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수입재개 확정 … 농민 반발

농림부, 미국 현지조사 결과 감염소 최소 8세 이상 확인

농민단체 “치아감별론 부정확 … 미 검역시스템 부실”

정부가 광우병 감염소 추가 발생에도 불구하고 미 쇠고기 수입을 재개키로 확정하자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정치권과 농민단체는 “정부가 한미FTA를 추진하기 위해 미쇠고기 수입재개를 서두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 6월쯤 수입재개 전망 = 농림부는 지난달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발견된 광우병 감염 소의 나이가 최소 8세 이상은 된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는 작업장 승인 등 남아있는 수입 재개절차를 거쳐 오는 6월쯤이면 수입될 전망이다.

농림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현지 조사와 전문가 회의 등 확인작업을 거쳐 해당 광우병 소의 나이가 최소한 8세 이상인 것으로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에서 미국 내 사료규제조치가 취해진 98년 4월 이후 출생한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때만 쇠고기 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농림부는 미국 현지조사 결과, 해당 광우병 소의 △치근 노출 정도 △치아 표면의 무늬 △치아 마모도 등이 10세 이상의 소와 비슷했고 2004년 12월 가축시장 매매기록 당시에도 치아상태가 ‘SS(Short and Solid)’로 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SS는 해당 소의 나이가 8세 이상을 의미한다는 게 농림부의 설명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이번 광우병 감염소는 출생기록이 없고 뿔이 제거된 상태여서 치아감별법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이 추정 방법”이라고 말했다.

◆ “한미FTA 추진위해 서둘렀나” = 농림부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농민단체와 일부 정치권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이날 “이번 감염소는 출생기록이 없어 농림부의 나이 추정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치열조사방법은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간접적인 참고자료가 될 뿐이라는 것이 대다수 수의학자들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또 “EU와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광우병에 대한 식품안전대책으로 법률로 이력추적제(Traceability)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소의 출생기록조차 갖고 있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부실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더우기 미국 정부는 나이 추정의 주요한 근거가 되는 감염소의 머리뼈를 한국 정부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장해 은폐의혹까지 일으켰다고 강 의원은 주장했다.

또 지난 1월 한미양국은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정확한 나이의 입증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합의하고서도 오히려 한국이 나서 수입재개를 서둘렀다고 농민단체는 반발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는 6월 한미 FTA 본협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요식행위를 치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97년부터 실시 중인 ‘제한적 동물사료 금지정책’은 이미 영국에서 1988년~1990년까지 시행하여 2만7천마리의 광우병이 발생한 실패한 정책이며, 미국의 모든 농장이 1998년부터 즉각적으로 ‘제한적 동물사료 금지정책’을 100% 준수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농민단체는 또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나 농무부 감사관실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적어도 5차례에 걸쳐 미국 검역시스템이 불안전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수입재개방침에 대한 철회를 주장했다.

(내일신문 / 성홍식 기자 2006-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