰위성과 U-2기가 촬영한 사진 정보는 미사일 방어를 지휘하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북미방공사령부(NORAD)로 보내져 분석되며, 오산의 주한미군 한국전투작전정보센터(KCOIC)를 통해 한국군에 전달된다. 주한미군의 경우 오산의 전구항공통제본부를 거쳐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의 지하 벙커(CC 서울)에서 받아 보고 있다.

미국은 각종 전자.통신 정보 수집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 공군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RC-135S를 10일과 12, 16일 동해로 띄워 화대-신포-원산 쪽의 레이더와 통신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미군의 EP-3 전자정보수집기와 우리 군의 통신감청부대도 북한의 미사일 움직임과 관련된 통신 내용을 속속들이 감청해 내고 있다. 사진 정보와 통신 감청 정보를 종합해 연료 주입 상황과 발사 시기 등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한.미 정부는 인간 정보에서 가장 은밀한 정보가 포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양국 정보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된 부서나 부대에 인맥을 연결해 미사일 활동을 탐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옵저베이션 아일랜드호'=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동해에 배치된 미 해군의 미사일 관측함인 '옵저베이션 아일랜드호'(T-AGM 23)가 바빠진다. 이 함정은 첨단 코브라 쥬디 레이더(AN/SPQ-11)를 가동해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이 동해를 거쳐 태평양 날아가는 궤적과 미사일 속도 등을 추적, 성능을 확인한다. 일본의 이지스함도 미 해군과 공조해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수집하고 있다.

(중앙일보 /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2006-6-19)

MD 급진전… 美·日 군사동맹 더 강화

동북아 군사정세 어떻게

북한의 대포동2호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 군사 정세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일은 그동안 추진해온 미사일방어(MD) 계획에 박차를 가할 것이 확실하다. 중국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은 “현재 미·일 간 MD 협력이 대기권 내 요격 시스템 중심으로 돼 있는데 앞으로 대기권 밖 미 본토에 대한 MD 협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일본도 이지스함을 동해에 추가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일 양국은 1998년 대포동1호 시험발사 이후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SM-3 미사일을 본격 개발, 여러 차례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8월 SM-3 미사일을 장착한 미 이지스함을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배치키로 했는데 이 계획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또 지상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PAC-3 미사일과 X-밴드 레이더 등의 일본 배치도 조기에 이뤄질 수 있다.

미·일 간 군사동맹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간 MD 정보공유 및 지휘체계를 네트워크화하는 등 협력체제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98년 이후 이뤄지고 있는 일본 정찰위성 발사 등 정보수집 능력 강화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을 의식해 MD 참여에 부정적인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참여 설득을 더 강화할 것이고,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저지 노력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조선일보 /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06-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