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文革’40주년 언론보도 통제

당국선 美국제세미나 자국학자 8명 참석 막아

중국 대륙을 10년간 대재앙으로 몰아넣은 문화대혁명이 16일로 4 0주년을 맞는다.

1966년 5월 16일은 마오쩌둥(毛澤東)전 주석이 당내 주자파(走資派)들을 제거하고 당권을 재장악하기 위해 이른바 ‘5·16통지’ 를 채택함으로써 문혁이 발발하게 한 날이다. 마오가 당과 군을 장악하는 한편 학생들을 중심으로 홍위병을 조직해 수많은 지식인을 숙청하거나 하방(下放)시켰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사망자가 1000만명에 이른다는 설도 있다. 1976년 9월 마오쩌둥이 사망한 뒤 문혁을 주도한 4인방이 체포되면서 문혁은 종결됐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1981년 제11기 6중전회에서 “문혁은 건국 이래 가장 심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다준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 ”라고 평가한 이후 지금까지 어떤 공식적인 기념행사도 하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문화대혁명’은 금기 단어이며, 문혁에 관한 어떤 서적이나 영화, 드라마 제작도 금지돼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2일 미국에서 열린 문혁 국제세미나에 가려는 자국 학자들의 참석조차 막았다. 홍콩 밍바오(明報)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1세기 중국 재단과 뉴욕대 주최로 이날 뉴욕에서 ‘역사의 진상과 집단경험’이라는 주제로 열린 문혁 40주년 국제 세미나에 자국 학자 8명이 참석하려는 것을 막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나 공산당이 문혁 재평가를 기피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된다. 하나는 문혁에 대한 재평가는 마오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고 이는 중국 공산혁명의 정당성과 당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 이다.

또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사회 불안 조성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은 최근 비공개 회합에서 “문혁에 관한 기념행사는 사회 안정을 해치고 경제 개혁에 역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극심한 도농격차로 인해 농촌사회의 소요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문혁을 상기시키는 것 자체가 농민들을 충동질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시사주간지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 최신호도 ‘문혁 봉쇄 ’를 커버스토리로 보도하면서 “중국 당국이 문혁 재평가가 사 회적 동란의 도화선이 될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언론매체가 문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대학 홍위병들에 의해 ‘보황파(保皇派)’, 즉 주자파 옹호자로 찍혀 화장실을 청소하는 노동개조대로 보내지기도 했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4세대 지도부의 문혁에 대한 입장은 “마오주의와 마오의 과오는 구별돼야 하며 문혁 재평가는 필요치 않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 허민 특파원 2006-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