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개방을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진보정치연구소, 민주노동당 원내 진출 2주년 한미FTA 토론회 개최

민주노동당 내 진보정치연구소는 11일 원내 진출 2주년 기념으로 현안 쟁점인 ‘한미FTA 와 한반도의 미래구상’의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심상정 의원의 사회로, 장상환 진보정치연구소 소장의 기조발제를,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 교수,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 교수,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FTA 기획단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갑론을박 논쟁이 펼쳤다. 특히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정태인 전 청와대비서관은 청중으로 참석해 ‘졸속 추진’에 대한 정부의 행보를 따져 묻고 대책을 촉구하는 발언자로 가세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다수 많은 이견들 가운데 (1) 협상 졸속 투진의 배경과 목적을 알 수없다. 중장기 계획 변경 이유가 뭐냐 VS 충분한 사전 협의와 준비가 있었다 (2) 정부의 ‘동북아시대’라는 지역주의 외교전략의 혼선 및 동북아 냉전 재편이다 VS 한미FTA한다고 중국과의 외교를 단절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게 대안은 있다 (3) 제조업 공공서비스 개방의 쟁점-의료영리법인화 최악의 사태 초래할 것이다 VS 미 무역대표부 USTR 등 어느 보고서에도 영리법인이 명시되고 있지 않다. 기우다. (4) 무역촉진권한법 연장가능하다. 협상시한에 쫓길 필요 없다 VS 자동연장이 안될 수 있다. 시한에 쫓기지 않더라도 법안의 유효성이 있을 때 협상을 하겠다 등 이 핵심 쟁점, 입장 차로 드러났다. 결국 이 입장차들만을 드러낸 채 토론회는 마무리 됐다.

그러나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는 “각계각층의 이해와 요구 수렴 절차가 생략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에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또한 토론자들은 식물 국회를 넘어, 비밀첩보작전을 수행하는 독불장군 정부가 아닌 이해 당사자들과 ‘진정한 협의’를 정부에 주문했고 최소한 현재 권영길 의원이 대표발의한 ‘통상협정의체결절차에관한법’처리 후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장상환, 한미FTA는 현금주고 부도 위험성 높은 어음 받는 꼴

기조발제를 한 장상환 소장은 “한미FTA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진기지로의 한국 시장 장악력 강화 방안”이라고 규정하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지배력을 높이려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성장을 통한 분배의 개선의 논리에 근거한 정부는 개방을 통해 성장을 강화시키는 방향 선택했다”고 지적하며 “외환위기, 이후의 분배 왜곡, 양극화 심화의 결과가 나타났다. 역사적 경험으로 성장을 통한 분배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미FTA는 이런 한계의 예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한국 정부가 한미FTA를 추진하는 것은 현금을 내주고 부도 위험성이 높은 어음을 받는 꼴”이라고 비유 설명했다.

협상 내용과 관련해서는 ‘공공서비스’영역에 방점을 찍으며 “정부는 ‘외부 충격’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며 △연금, 의료보험 등 금융시장의 추가적 개방과 정부의 금융규제, 감독권이 약화 될 것 △공공서비스 시장- 교육, 의료업, 환경, 에너지 등 시장화 및 민영화 추진 될 것 △통신 방송의 소유제한 철폐, 지분 제한 완화 △외국통신사 국내 진출 허용 - 정부조달의 규제완화 및 자유화를 요구할 것 등의 예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종결로 장상환 소장은 “한미FTA는 미국과 중국간의 대결 구도를 강화 시켜 한반도 긴장과 갈등을 심화 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협상을 중단하고, 인근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한 후에 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권영길 의원이 발의한 통상절차법과 무역조정지원법 서둘러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상 이슈만 정리되면 타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VS 국회는 잠을 깨고, 한미FTA 관련 국정조사 요구해야 한다

정인교 교수는 “지나치게 현실을 왜곡하면 정부 관계자들이 영향을 받는다”며 “반대가 능사가 아니라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 발제를 반박했다. 정인교 교수는 “미국과의 경제협력이 강화되야 하고 FTA를 의미있는 국가와 다수 체결해 나가는 것이 경제 허브로 나가는 길”이라며 “한미FTA는 그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칠레FTA 경우 협상 기간은 오래 걸렸으나 진정한 협상은 협상 이슈가 정리된 4-5개월 정도”라고 설명하며 “협상 이슈 정리되면 타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정부의 협상 기한이 짧다는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논지로 일축했다.

