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와 자주는 별개..친미의 자주도 할 수 있다"

노대통령 "통일은 경제→문화→정치통합순으로"

남북 신뢰구축 역설.."전쟁위험 배제 가장 중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 국정운영 기조와 에 대해 "정치와 역사에 관해서는 원칙주의를 견지해나가고 적당하게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와 안보에 있어서는 점진주의 내지 단계주의로 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계룡대에서 가진 군 주요 지휘관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주국방 빨리하라'고 다잡고, 어떤 사람은 '자주국방 늦게 하면 안되느냐'고 얘기하지만 제 입장은 적절한 속도, 점진주의의 관점"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주국방 하니까 '반미하자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잘못된 사고"라고 지적한 뒤 "자주는 자주고 반미는 반미로서, 자주는 별개의 개념"이라며 "우리는 친미의 자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개방적 자주, 우호적 자주, 우리는 협력적 자주로 표현을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로 협력하면서, 그외에 모든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호적인 자주관계를 가져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일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국가연합, 연방제, 다음 통일 이러는데 저는 경제통합,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문제이고, 그 다음에 문화통합, 그 다음이 정치통합의 순서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 시간은 아주 넉넉하고 여유있게 잡아서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평화를 깨는 통일은 지금 적절하지 않다"며 "어떤 경우라도 평화가 깨지면 통일이 오지도 않고 더욱 더 분단은 깊어질 수밖에 없고, 승부가 나지도 않으며 동북아 전체의 질서가 아주 심각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남북관계에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확고한 원칙, 우선순위는 안전이 1번, 평화가 2번이며 3번이 통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거듭 "남북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요인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대북지원을 갖고 시비가 있지만 대북지원의 문제는 1차적으로 평화의 비용, 2차적으로 통일의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신뢰구축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북지원이나 NLL(북방한계선) 문제에 대한 합리적 공존의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도 신뢰를 확보해나가는 길에 해당된다"고 전제한뒤 "공존의 방법을 찾아나가자는 것이지 그것으로 북한에게 전술.전략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이익을 주어서 우리를 위태롭게 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핵심은 위기요인을 제거하는 것, 압력을 낮추는 것, 신뢰를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안보에 대해서 군에도 관점이 있고 여러 가지 관점이 있지만 큰 틀로서의 전략적으로 사고해서 결국 전쟁의 위험을 배제,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 성기홍 기자 2006-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