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나온 '중국 경계령'

'중국 경계론'을 환기시키는 주목할 만한 두 목소리가 18일 동시에 나왔다. 노무현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주 전 외무장관은 한.미클럽(회장 봉두완, 워싱턴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 오찬간담회에서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에 주목할 것"을 촉구했다. 같은 날 방한 중인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한국씨티은행 주최 강연에서 "중국의 위협적인 성장이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전 장관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비난하는 외교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한국이 오리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과 일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기에 9월 일본 총리가 바뀌면 중.일 관계는 지금처럼 적대관계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계인 리콴유 전 총리의 경계론은 '중국의 위협적 성장에 대한 대비' '중국에 버금가는 인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내용이다. 그는 "중국은 우수인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한다면 전 세계가 (중국이 주도하는) 신세계에 진입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중국은 일본의 다섯 배 정도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9일 고려대 인촌기념관 강연에서 "글로벌 시대에 성공을 거두려면 글로벌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 오병상 기자 2006-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