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계, FTA 입장 변했다”

민주노총이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FTA 협상 저지를 위한 한-미 노동계 공동투쟁계획을 밝힘에 따라 한미FTA 협상에 대한 미국노동계 입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노동계가 지난 1994년 발표된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노동권보호조항 포함을 조건으로 찬성했던 사실을 본다면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민주노총, 한국노총, 미국노총(AFL-CIO), 승리혁신동맹(CTW, 미국 제2노총) 4개 조직명의로 한미FTA에 대한 공동성명서 발표를 추진한다. 또 6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1차 협상 기간동안 공동집회, 관련 미국 당국과의 간담회 진행, 미국 노동계의 한국방문 추진, 미 의회가 참가하는 포럼, 한미FTA범국민본부 대표자들과 미국 정부협상대표단과의 간담회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NAFTA 이후 입장 변화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노동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원형으로 한 FTA는 노동자들의 이익과 권리증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에서 미국노총, 승리혁신동맹 등 미국 노동계를 접촉하고 돌아온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미국 노동계가 조건부로 한미FTA 협상을 찬성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접촉한 결과 협상 저지를 목표로 하는 한국 노동계와 입장차이가 크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노동권 보호조항이 FTA 협정문에 포함되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지난 시절 미국노동계 입장에서 한걸음 나아갔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미국 노동계의 이런 입장은 북미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전반적으로 진행된 고용불안, 무역수지적자, 공장 해외이전 등 자유무역협정의 파괴적인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자동차연맹(UAW)과 화물운수노조는 한미FTA를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노동기본권, FTA와 연계”

미국 노동계는 또 한국의 후진적인 노동권과 노동기준 문제를 한미FTA와 연계시켜 향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노총 세아 리 정책국장이 한미FTA 협상과 관련해 지난 3월24일 미하원 의회 공청회에서 발언한 내용은 미국노동계의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노총은 공청회에서 “무역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의 노동법은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대한 국제기준에 완전히 부합돼야 한다”며 기업 차원의 복수노조 금지, 공무원의 단결권 제한,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 원칙적 금지, 필수공익서비스에 대한 광범위한 정의, 실업자 및 해고자의 노조가입 금지 등에 대한 개혁을 주장했다.

미국노총은 또 한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적자, 개성공단 상품의 미국 내 유입에 우려를 보냈으며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에 대한 지적도 의회 공청회에서 밝혔다. 미국노총은 따라서 “한국의 심각한 노동권 문제와 미국 노동자에게 미칠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한미FTA 전망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허영구 부위원장은 “한미FTA 협상 체결 시 미국과 한국노동자들 모두 경제적으로 유리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했고,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는 분단된 한국의 특수한 상황과 통일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는 점을 설명하고 미국노총을 이해시켰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후 한미FTA에 대한 한국-미국노동계의 공동입장은 “양국 노동자의 제안을 반영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한미FTA는 저지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모아질 가능성이 많다는 게 민주노총 설명이다.

(레이버투데이 / 김학태 기자 2006-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