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혐의' 가출 20대女, 4년간 PC방 전전· 성매매 악순환 반복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20대 여성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가출한 뒤 4년여 간이나 'PC방 전전, 성매매'라는 악순환을 반복했던 것으로 확인돼 각종 긴급구호대책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2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 폭력1팀 사무실. 임모(여·25·주거부정) 씨를 조사하던 김정집 경사는 임 씨의 사연을 듣고 안타까움에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임 씨는 지난해 11월 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모 모텔에서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허모(30) 씨와 성관계를 가진 뒤 50만 원을 훔치는 등 4차례에 걸쳐 200만 원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1일 밤 10시께 부산 수영구 모 PC방에서 경찰에 붙잡힐 당시 임 씨의 소지품은 겨울용 스웨터를 비롯, 입고 있던 옷과 1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전부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머니는 어릴 때 집을 나갔고 임 씨는 고교 2학년 때 중퇴했다. 20살 되던 해에 아버지마저 숨지면서 임 씨는 유일한 버팀목마저 잃었다. 가출한 임 씨는 4년여 동안 PC방을 집삼아 노숙생활을 했다. 수일간씩 PC게임에만 열중하다 좌석에 엎드려 잠을 자고 끼니는 컵라면으로 때웠다. 그러다 돈이 떨어지면 성매매에 나서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임 씨는 부산 중구 남포동 모 PC방 한 곳에서 8일간이나 지내다 25만여 원의 게임비와 식대 등이 없어 달아나기도 했다.

임 씨는 "교도소를 갔다와도 지금 이 생활 외에는 할 게 없을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국제신문 / 박태우기자 2006-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