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예산부족…갈길 먼 자주국방

올 연말까지 주한미군이 한국군에 넘겨줄 10대 특정임무 가운데 주야간 수색구조 임무와 전장의 근접항공지원 임무는 한국군의 능력 부족으로 주한미군이 계속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주한미군 측이 한국군에 이양할 예정이었던 주야간 수색구조와 전장의 근접항공지원, 작전 기상예보 임무 가운데 작전 기상예보를 제외한 두 가지 임무는 한국군의 여건상 현재로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주한미군 측에 이양 시기를 다소 늦춰주도록 요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두 가지 임무를 100% 이양받기 위해서는 최첨단 다목적 슈퍼헬기와 경공격기 도입 등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주한미군으로부터 임무 전체를 넘겨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최근 이 같은 입장을 미측에 전달했으며 이양 때까지는 주한미군 측과 공조해 임무를 수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사당국은 주간의 경우 한국군이 임무를 맡고, 야간은 주한미군이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 등으로 임무 이양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야간 수색구조 임무의 경우 현재 미 7공군의 33탐색구조대대 제1파견대가 맡고 있으며, 유사시 일본과 괌에 주둔 중인 미 5공군 33탐색구조대대가 한반도로 전개돼 실종 조종사 수색구조 임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당초 이 임무는 올 8월까지 공군의 제6탐색구조전대가 맡게 될 예정이었지만 주야간 작전 수행이 가능한 다목적 수색헬기의 필요성 등이 제기돼 임무 이양을 놓고 논란이 제기돼 왔다.

또 미 7공군 51전투비행단 25전투비행대대에서 맡고 있던 근접항공지원 임무 역시 올해 8월까지 오산 공군본부로 이관될 예정이었지만 관련 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주한미군 측이 계속 임무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공군이 지상군을 지원하는 근접항공지원용으로 갖고 있는 A-37B 경공격기가 베트남전을 전후해 도입된 노후 장비로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A-10기보다 성능면에서 떨어져 T-50 훈련기의 공격기 버전인 A-50으로 대체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이양 시기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이달 중순까지 이상희 합참의장과 버웰 B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전시작전권 한국군 단독행사 로드맵을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마련할지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을 담은 합의서를 교환키로 한 것과 관련, “실무선에서 계속 검토 중이며 아직까지 합의서가 교환되지는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우리 군에 이양되거나 올해 이양 예정인 주한미군 10대 특정임무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경비 ▲북한 장사정포 대응 화력전 ▲북 특수부대 해상침투 저지 ▲후방 화생방 제독 ▲유사시 신속 지뢰 살포 ▲매향리 사격장 관리 ▲수색·구조 활동 ▲전장의 근접 항공지원 ▲헌병 전환·순환·통제 ▲작전 기상예보 등이다.

(세계일보 / 박병진 기자 2006-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