특히 “한미FTA와 관련해 반미 이념적인 대결 구도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나타날 것으로 다들 짐작했던 부분”이라며 “이런 내부 갈등이 빨리 마무리 지어져야만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정인교 교수와 다른 입장을 보인 이해영 교수는 “참여 정부가 일방, 졸속으로 협상을 추진할 경우 강력한 국민 저항은 불가피하고, 사회갈등, 해체는 참여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며 사태 책임의 소지를 분명히 하며 토론을 시작했다.

이해영 교수는 미 무역조사국 보고서에 명시되고, 국내 언론에 보도된 4대 현안을 들며 “국회가 통상에 관한한 ‘식물 국회’인 상황”임을 지적하고 “국회가 나서 4대 현안이 아무 댓가 없이 추진되었는가에 대해 분발해서 국정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상절차법은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실무적이고 실질적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외교통상부는 ‘혼란 초래’를 얘기하는데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통상절차법 요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아니라 오히려 외교통상부 다”고 비판하며 국회가 좀더 진지하게 통상절차법안을 처리해 줄 것 요구했다.

그리고 “한미FTA는 수출-> 생산증가-> 성장 증가-> 고용촉진-> 소득 증진의 경제 선순환의 고리가 갈수록 약화되거나 종국적으로 망가질 것”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NAFTA협정을 체결한 이후의 멕시코를 들었다. 이해영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나프타 체결 이후 멕시코 수출 폭증했다. 그러나 실질 증가율은 1% 정도로, 멕시코 5대 수출기업중 3개가 미국 기업이었고, 6번째 수출기업이 HP였던 상황. 결국 미국은 NAFTA를 통해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기반해 자동차 및 거대 기업들을 멕시코에 공장 세워 다시 미국에 수출하는 형태였던 것으로 이는 ‘기업내 무역의 형태였던 것’이다. 멕시코에서 수출을 주도했던 것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었고,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도 미국 다국적 기업 이었던 셈이다.

이어 전략적 대상이 되고 있는 서비스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의 절반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미국과FTA를 체결하면 이 수준이 상승하는가”를 반문하며 “무차별적인 신자유주의 개방이 경제에 득이 될지 의문이다”라고 강변했다. 특히 오히려 개방이 필요한 부분은 영어 협상에 취약한 정부 기구와 대통령이라며 “정부 부터 개방하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덧붙여 CGE 분석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진보정치연구소에서 별도의 독자적 거시 경제 분석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의 독주를 막고 협상 최대 지연전술을...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최태욱 교수는 한미FTA와 관련해 정치사회적 혼란 가능성 부분에 대한 지적과 정부의 외교 혼선으로 인한 우려의 시각을 밝혔다.

최태욱 교수 “한미FTA가 체결되면 농업, 서비스 산업, 상당수 제조업도 타격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만큼 저항도 커질 것인데, 과연 정부가 극복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라며 “보상 제공능력이 없다면 혼란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반문했다.

보상능력과 관련해서도 “사회안전망 체계, 복지체계가 잘되거나, 보상체제가 완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이 체계가 저급한 수준”이라며 OECD 국가 중 꼴지임을 나타내는 자료를 예로 들었다. 또한 최근 국회를 통과한 무역조정지원법의 예산과 관련해 “1년에 2천억 정도의 규모로 피해 제조업을 보상 하겠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단기보상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외교정책에 대한 부분에 있어 “한국 정부는 동아시아 공동체에 대해 많은 기여를 했고 동아시아 지역주의를 상위로 두며, 3대 국정 과제로 ‘동북아 시대’를 최상의 목적으로 뒀는데, 한미FTA가 동아시아 발전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장애가 되고 있는 건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한미FA개시 선언이,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미일 삼각구도 강화’ 구조로 “동북아의 새로운 냉전 구조로 등장하게 될 것”을 경고했다.

