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아이' 8배 늘었다

방임ㆍ정서ㆍ신체 학대 등 급증, 건강한 성장발달 심각한 저해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방치되는 아이들이 5년 사이 8배나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의 경우 건강한 성장 발달을 저해하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 확충과 가해 부모에 대한 상담ㆍ치료 의무화 등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실태 = 전남 아동보호기관이 지난 2001년부터 5년간 아동학대 사례유형을 파악한 결과 모두 1216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고의적이며 반복적으로 아동을 위험한 상태에 방치하는 방임이 441건(36.3%)으로 가장 많았으며, 정서학대 353건(29.0%), 신체학대 325건(26.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방임은 2001년 16건에서 2005년 133건으로 831%나 증가했으며, 점유율도 22.2%에서 33.3%로 점차 느는 추세를 보였다. 아동의 감정이나 기분을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정서학대 역시 지난 2001년 12건에서 142건으로 1183%나 늘었으며, 점유율도 16.7%에서 35.45%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신체학대는 2001년 38건에서 2005년 90건으로 236% 늘었으나 점유율은 52.8%에서 22.6%로 줄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 사례 = 미영이(가명ㆍ7세)는 아빠의 상습적인 폭언에 시달렸고, 한 때 죽음의 위험까지 직면해야 했다. 수시로 미영이를 감시하고 겁을 주던 아빠는 엄마의 외출마저 싫어해 부업 찾는 일도 금지할 정도였다. 이를 견디지 못한 엄마는 최근 아빠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격분한 아빠는 흉기를 가져와 어린 미영이를 위협했다. 다행히 아빠가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지만 미영이는 아직도 그 날 겪었던 무서운 일을 잊지 못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빠에게 이유없이 폭행을 당해왔던 동호(가명ㆍ4세)는 보호기관의 도움으로 최근 이모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직 완벽한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동호는 아빠가 갑자기 돌변해 휘두르는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됐고, 온 몸이 멍투성이가 돼 병원치료까지 받아야 할 정도였다. 정신질환으로 자신이 행한 학대 상황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아빠를 본 보호기관은 엄마를 설득, 결국 동호를 아빠로부터 분리시켰다.

△ 대책 = 전문가들은 아동학대가 지속될 경우 정신ㆍ육체적으로 건강한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위기가정의 아동과 가족에게 지역사회와 연계된 다양한 지원체계를 확충하고, 가해 부모들에게는 일정기간 상담이나 치료 등을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동에게는 크게 울거나 싫다고 소리를 지르는 등 학대 거부의사를 확실하게 밝히도록 하고, 현장에서 피하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교육도 권장되는 방법이다.

전남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방임 등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발달단계의 아동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인식, 사회 구성원 모두가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일보 / 김만선 기자 2006-4-21) 

가정폭력 부르는 알콜 중독

알콜중독으로 인한 가정폭력이 심각하다.

여성의 전화·가족폭력상담소 등에 문의를 오는 가정폭력의 대부분이 알콜에 의한 폭력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알콜중독으로 인한 가정내 폭력이 심지어 살인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어 이제 더 이상 술로 인한 가정내 폭력은 가정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범국가적인 문제로 커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알콜중독은 만성정신질환으로 처음에는 사교적으로 마시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중증질환으로 넘어가 행동장애, 경계선 장애 등을 일으킨다.

특히 췌장암, 간경화, 식도정맥류의 질병과 피를 토하기도 하며 치매증상이 나타나 자신의 전화번호도 잊어버리기도 하는 ‘질환’으로 분류된다.

알콜중독자의 가정폭력은 언어폭력으로부터 시작해 밀치고 뺨을 때리기도 하며 집기를 집어던지다가 걷잡을 수 없는 폭력행위로 심각하게 발전돼 결국 살인을 부르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월 12일 법원은 결혼후 10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A씨가 남편을 사망하게 한 사건에 대해 징역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마산시 A씨의 집에서 술에 취해 귀가한 남편이 각목으로 A씨의 머리와 목을 때리고 강제로 성행위를 하고 잠이 들자, A씨가 장롱안에 있던 넥타이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사망케 한 것.

또한 17년간 남편에게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B씨는 경찰에 신고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어 결국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해 지난 3월에 징역 5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민호기 한국알콜약물/가족폭력상담소 소장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받던 가족들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게 되고 아이들은 폭력을 보고 자라 분노가 잠재적으로 내재돼 있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살해하는 등 대물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소장은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행위로써 사회적·국가적인 문제”라며 “국민건강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의 알콜중독자수는 약 30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가정폭력은 유교적 관습과 쉬쉬하는 영향으로 피해 받는 가족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으나 사회가 이들 피해자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경찰에 신고를 해도 훈방조치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신고 후 더욱 심한 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일회성 폭력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지속되는 것으로 강력한 법적용을 통해 대처해야 하며 최우선적으로 피해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피해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4월 6일자로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것.

