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조폭흉내 '섬뜩'

서클 조직 패싸움등 세대결 금품갈취·구타등 피해 속출

학교 폭력이 수면하에서 여전히 심각하다.

더욱이 이들은 성인 조직폭력을 모방하는 등 조직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일부 확인돼 당국과 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5 일 충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등에 따르면 중·고교생들이 같은 학교 출신이나 친한 친구들끼리 서클을 결성, 학내 다른 서클 또는 인근 학교 서클과 패싸움이나 "조직원"간 맞대결을 벌이는 등 마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행동들을 일삼았다.

이들은 서클 이름도 지난해 크게 문제가 됐던 "일진회" 대신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 명칭이나 출생연도를 조합해 만든 후 경찰 또는 학교의 단속망을 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몇 개 학교끼리 연계, 연합서클을 조직한 뒤 인터넷 등을 통해 다른 학교 서클을 불러내 싸움을 벌이는 등 조폭을 뺨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실제 대전 A중학교 등 3개교 불량서클 학생들은 올 초 연합서클을 조직했다.

이들은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인근 학교 서클과 공원이나 초등학교 운동장 등에서 1대 1로 5명씩 순차적으로 맞붙거나 집단 패싸움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리까기"나 "다리박기"라고 불리는 우두머리(짱)끼리의 싸움을 통해 집단간 세력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학교 불량서클 내부의 폭력도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대전 B여중 한 불량서클의 경우 2학년 선배 9명이 신고식을 명목으로 1학년생 4명을 노래방에서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또 대전 C중학교 불량서클도 돈 마련을 목적으로 선배들이 입던 옷이나 용품 등을 강제로 사게 했으며, 고학년 학생들이 저학년 학생에게 돈을 마련해 오라고 지시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간 학교폭력도 여전하기는 마찬가지.

대전 D여중에 다니는 한 학생은 같은 반 친구에게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당해 학교를 결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의 폭력은 대부분 방과 후 학원이나 공원, PC방 등에서 이뤄진다"면서 "우려되는 점은 성인 폭력조직처럼 연합서클 등 조직화된 폭력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관계 전문가는 "요즈음 아이들은 폭력을 컴퓨터 게임이나 영화 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학교 폭력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학교 폭력만을 단속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상존하고 있는 폭력문화를 보다 강력하게 규제하는 길만이 학생들을 폭력으로 부터 구출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경찰은 지난 3월 13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기간을 운영, 자진신고 88건 532명, 피해신고 47건에 피해학생 208명, 가해학생 126명 등 모두 866명에 대해 조사를 벌여 57개 교내 불량서클을 자진 해체시켰다.

자진신고 학생 532명에 대해서는 전원 불입건·선도하고 불량서클 또한 학교 측과 협의해 해체·선도했으며 피해학생 신고로 붙잡힌 가해학생도 자진신고기간임을 감안해 사안이 중대한 4명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또는 불입건 했다.

(충청투데이 / 전진식 기자 200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