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언어 2500개 곧 소멸"

세계화와 통신의 발달로 지구촌에서 소수민족 언어가 급속하게 사라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통합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사업 등 경제활동을 위해 영어 등 국제 무대에서 통용되는 언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소수민족 언어나 방언 등은 세력이 약화하고 있다.

지구촌에서는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주요 언어의 세 확산과 방언 위축, 표준어 통용 확산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의 미래 전문지 ‘퓨처리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언어는 5000∼7000개이다. 이중 4000∼5000개 언어는 원주민 등이 사용하는 토착어이다. 이 같은 소수민족 언어 중 약 2500개가 곧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고, 100년 이내에 3000개 가량이 사어가 될 것이라고 퓨처리스트가 전했다. 언어가 사라지면 문화도 동시에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특정 부족이나 종족이 특정 질병 치료에 사용하는 약초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의 언어가 사라지면 이를 전할 길이 없어지게 된다.

세계화와 언어의 통합 현상에 저항하려는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처럼 지구촌 통합 과정에서 고유의 언어를 지킴으로써 스스로 주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정 언어를 함께 사용하면 강한 연대 의식이 생겨나기 때문에 민족이나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려면 언어가 침범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옛 소련이 해체된 뒤 러시아어 지배를 받던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이 옛 언어를 부활해 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매스미디어 등 통신의 발달로 소수민족 언어가 크게 위축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에 고유한 언어를 사용하는 등 영어 일변도 또는 특정 언어 중심의 통신에 역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퓨처리스트는 “인터넷이 더욱 발전되면 영어 등 다수가 사용하는 언어가 지배하던 시대가 가고, 소수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일보 / 국기연 특파원 2006-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