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상재해ㆍ환경오염으로 '난리'

산둥성 동부지역 우박.폭풍우 강타

북부.서남지방 가뭄...'갈증' 심각

중국이 올 봄 들어 지독한 황사에 이어 폭풍을 동반한 우박, 가뭄 등 기상재해와 인재에 속하는 환경오염 등으로 여러 지역에서 많은 주민이 '봄 난리'를 겪고 있다.

◇ 우박.폭풍우 = 산둥(山東)성 일부 지역에서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굵은 우박과 폭풍우가 몰아쳐 30일 현재 모두 12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이번 우박과 폭풍우는 허쩌(하<초두 밑에 河>澤), 린이(臨沂), 짜오좡(棗莊), 지닝(濟寧), 랴오청(聊城) 등 산둥성 동부지역의 23개 현.시.구를 강타해 가옥붕괴, 농작물 파손, 수도.전기공급 중단 등 많은 재산피해를 냈다.

특히 린이시 창산(蒼山)현에서는 28일 오후 최대풍속 28.3m에 최대풍력 11급의 바람과 함께 우박이 습격해 8명이 사망하고 중상 58명을 포함해 모두 115명이 부상하는 최대의 인명피해를 냈다.

산둥성 민정당국은 이번 기상재해로 피해를 본 주민이 모두 218만명에 이르고 가옥 3천243채가 파괴됐으며 15만5천㏊의 농경지가 파손돼 직접 경제피해액만 22억위안(약 2천590억원)이나 된다고 밝혔다.

◇ 가뭄 = 중국 동북부를 포함한 북부 대부분 지역과 남서부 윈난(雲南)성 등 지역이 지난 4월 중순 이래 계속된 가뭄으로 1천만명이 이르는 주민이 식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홍수.가뭄방지총지휘부는 최근 현재 예년 평균보다 210만㏊나 넓은 면적의 농경지가 가뭄피해를 보고 있으며 788만마리의 가축이 먹을 물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지휘부에 따르면, 허베이(河北)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헤이룽장(黑龍江)성, 지린(吉林)성 동남부, 랴오닝(遼寧)성 동부 등 북부지역의 가뭄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강수량이 적었고 황사를 동반한 강풍이 잦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허베이성은 55년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52억㎥의 물이 부족해 52만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고 230만㏊의 농경지가 가뭄 때문에 작년가을 파종한 밀이 말라 죽어가고 있고, 일부 지방에서는 봄에 씨를 뿌리는 작물도 파종을 할 수 없게 됐다.

윈난성의 경우도 성 전체의 4분의1 가량인 106만㏊의 농경지가 가뭄으로 말라들어가 땅 갈기와 파종이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고 380만명의 주민은 역시 먹을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앙 및 지방정부는 한해지역에 긴급자금을 내려보내고 가뭄피해 완화를 위해 여러 기술자팀과 전문가팀을 현지에 내려보내 가뭄과의 싸움에 나서는 한편 물길 돌리기, 인공강우 등 응급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다.

◇ 오염 = 지난달 11일 네이멍구자치구 우라터첸(烏拉特前)기에 있는 1천만㎥ 이상의 오수를 담을 수 있는 10㎢ 넓이의 임시 유수지 둑이 그 전날부터 닥친 황사 동반 초강풍으로 물결이 치고 넘치면서 무너져 오수가 황(黃)하로 흘러들었다.

현지 지방정부는 주로 인근 제지공장 가동 및 주민들의 생활에서 나오는 이 오수로 황하 수질이 크게 오염될 것으로 판단, 오수를 분산시키기 위해 유수지의 다른 둑을 인위적으로 트는 바람에 350만-400만t의 오수가 마을과 농경지를 덮쳤다.

이로 인해 9개 마을의 가옥이 거의 모두 침수돼 주민들이 집을 잃었고 많은 농경지가 파손됐으며 주민 31명이 가슴이 답답한 증세 등을 호소했다. 이들 가운데 11명은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이 유수지가 지난해 7월말부터 사용을 개시해 3년 동안 임시 유수지 역할을 하게 돼 있었으나 사용 6개월도 못돼 만수위가 돼 사고가 났다면서 둑을 터뜨리기 전에 아무도 이를 사전통보해 주지 않아 "이는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고 주장했다.

우라터첸기에서는 지난 2004년 6월에도 100t 가량의 제지공장 폐수가 황하로 흘러 들어가는 이른바 '오수폭탄' 사건이 일어난 바 있어 중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두번째 '오수폭탄' 사건으로 부르고 있다.

남부 광둥(廣東)성 우촨(吳川)시 싼차(三叉)강 일부 구간에서는 상류에 있는 공장 폐수가 원인인 것으로 보이는 오염사건이 발생, 지난달 26일부터 이 물을 사용하는 물고기를 기르는 주민들의 양식장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했고 4만여 주민이 식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있다.

(연합뉴스 / 이돈관 특파원 200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