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고?

다양한 영양소와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급 우유가 쏟아지고 있지만 ‘우유는 잘 마셔야 본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거세다. 생태주의자들은 젖소를 방목하는 것이 아니라 ‘축사 공장’에 가두어놓고 항생제나 호르몬제를 투여해 억지로 우유를 뽑아내기 때문에 우유가 건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 학자들은 단백질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우유는 고단백 식품이므로) 오히려 몸속의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우유 속의 과다한 지방은 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소아 비만이 심각한 미국 뉴욕 시에서는 학생들의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월 저지방 우유를 제외한 모든 우유를 학교 급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다수 영양학자와 의사들은 우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섭취가 문제를 일으킬 뿐이라고 반박한다. <아이의 식탁에서 우유를 지켜라>의 저자이자 국내 한 우유회사 연구원인 진현석씨는 “영양소의 종류와 비율·양·소화율 등을 종합해서 따져볼 때 우유는 완전식품이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비만이 걱정이라면 저지방 우유를 마시면 된다”라고 주장했다. 우유가 비만이나 골다공증을 부르는 주범이 아니라 동물성 단백질 위주의 식단에다 지나치게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면서도 운동량이 부족한 것이 골다공증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영양학자들도 가세한다. 적당량만 마시면 칼슘과 단백질을 공급하는 데 우유만한 식품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유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보다는 ‘예찬론자’들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려 있었다. 우유의 해악을 구체적으로 입증한 연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 우유가 ‘나쁜’ 식품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사저널 / 안은주 기자 200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