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저작권 강화 막아야"

정보공유운동가 로렌스 레식 교수 내한강연

"저작권, 특허권을 늘리면 늘릴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극단주의를 다른 나라들이 막아야 합니다."

미국 내에서 저작권법 개정 활동가로 활동하는 미국 스탠퍼드대 로렌스 레식 교수의 특별 강연이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열렸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지적재산권분야 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강연에서 레식 교스는 '미국에서의 저작권법 비판과 개정 운동의 현황'을 주제로 현행 저작권 체제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국은 FTA 협상에서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 등 저작권자의 권리 보호를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쪽은 과도한 저작권 보호가 표현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할 수 있고, 대중의 지식에 대한 접근권을 위축시켜 문화 발전에 저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식 교수는 "에디슨으로 대표되는 발명의 시기인 19세기는 특허권이 난무하고 복잡해 전반적 산업이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연방정부가 특허권을 간편하게 정리하면서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덕분에 인터넷과 바이오텍산업 등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21세기에는 오히려 19세기 때보다 더한 통제로 모든 산업에서 발전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특허권을 마치 종교처럼 떠받들고 있으나 그러한 저작권, 특허권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혜택보다 크다면 다시 검토해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산적인 창조를 위해서는 극단주의를 배격해야 하며,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비용을 지불하고 얻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다른 나라들이 저작권을 더욱 강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작권 기간 연장은 불필요하며, 특히 과학분야에서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이상 새로운 권리는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정보공유운동의 하나인 크리에이티브코먼스를 이끌고 있는 레식 교수는 24~26일 열리는 '서울디지털포럼 2006-World ICT Summit'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연합뉴스 / 윤고은 기자 2006-5-25)

“미국, 힘으로 지적재산권 보호 강요”

“미국은 시장의 힘을 이용해 에프티에이(FTA) 체결을 위해 많은 나라들에 압력을 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나라들이 저항을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안에서 저작권법에 비판적인 행동을 펼치고 있는 로렌스 레식 교수가 2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지적재산권 분야 대책위원회가 마련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레식 교수는 “저작권법에 대해 미국 안에서 진지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다른 나라들에게 지적재산권 보호 논리를 강요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미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믿음은 맹신에 가까우며 그 배경에는 헐리우드라는 커다란 문화 생산자들이 있다”며 “미국 정부 역시 저작권법 보호가 효과적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먼저 한 뒤 그 권리를 확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지적해야 하는 정치인들의 자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레식 교수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지적재산권법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는 19세기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하며, 효율성 면에서도 사용자들에게도 창작의 자유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식 교수는 특허권, 카피라이트 등 지적재산권의 허용 범위는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프티에이에 따라 지적재산권이 강화되면 일정 부분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지적재산권이 훨씬 많은 효율성을 가져다준다는 맹신은 버려야한다”고 지적했다. 무단 도용 등에 대한 관리는 강화돼야 하지만 지나친 보호로 이용자들이 콘텐트를 향유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까지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19세기 들어 발명에 특허를 내주기 시작하면서 1차 발명, 2차 발명 등이 이어져 법정 다툼, 특허 적용 등에 혼란을 낳아 산업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1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 주도 아래 발명이 이뤄지면서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오늘날의 혁신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신문 / 이정훈 기자 2006-5-25)

지적재산권 강화, 초국적자본의 독점권 강화 방안일 뿐

[지재권문화제] 한미FTA 저작권 분야 대중 토론회

한국의 FTA 협상 대상국인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 보고서를 통해 2004년 한국을 우선감시대상국으로, 2005년과 2006년에는 감시대상국으로 열거하며, 지적재산권법의 집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 1986년 한국의 지적재산권 제도가 전면 재편됐던 역사적 계기도 레이건 미 행정부가 한국에게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 미 통상법 301조 조사권'을 발동하면서 생긴 결과였다.

‘한미FTA저지, 지적재산권 강화 반대 문화제’의 포문을 연 ‘저작권 분야 대중 토론회’에서는 한미FTA 협상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제출됐다. 행사 주최측인 ‘한미FTA저지 지적재산권분야 대책위원회’ 남희섭 위원장은 “한미FTA협상이 저지 되어야 하고, 최소한 지적재산권 분야가 ‘버리는 카드’의 식으로 협상되어는 안될 것”이라며 협상 제외를 주장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민권 문화관광부 저작권과장이 참석해 "미국의 USTR의 협상 뒤에는 문화산업 업체들이 있음"을 강조하며 "앞서가는 IT에서의 한국의 논리를 개발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테니 다양하게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참석자 중에서는 "협상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이 있어야 할 것, 지재권 내에서도 정부의 마지노선을 지키는 형태의 전략이 있어야 할 것"을 주문했다.


▲ 박민권 문화관광부 저작권 과장이 문광부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호주, 레바인, 싱가포르를 통해 본 협상 의제

김현철 저작권심의조정위 연구원은 미국이 체결한 10여개국과 FTA내용 중 호주, 바레인 및 싱가포르와 체결한 FTA를 중심으로 ‘저작권 분야 협정 내용’을 예측 분석했다.

호주와 체결한 FTA는 미국이 선진국과 맺은 대표적인 FTA이고, 싱가포르는 한국과 경제적, 지리적 환경이 비슷한 국가와 맺은 FTA이고, 바레인은 미국이 가장 최근 체결한 FTA 이다.

