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발견된 고구려 유적, 다시 수몰 우려

<8뉴스><앵커> 중국 지린성에서 대량으로 발견된 고구려 유적들이 다시 물에 잠길 운명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측에선 공동조사는 커녕 유물 구경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지린성에서 김민표 특파원입니다.

<기자> 압록강변에 있는 중국 지린성의 작은 마을입니다.

강 둔치 곳곳에 고구려 특유의 돌무덤들이 나타납니다.

적석묘와 방단 적석묘가 섞여 있는 점으로 미뤄 3세기 전후의 고분군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고구려 고분 2360기가 압록강 중·상류 8곳에서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근처 윈펑댐이 보수 공사를 위해 수위를 낮추면서 수몰된 지 42년 만에 세상에 드러난 것입니다.

중국측은 국경 수비대 선박을 배치하고 독자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민 : 올해에 수위가 내려가면서 유적이 발견된 뒤에 군인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상류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서는 고대 성터도 발견됐습니다.

높이 1.5m 폭 4m의 성벽이 직사각형 모양으로 둘러쳐져 있고 성 안에 고대 건축물 흔적들도 남아 있습니다.

중국 연구팀은 한나라 때 축성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학자들은 하나같이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길수/고구려 연구회장 : 중국은 흙으로 쌓은 겁니다. 그리고 고구려는 돌로 쌓은 건데 지금 그림으로 봤을 때 돌로 쌓은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것은 고구려 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유적들은 고고학적 발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채 다시 물 속에 잠길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윈펑댐의 수위가 다음달이면 다시 정상을 회복하기 때문입니다.

유적이 수몰되기 전에 한국과 중국이 조속히 합동 조사를 벌여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밝혀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SBS 2006-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