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 ‘반미 역사교과서’공동 출간

반미(反美) 시각이 두드러진 프랑스와 독일의 공동 역사교과서가 출간됐다고 4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역사교과서는 2003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가 “양국 간의 구원을 털고 역사 인식을 같이 하자”는 취지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전체 3권 중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다룬 첫번째 부분이 이날 출간됐으며, 오는 9월부터 양국의 고교 3학년 과정에 사용될 예정이다.

공동 집필진 중 프랑스 대표인 기욤 켕트레는 “이 교과서는 당당하게 유럽을 지지하는 이념을 담고 있으며 반미 성격도 띄고 있다”고 밝혔다. 교과서는 특히 냉전 당시의 미국과 소련을 동등한 윤리적 잣대로 서술하고 있다. 미·소의 무기 경쟁을 ‘공포의 균형’으로 표현하면서 “두 나라 모두 엄청난 과장과 단순화를 특징으로 하는 정치 선전을 전세계에서 펼쳤다”고 묘사했다.

교과서는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현대 미국의 일방주의는 전세계에서 폭넓게 비판받고 있다”,“미국 기업은 자유무역의 주된 수혜자이며 세계 음악과 영화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식으로 미국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책의 핵심 부분인 EU 형성 과정은 ‘놀라운 성공’으로 묘사하면서 “다문화주의를 추구하는 EU는 제3세계와 대화·협력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추어올렸다.

켕트레는 집필 과정에서 독일 측이 “유엔이 하지 못하는 민주주의 수호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로 미국을 꼽는 사람들도 있다”는 식으로 표현 수위를 낮출 것을 주장했다고 털어놨다. 내년에 출간될 2권은 프랑스-독일 간의 전쟁을 포함하는 18세기∼1945년까지를 다루고 있어 다시 한번 논란을 부를 전망이다.

(국민일보 / 천지우 기자 2006-5-4) 

역사교과서 독일·프랑스도 왜곡?

독일과 프랑스 두 나라 역사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역사 교과서가 지나칠 정도로 친유럽적인 시각을 고수하면서 미국에 대해선 적대적인 입장을 담고 있다고 영국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이날 독일 프랑스 양국에서 동시에 출간된 교과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를 기술하고 있다. 신문은 교과서가 1945년 이후를 다룸에 따라 폴란드 침공으로 전쟁 원인을 제공한 독일의 역사적 과오를 교묘히 피해갔다고 비꼬았다.

교과서는 독일의 패배로 끝난 2차대전에 대해 “승리를 숭배하는 애국심이 전쟁 희생자 추모를 요구하는 보편적인 분위기에 꺾였다”며 역사적 상식에 다소 어긋나는 문구를 삽입했다.

다음은 미국과 옛 소련의 군비 경쟁이 치열했던 냉전 시대. 교과서는 이 시기를 ‘테러의 균형’이라고 표현했다. 미소 모두 “철저한 과장과 단순화를 통한 선동이 난무했다”고 서술됐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낯간지러울 정도로 화려한 수사 일색이었다. 교과서는 EU에 대해 “놀라운 성공이며 국제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봉홧불”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또 EU의 다자주의에 대해서는 “국제외교 장에서의 역할 모델”이라고 높이 평가한 뒤 미국의 일방주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창하지만 전 세계적인 비난의 대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프랑스 사학자 기욤 르 캥트레크는 “뻔뻔할 정도로 친유럽적인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으며, 그 바탕엔 미국을 불신하는 시각이 깔려 있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일보 / 김보은 기자 200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