이 법은 지난해 홍미영 의원(열린우리당)이 대표발의한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우윤근 의원(열린우리당)의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정부가 제출한 ‘가정폭력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내용을 통합·보완한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피해자의 보호와 지원을 위해 협력체계의 구축 및 운영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가정폭력 피해자가 동반하는 가정구성원도 가정폭력관련 상담소에서 임시보호 등을 받도록 했다.

특히 보호시설의 종류를 단기보호시설(피해자등을 6월의 범위 안에서 보호하는 시설), 장기보호시설(피해자등에 대하여 2년의 범위 안에서 자립을 위한 주거편의 등을 제공하는 시설), 외국인보호시설, 장애인보호시설로 구분했다.

더불어 ▲보호시설의 업무를 피해자등에 대한 숙식의 제공 ▲심리적 안정 및 사회적응을 위한 상담 및 치료 ▲질병치료 및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기관에의 인도 등 의료지원 ▲수사기관의 조사 및 법원의 증인신문에의 동행 ▲법률구조기관 등에 필요한 협조와 지원 요청 ▲자립자활교육의 실시와 취업정보의 제공 ▲다른 법률에 의해 보호시설에 위탁된 사항 그 밖에 피해자등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일 등으로 규정하되, 장애인 보호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자는 동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지원하도록 한다 등이다.

홍미영 의원측은 “피해자의 보호가 목적으로 하루 빨리 시행돼야 하기 때문에 14일 정부이송후 공표 없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호기 한국알콜약물/가족폭력상담소 소장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NO”

민호기 한국알콜약물/가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제 더 이상 술로 인한 가정내 폭력은 가정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인 문제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칼로 물 베기라는 사회적 관습을 버려야 가정폭력이 사라진다고 덧붙인다.

TV 프로그램에서 알콜중독 및 가정폭력에 대한 자문역할을 맡고 있어서 인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민 소장은 본인 또한 알콜중독으로 인한 피해와 가정폭력을 당해본 사람.

이를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고 부르짖는 눈매엔 누구보다 더 당찬 결의와 의지가 엿보인다.

알콜중독자였던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난 후 재혼한 남편에게 조차 가정폭력에 시달린 민소장.

자신이 직접 당해봤기 때문에 피해자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그녀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피해여성 및 가족들을 대하고 있다.

민 소장은 가정폭력의 대부분이 알콜중독에 의해 일어난다며 이러한 폭력으로 인해 가족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것도 없고 배우자나 아이들도 혼란을 겪게 돼 결국 공동질환으로 발전하는 이른바 가족병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국가적으로 가장 근간이 돼야 할 가정이 파괴되고 있어 이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알콜중독자들은 가정에서의 역할, 배우자와의 관계, 부모자식간의 지켜야 할 것들을 잃어버리는 ‘경계선 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폭력을 유발시킨다고 했다.

부부간에도 본인 싫다고 하는데 하는 일방적으로 관계를 갖는 것은 엄연한 성폭력이며 이는 자녀에게로 향하기도 해 더욱 사회적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

가정폭력에 있어서 성폭력은 사회적으로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명확하게 근절시키는 강력한 법규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민 소장은 “알콜중독자들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입니다”라며 알콜중독자들을 전적으로 미워하지 않았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상담프로그램을 받지 못했고 또 사실상 방치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경찰로부터 가정폭력을 행사해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알콜중독자들의 교정·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민 소장은 “이들의 대부분은 뒤늦게, 일찍 이런 교육을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후회한다며 제도적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가정폭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과 피해자의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정폭력 대책법’-사단법인 서울강서양천여성의전화 제공

▲ 나의 주변에 가정폭력 피해자가 있다면...

1. 피해자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주십시오.

2.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3.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식으로 폭력을 부정하거나 최소화하지 마십시오.

4. 피해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십시오.

5. 피해자의 잘못을 찾아내어 비난하지 마십시오.

6. 피해자의 장점을 강조해주십시오.

7. 피해자가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계획하십시오.

8.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도움을 주십시오.

▲ 행동지침

1. 자신이나 자녀의 안전을 위해 피신한다.

2. 경찰(112)에 신고 하거나 이웃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한다.

3. 주변사람이나 이웃이 적극적으로 신고(112)한다.

4. 1366(여성폭력위기전화)이나 가정폭력 상담소에 전화를 한다.

5. 경찰이 왔을 때 피해사실을 정확히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받는다.

6. 가정폭력방지법으로 신고하여 처벌과 교정을 받게 한다.

7. 위험하여 피신 시에는 쉼터(일시보호시설)로 간다.

(메디컬투데이 / 이성호 기자 2006-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