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개신교’ 돌파구를 찾아라

최근 통계청의 ‘인구 주택 총조사’ 결과를 보면 가톨릭 등 대부분의 종교가 지난 10년간 성장세를 보인 반면 개신교만 감소세를 기록했다. 2005년 11월 1일 현재 종교별 신도 수는 불교가 1072만6000명(전체 인구 중 22.8%)으로 가장 많고 개신교(861만6000명, 18.3%), 천주교(514만6000명, 10.9%)순이었다. 10년동안 신도 수 증감을 보면 천주교는 219만5000명이 늘었고 불교는 40만5000명이 늘었다. 반면 개신교 신자는 14만4000명이 줄었다. 개신교계가 그동안 느껴온 위기감이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개신교 내부에서도 그 원인 분석과 처방이 잇따르고 있다.

원로사회학자이자 목사인 박영신(‘녹색연합’ 상임대표) 연세대 명예교수는 26일 경기 안성시 사랑의교회 수련관에서 열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제8차 전국수련회에서 발표 예정인 ‘한국 교회가 돌파해야 할 현실은 무엇이고 지향해야 할 미래는 무엇인가?’란 글에서 “흔히들 ‘천민자본주의’를 말하는데 ‘천민 개신교’를 이야기하지 말란 법도 없다”며 고언을 했다.

박 교수는 “교회는 1970, 8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 소용돌이친 경제성장의 물결에 휩쓸려 물질만능의 ‘경제주의’ 세력에 식민화돼 버렸다”며 “오늘날 개신교의 위기는 교회가 ‘가족주의(또는 유사 가족주의)’와 ‘경제주의’에 갇혀 세상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970, 80년대 우리 사회 변화의 특징을 ‘가족 중심의 의식세계를 효과적으로 동원해 경제성장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했다. 자기 집안의 이익과 치부(致富)를 위한 이기적 탈선자본주의 행태가 사회에 만연했고 이런 흐름이 교회에도 침투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개신교는 세속의 질서에 항상 긴장을 자아내고 ‘변형의 가능성’을 뿜어내는 종교인데도 이때 대부분의 교회가 물질만능의 경제주의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는 가족주의와 경제주의를 돌파하지 않고는 미래가 없다”며 “교회는 교회의 잣대를 가져야 하고 그 잣대로 세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는 최근 교인들에게 보낸 e메일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에서 “개신교는 1970년 390만 명에서 1980년 810만 명으로 110%의 폭발적 증가를 보인 때가 있었다”며 “이때 개신교 지도자들이 물량주의적 사고에 젖어 장기적으로 올바른 대처를 못한 게 30년이 지난 오늘날 교세 감소라는 충격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1970년대 온 나라가 새마을운동을 하며 ‘잘 살아보세’를 노래 불렀을 때 교회만큼은 ‘바로 살아보세’를 외쳤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누구보다 대형교회에서 앞장서서 회개와 정화운동이 일어나야 한다”며 “지금처럼 한국 교회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가 극도로 나빠진 원인의 첫째는 대형교회들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일보 / 윤정국 기자 2006-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