제작자의 권리 인정, 정부의 정품 프로그램 사용 등 정부 조달에 관련한 부분과 특허기간의 연장 등 협상에서의 공통적인 내용들을 정리했다.

현재 베른협약 및 세계무역기구 TRIPs 협정에서도 저작권 보호기간은 저작자 사후 50년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저작권법도 개인 저작물의 경우 저작자 사후 50년간, 법인 저작물의 경우 최초 공표시부터 50년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1998년 ‘소니보노저작권보호기간연장법안’을 통과시킴으로 이 기간을 70년으로 연장했고, 싱가포르, 호주 등과 체결한 FTA에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바로 이 법이 월트디즈니사의 로비로 미키마우스의 보호기간을 연장 시켰다고 알려진 ‘미키마우스 법’이다.

이어 남희섭 한미FTA저지 지적재산권 분야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이 1980년대 중반부터 추진한 공격적 일방주의와 FTA 확산정책은 바로 미국 자본의 축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의 연장선“이라며 ”쌍무 협상을 통해 해외 시장을 확보하고, 제 3국의 경쟁을 배헤해 미국의 특정 산업집단을 위한 지대를 창출하고, 전통적인 상품 무역의 자유화 보다는 투자에 대한 보호와 서비스, 농업분야의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의 강화 등 비상품 영역의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적재산권 제도가 무역자유화를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기술의 혁신과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창작자에게 한시적인 독점권을 인정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지적재산권과 무역과 연계시키는 것은 미국의 세계 패권을 회복하고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치밀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변했다. 대다수의 지적재산권이 초국적 자본의 소유와 통제하에서 있는 현실 속에서 창작자의 이익 보다는 초국적 자본의 독점을 강화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창작자의 이익 보다 초국적 자본의 독점을 강화하는

한국은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관련지적재산권협정(TRIPs)을 비롯한 세계적인 주요 지적재산권 협정에 가입되어 있다.

남희섭 위원장은 “한국이 지적재산권 권리자에 대한 보호 수준이 국제 협정에서 요구하는 수준보다 전혀 낮지 않음"을 들며 “오히려 이러한 국제 협정들이 초국적 자본의 이해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고, 그들을 위한 보호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음”을 주지했다.

이어 “한국의 서비스 수지의 적자 중 지적재산권에 대한 로열티 지급이 적지 않다”고 설명하며 “한국 정부 관료들이 한류를 거론하며 막연히 지적재산권 강화가 국가의 이익이라 광고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적재산권은?


지적재산권은 산업상 이용이 가능한 발명에 독점권을 부여하는 특허권, 문화예술 창작물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저작권을 비롯해 상표권, 영업비밀 등 다양한 독점권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지적재산권 제도는 한 사회의 기술, 산업의 발전과 문화의 증진에 큰 영향을 미치며, 정보화가 진척될 수록 그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남희섭 위원장은 “독점배타적 권리의 부여를 기본원리로 하는 지적재산권의 특성상 지나친 권리의 강화는 오히려 지식과 문화에 대한 접근과 유통을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문화적 관리나 전보 접근권과 같은 기본적 권리와 충돌해 공공성을 침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특허를 기반한 의약품 독점과 같이 인간의 생명과 건강권을 위협했던 백혈병 치료제 였던 ‘노바티스’의 싸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다.

이후 남희섭 위원장은 한미FTA에 있어서의 저작권 분야의 쟁점을 뽑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류 공동의 자산인 저작물에 대한 보호기간 연장의 반대, 저작물에 따라 보호기간을 차별화 하고 대폭 단출하자 △공정 이용을 보장할 수 있는 수단의 보장, 접근 통제적 기술적 보호조치 우회행위의 허용이 보장되지 않는한 미국식 기술적 보호조치 수용은 안된다 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일시적 복제’와 관련해서도 “모든 일시적 복제를 현행 저작권법의 복제 개념에 그대로 수용하면, 애초에 의도하지도 않았던 저작물 접근 행위나 매개 행위에 대한 통제권을 저작권자에게 인정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일시적 복제를 인정한다 해도 저작권자에게 창작 동기가 추가된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저작권법 정책상 인정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저작권침해죄에 대해 남희섭 위원장은 "형사사소추 절차에서 권리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에서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으나 권리자가 처벌을 원하는 않을 경우에는 국가기관이 나서서 저작물을 사용한 자를 처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상업적 규모의 침해라도 그 의미가 불분명하므로 이렇게 제한된 범위에서의 친고죄 폐지도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칠레FTA, 미국-싱가포르FTA, 미국-모로코FTA, 미국-중앙아메리카FTA, 미국-바레인FTA, 미국-호주FTA 등 미국이 체결한 FTA에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비위반제소’가 가능하도록 명문화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희섭 위원장은 "비위반제소의 명문의 경우 ‘제소 원인’이 ‘기대되는 이익의 무효화 또는 침해’로 되어 있으나 이 의미와 범위가 막연하고 불분명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분쟁이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다국적 기업들이 다른 나라 정부의 합법적 조치 예를 들어 세금 부과, 광고 규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시정 조치들을 문제삼을 수 도 있게 된다. 같은 맥락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경제, 문화, 환경, 보건 정책을 도입하거나 저작물의 공정이용을 넓게 인정하거나 특허권의 권리 범위를 좁게 해석하는 법원의 판결들이 모두 '비위반제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세상 / 라은영 기자 2006-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