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아들위해 3만평 정원만든 아버지

‘아버지 가슴에 담긴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전신마비 아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예순 노인의 사연이 소개돼 부모의 사랑을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KBS2 ‘인간극장’은 8일 아버지 임진호(64)씨와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아들 임형재(39)씨의 사연을 전해 위대한 사랑의 힘을 일깨웠다.

방송에 따르면 86년 단국대 관상원예학과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누구보다 건장했던 임형재(39)씨는 19년 전, 대학교 2학년 때 사고를 당해 하룻밤 사이에 지체장애 1급의 중증 장애인이 됐다.

최고의 전통가구명장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아버지 임진호씨는 아들의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세상의 전부인 아들을 위해 두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그 나무는 10여년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거대한 3만평의 정원을 이뤘다. 충남 홍성에 위치한 ‘그림이 있는 정원’ 수목원.

사고가 난 후 꼬박 7년을 누워만 지낸 형재씨 역시 자신이 다시 일어서길 바라는 가족의 바람을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스물이 넘은 나이에 대소변까지 가족에게 의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던 형재씨는 어느 때부턴가 입으로 타자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바깥세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낀 형재씨는 통신게시판을 통해 구필화가의 소식을 접하고 막연히 입에 붓을 물게 됐다.

배운 적은 없지만 중학교 시절 서예를 했던 기억을 더듬어 자신만의 특별한 재능을 감지한 형재씨는 96년부터 본격적인 구필화를 그리기 시작, 결국 99년과 2000년에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잇따라 두 번이나 입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형재씨에게 붓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고 가족들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희망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동안 온갖 고비를 넘기며 방황했던 형재씨가 삶의 희망을 찾기 까지는 아들의 곁을 꿋꿋이 지켜준 부모의 사랑이 있었다.

임형재씨의 사연이 담긴 ‘인간극장’의 ‘아버지의 정원’ 편은 12일(금)까지 매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TV리포트 / 윤현수 기자 200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