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의 공장' 중국과 이웃하다 보니 …

한반도의 환경안보는 다섯 가지가 핵심이다. 대부분이 중국과 관련된 것이다. 중국은 연 10%에 육박하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문제에 대해선 무방비 상태다.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한반도가 받고 있다.

◆ 황사와 사막 = 중국발 황사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진다. 지난 '4.8 황사테러'나 2002년의 황사 습격 때같이 심한 황사는 노약자들의 조기사망과 호흡기 환자를 증가시킨다. 건강과 산업피해도 연간 1000억원이나 된다. 황사로 인해 야외활동이 중단되고, 황사피해에 대한 유.무형의 복구비용까지 감안하면 한 해 4조~7조300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 역시 자체 피해가 심각하다. 해마다 540억 위안(약 23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

◆ 산성비.수은 오염 = 2002년 한 해 동안 중국은 1926만6000t의 아황산가스를 배출했다. 2004년에는 2255만t으로 늘어났다. 한국과 일본 양국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20배 가까이 된다. 한반도에 떨어지는 산성비 구성물질(주로 황 산화물) 가운데 20% 이상은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전 세계 수은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편서풍이 불어오면 한반도 상공에서도 많은 수은이 검출된다.

◆ 해양오염 = 중국 주요 산업체의 40% 이상이 황해 연안에 집중돼 있다. 여기서 배출되는 폐수가 하천을 통해 황해로 들어간다. 황해는 반쯤 막혀 있는 폐쇄성 해역이다. 한번 들어온 오염물질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바닷물 속에 농축된다. 지난해 11월 중국 쑹화강에선 벤젠 유출사고가 발생해 러시아 쪽으로 흘러갔다. 중국에서는 이틀에 한 건꼴로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한다.

중국은 양쯔강 상류에 싼샤댐을 짓고 있다. 완공되면 제주 남쪽 동중국해로 유입되는 담수의 양이 줄게 된다.

◆ 핵오염 = 한반도 주변에선 원자력발전소가 집중 건설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40개의 원자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한국과 가까운 산둥반도가 중국 최대의 원전 밀집지가 될 전망이다.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한반도도 피해권역에 들어간다.

◆ 북한의 환경훼손 = 북한은 국토의 73%가 산림이다. 그러나 가뭄과 폭우, 병충해, 땔감 마련을 위한 벌목, 다락밭 개간 등으로 인해 1986~96년 사이 14만㏊의 숲이 줄었다. 서울시 면적의 2.3배 크기다. 이로 인해 임진강과 북한강 등 북한과 연결된 수계에서는 갑작스러운 홍수 피해도 우려된다.

(중앙일보 / 강찬수 기자 2006-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