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은 적' 간주 새 군사전략 실행<WT>

항모.핵억지력 등 증강, 中 신속 패퇴 목표

미국 정부는 위협적인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기 위한 과감한 새 전략을 수 년 전 마련, 지난 몇달간에 걸쳐 실행을 시작했다고 워싱턴 타임스지가 정통한 국가안보 관리들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001년 4월 미국 EP3 정찰기가 하이난다오(海南島)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 비상착륙한 사건이 일어난 직후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 모여 중국에 대한 이같은 새 전략을 비밀리에 짰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3개월에 걸친 추적 취재를 통해 `헤지 전략(Hedge Strategy)'으로 명명된 새로운 대중국 전략의 실체를 밝혀냈다며 부시 대통령이 지난 몇 달 사이에 승인한 첫단계 전략의 세부 내용을 게재했다.

고위 국가안보 관리들에 따르면 `헤지 전략'의 핵심은 아시아지역의 군사력을 집중 증강함으로써 중국의 적대세력화를 사전에 단념시키고, 유사시 분쟁이 일어났을 경우엔 군사력을 동원해 신속히 중국을 패퇴시키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를 위해 ▲중국 인근 지역의 전투태세 항공모함을 현재의 2척에서 4척으로 늘리고 ▲아시아 각국과의 군사동맹을 보다 긴밀히 하는 한편 공동 군사훈련을 개최하며 ▲괌기지의 전략폭격기 배치와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내용이 새 전략에 담겨 있다.

또 ▲중국의 장ㆍ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역내 및 국제 미사일방어체제 개발 ▲미군 특수부대의 일본 전진 배치 ▲중국의 미사일 타격권 내에 있는 오키나와 해병대 사령부의 괌 이전 ▲대중 억지력 확보를 위한 21세기 전략 핵탄두 재정비 ▲알래스카 공군력 증강 등도 주요 내용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이밖에 ▲아시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전폭기 개발 ▲우주로부터의 장거리타격 능력 개발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하와이, 한국, 오키나와, 괌, 싱가포르,호주 등에 설치되고 있는 합동훈련실험네트워크(JTEN)를 활용한 합동전투력 제고 ▲미군 병력의 중국어 능력 향상 ▲장거리 신속 이동이 가능한 군전투장비 개발 등도 포함돼 있다.

2001년 이 전략 수립 당시 상무부와 국무부 등에선 경제적 측면을 들어 중국을 위협으로 보지 말 것을 주장했으나 공산당 수호를 최고 목적으로 하는 중국군과의 군사교류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국방부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측은 중국에 대한 압박수단이 배제되고 미국이 군사적 대처수단을 갖추지 못할 경우 위협이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럼즈펠드 장관과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주도적으로 전략을 짰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연합뉴스 / 이기창 특파원 2006-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