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ㆍ물ㆍ에너지 환경질 `빨간불'

한국환경보고서…"환경질 23개 부문 중 20개 위험수준"

혈중 납농도ㆍ온실가스 일부 감소 `양호'

대기와 수질, 에너지 사용량 등 국내 환경질 부문이 대체로 악화 일로로 걷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진단 보고서가 나왔다.

반면 혈중 납 농도 저하와 온실가스인 염화불화탄소(CFCs) 감소, 멸종위기종 지정 야생동식물 증가 등 일부 부문에선 긍정적인 측면도 나타났다.

4일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가 출간한 한국환경질 변화에 관한 보고서인 `환경 신호등 2006'에 따르면 대기와 수질, 환경보건 등 환경 23개 지표 중 부정적인 변화를 보여 `빨강' 신호로 분류된 지표가 20개를 차지했다.

빨강 신호는 부정적인 변화를 보이거나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 노랑은 영향이 불분명해 별다른 변화나 영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초록 신호는 지속가능 측면에서 긍정적이거나 좋은 영향을 주는 경우에 부여된다.

빨강 신호를 받은 부문은 ▲ 경유차량 증가 등에 의한 대기질 악화 ▲에너지 소비량 지속 증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연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비료와 농약 사용량 증가 ▲폐기물 바다 투기량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또 ▲지하수 수질 악화 ▲생활ㆍ건설폐기물 증가 ㆍ 하천 수질 악화 ▲도시 팽창과 농지 감소 ▲환경예산 감소 ▲천식으로 인한 사망자수의 높은 수준 유지 ▲신재생 에너지 보급 지연 ▲수입농산물에 대한 농약오염 불안감 등이 꼽혔다.

노랑 신호는 국민 혈중 납농도 수준 양호, 멸종위기종 지정 야생동식물 수 증가 등이 받았고 초록 신호는 온실가스인 염화불화탄소 사용량 감소가 유일하게 뽑혔다.

대도시 대기질은 경유차량 등의 증가로 꾸준히 악화돼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여전히 서울 기준인 60㎍/㎥를 웃도는 63㎍/㎥ 수준을 보여 뉴욕과 도쿄, 파리 등의 24-40㎍/㎥에 비해 최고 2배 이상 높았다.

수도권 시정거리는 2004년 경우 12.3㎞로 2003년 11.93㎞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나빠졌고 2001-2004년 평균 12.9㎞보다도 악화된 수준이다.

국내 천식 사망자수는 1999년 3천464명에서 2004년 2천753명으로 다소 줄었으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와 유아에게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1인당 에너지 소비량(석유환산톤)은 2004년 4.58t으로 2000-2003년 4.10~4.49t수준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 증가율은 2000년 이후 매년 2.55~5.8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증가율 -0.60~2.10%에 비해 매우 높다.

비료 사용량은 2004년 74만7천t으로 2003년 67만8천t에 비해 6만9천t 늘었고 농약 소비량도 2004년 ㏊당 13.0㎏로 2003년 12.7㎏보다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이 계속 증가하는데도 환경 예산은 2004년 3조2천억원으로 2003년 3조4천억원에 비해 오히려 6.3% 줄어들었고 GDP 대비 환경 예산 비율은 2000년 0.53%에서 2004년 0.42%로 역시 감소 추세다.

전체 정부 예산 대비 환경 예산 비율은 2004년 2.0%로 2003년 2.12%, 2002년 2.24%, 2001년 2.31%, 2000년 2.44% 등에 비해 비중이 계속 줄고 있다.

우리나라는 1904년부터 2000년까지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고 수질 환경기준 달성률은 2003년 49%에서 2004년 36.6%를 기록, 2002년 수준 이하로 추락했다.

먹는 물 수질도 악화, 약수터 기준초과 비율이 1998년 11.1%에서 2004년 23.1%로 높아졌으며 수입농산물의 농약 오염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87.8%에 달했다.

쓰레기 바다 투기량은 지난 15년간 10배 가량 증가했고 2000년 이후에도 해마다 8% 이상 늘고 있다.

녹색사회연구소는 정부가 발간하는 통계자료를 수집, 국내 환경질에 대한 변화 추이를 분석한 뒤 매년 보고서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 김성용 기자 200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