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체결… 투기자본의 천국 된다”

정부가 내세우는 한미FTA 예상 효과 중 외국인투자가 들어와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은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한미FTA저지 금융부문 공대위 4차 워크숍에서 정종남 투기자본감시센터 국장은 “정부의 주장대로 외국인투자가 늘어도 노동자의 삶이 나아지는 일은 결코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 국장은 “국내에서 ‘국내형 투기자본’이 서서히 늘고 있다”며 “이들 국내 사모펀드의 주장처럼 ‘왜 한국형 론스타’는 없냐는 식의 민족주의적 발언의 허구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투자 유입으로 일자리 늘어난다?

정 국장은 정부가 FTA로 강력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만들면, 외국인투자가 늘어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2004년 현재 국내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40.1%를 외국인 투자가들이 가지고 있다는 한국은행 통계자료를 인용하면서 “주요 대기업으로 갈수록 외국인 지분율이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FDI)야 말로 장기투자로써 고용을 창출하고 새로운 기술을 전수하는 좋은 투자라고 말하고 있으나, 외국인투자에 대한 정부의 거짓말은 의도적으로 통계를 섞어서 사용하고 과장하는데서 시작되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그는 당부했다.

예컨대, 외국인 투자는 단기적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와 한 기업의 지분 10% 이상을 가지고 경영권에 영향을 미친다는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양분되는데,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수시로 들락날락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는 일자리 창출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내에 들어온 전체 외국자본에서 이런 포트폴리오 투자 비율이 79%에 이른다는 것이 정국장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나머지 21% 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직접투자 중 절반인 48% 정도는 국내시장에 들어와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펀드처럼 2~3년 만에 나가는 단기투자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정 국장은 강조했다. 그는 “인수합병 투자의 대부분은 기존의 일자리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며 “외환은행에 투자한 론스타 같은 투기자본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데, 론스타는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되레 1천명 이상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전체 외국자본 가운데 고작 10% 정도만 이른바 공장을 건설하고, 일자리를 만든다는 ‘그린필드형’ 투자라는 것이다.

국내형 사모펀드 부상 주목해야

정 국장은 전 세계 투기자본의 규모는 헤지펀드(1,100조원)와 사모펀드(700조원)를 합쳐 최대 1,800조원에 이른다고 청와대 보고서를 인용해 밝혔다.

그는 주로 환율시장에서 초단기 투자로 매매차익을 노리는 것이 헤지 펀드인이며, 사모펀드는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경영권에 영향을 미쳐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되팔아 이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투자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두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당국의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도록 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모펀드는 일시적인 경영난을 겪었더라도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경영성과가 좋은 우량기업에 투자를 집중해 신속한 구조조정 후 차익을 남기고 되팔며, 고수익을 내면서 2~3년의 짧은 기간에 결말을 봐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하나같이 대규모 감원과 비정규직 양산, 자산 매각, 고액배당, 유상감자를 시행한다고 그는 분석했다.

정부는 부실기업에 투자한다고 했으나, 실은 외환은행 처럼 회생중에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 국장은 국내형 투기자본의 활동이 늘고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허용됐으며, 지난해 7월 한국투자공사(KCI)가 20조원을 동원해 운용에 들어갔으며, 론스타와 칼라일의 수익에 직간접으로 연관된 사람들이 설립한 보고펀드, MBK펀드, 이헌재 펀드 등 토종 사모펀드들이 먹잇감을 물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 국적의 토종펀드라고 노동자에게 관대하리란 기대는 금물이다”며 “이들이 거둘 수익의 규모에 비례해서 노동자들의 처지는 더욱 나빠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레이버투데이 / 정병기 기자 2006-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