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 헛된 꿈 뇌까지 병들게 한다

[도박중독]-바카라PC방 등 사행성 게임장 급증, 농촌지역 침투 신종 범죄 등 발생

경기불황과 극심한 취업난이 맞물리면서 한탕을 노리는 도박 중독자가 심각한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 도심 주택가에 집중돼 있던 사행성 게임장이 최근에는 농촌지역까지 침투하는 등 충북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독버섯처럼 번져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성인오락실, 카지노바, 바카라 PC방 등 사행성 게임장의 수는 480여 곳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무허가 시설을 설치해 운영하는 업소까지 포함하면 곱절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내 약국 수가 600여 곳인 점을 감안할 때 사행성 게임장이 어지간한 생활 관련 시설보다 훨씬 많다는 얘기고 이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사행성 게임장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취업난까지 가중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활비는커녕 용돈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30∼40대 가장들이 적은 돈으로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사행성 게임장에 출입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생계형 도박’ 사범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로또’로 대변되는 한탕주의가 대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등 전 계층에 걸쳐 유행처럼 번져있는 것도 불법 도박장의 양산을 부추기면서 ‘도박 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도박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자살을 하거나 가정이 파괴되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최근에는 사회 양극화 조장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국민의 여가문화를 확대시킨다는 취지로 도입한 경품용 상품권 제도도 도박 산업을 키우는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 확충을 위해 시행한 제도가 역으로 직격탄이 돼 돌아온 것이다.

도박 산업 자체에만 문제가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도박 산업이 농촌 마을까지 확산되면서 이에 따른 신종 범죄 또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도박장에 발을 들였다가 가산을 탕진해 자살하는 사건이 이어지는 데다 감지시스템이 엉성한 성인오락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위조지폐가 등장하는가 하면 위조 상품권이 난무하고 환전소만을 노리는 강도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사행성 게임장을 중심으로 지능형에서 강력형까지 신종 범죄가 파생되는 ‘범죄 백화젼인 셈이다.

도박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는 속칭 ‘가위·바위·보’ 게임이 동심을 유혹하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판을 치고 있으며 성인들은 성인오락실, 카지노바, 바카라 PC방 등을 통해 합법을 가장한 도박을 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주된 대상이었던 온라인 게임에서의 현금 거래가 성인들에게도 나타나는 등 ‘인터넷 대국’이 ‘온라인 도박천국’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도박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면서 도박중독으로 인해 파생되는 병폐를 해소하기 위해 쏟아 붓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 또한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사행성 게임장이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존 영세상인들이 업소를 정리하고 게임장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며 시장균형을 무너뜨리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박갑식 법무부 정책재단 한국소년보호협회 충북지회 사무국장은 “갈수록 비대해지는 도박산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빛일보 / 박성진 기자 2006-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