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사라진 소라.전복

[뉴스데스크]

● 앵커: 지금 제주 인근 바다 속에는 돌산호와 말미잘 같은 특이생물들이 크게 번성하고 소라와 전복은 현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왜 그런지 제대로 된 연구나 조사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오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북제주군 차귀도 앞바다.

해녀들이 전복과 소라를 따기 위해 바위틈을 뒤지지만 허탕치기 일쑤입니다.

해조류 대신 거품돌산호가 바다를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거품돌산호는 해조류인 바탕말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산호의 일종인 자포동물입니다.

2, 3년 전부터 제주 바다에서 크게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조류가 사라지자 이를 먹고 사는 소라와 오군자기, 전복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 해녀: 오늘 잡은 게 잘 해야 10kg인데 예전에는 20-30kg 잡아서 망사리가 가득했었다.

● 기자: 제주 남쪽 바다는 거품돌산호의 사촌격인 말미잘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여기 말미잘은 바닷가에서 흔히 보이는 해변말미잘보다 크기가 몇 배나 큽니다.

소라와 전복은 사라졌고 마치 융단처럼 깔린 말미잘 틈에 해조류가 드문드문 보일 뿐입니다.

● 해녀: 소라도 없고 바다가 다 죽어서 제초제를 뿌리던가 해야 된다.

바다가 완전히 죽고 물건(해산물)도 없어.

● 기자: 여기에다 정확한 이름마저 알려지지 않은 멍게류와 태형동물도 제주 바다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특이생물이 왜 번성하는지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주 바다 수온이 높아져 아열대생물이 유입되는 게 아닌가 하고 추정될 뿐입니다.

● 조성환 박사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지금 수온이라든가 이런 환경이 변화하면서 이런 종들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이 됩니다.

● 기자: 해산물의 보고였던 제주 바다가 특이생물 때문에 황무지로 변하고 있지만 어민들은 달리 손쓸 방법이 없어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MBC뉴스 오승철입니다.

(MBC 200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