종언으로 최태욱 교수는 “이미 개시를 선언한 상황이니 가능한 시간을 끌어 사회저항에 대해 대책도 세우고, 외교 정책도 가다듬어야 한다”며 “정부의 무리한 독주를 막는다면 그 시간을 늘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류가 빈번하니 장벽이 불편하다, 교류가 많은 곳에서 당연히 FTA가 이뤄지는 것

정부입장을 대변해 토론자로 참석한 이해민 단장은 ‘왜 대상이 미국인가’에 대한 정부 입장 설명에서부터 시작했다.

“한국은 2003년 거대 선진국과의 FTA추진을 목표로 대상 국가들을 선정했다”며 “양국간의 교류가 빈번한데 장벽이 있어 불편하니, 국가가 나서 장벽을 철폐해 주는 것으로 교류를 활성화 하자는 것에 목표가 있다. FTA도 교류가 많은 곳에서 이뤄져야 하고 그러니 FTA 추진 목표로 미국과 일본, 아세안 등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간 미국과의 통상현안 마찰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국과 한국간의 경제 통상 문제 이슈는 다 정리된 상태”라고 진단하며 “한국이 칠레와 협상을 하는 것과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강변했다. 또한 “정부가 미국과 FTA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비난의 쟁점이 되었을 것”이라며 일본이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자 ‘한국정부는 뭐했냐’는 비난과 함께 외통부 감사를 받은 전례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이해민 단장은 “2주일에 한번씩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열리고 있고 재경부 차관을 중심으로 한 주간 점검 미팅이 매주 열리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하며 “한미FTA는 협상 타결을 넘어 양국의 의회가 동의해 ‘발효’가 된다는 것이 가진 의미가 더 클 것”고 강변했다.

청와대 생활 2년, 재경부 뿐만 아니라 외통부도 거짓말을 잘하네

이날 청중으로 토론회를 참관한 정태인 전 비서실장에게도 발언의 기회가 주어졌다. 정태인 비서실장은 “청와대 생활 2년에 재경부가 거짓말 잘하고, 문제점을 잘 회피해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외교부와 재경부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해민 단장에게 질문형 주장을 쏟아냈다.

정태인 전 비서실장은 “2004년까지만 해도 한미 FTA는 중장기계획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며, 2005년 사직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보고가 안된 이유는 FTA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회의들이 FTA를 그 전제로 논의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당시 대통령의 관심사안은 한일FTA였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관련 정책연구원의 공동연구에서 조차도 한미FTA가 전제되지 않아 계획도, 준비도, 양허안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며 정부에 사전 협의나 보고가 없었음을 들었다. 또한 의료문제를 예로 들며 "미국자본주의의 이식은 세계 어느나라도 가능하지 않았는데 우리정부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추종하고 있고 한미FTA도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장에 있는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하였다.

이해민 단장은 '기우다' 라고 주장했으나 정태인 전 비서실장은 "중국의 각종 언론들은 한미FTA가 ‘중국 포위론의 일환"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래의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보다 큰 목표에 위배되는 전략이다"라며 "한일FTA도 중단된 다음 다시 연구 시작했는데 한미도 충분히 준비하고 치밀한 준비 후 처리해 나가는 것이 옳다. 12월로 잡고 급속히 처리하려면 뒷감당은 누가 할 거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혜민 단장은 이에 "USTR 보고서 등 그 어느 곳에도 미국 의료 영리법인화를 적시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하며 병원 영리법인을 요구할 것이라는 각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한미FTA는 그간 2년간의 쟁점이 아니라 94년 나프타 체결 이후 향후 FTA 추진 대상국으로 한국, 칠레, 싱가폴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적이 있다. 이는 한미FTA가 일본, 칠레와 다른 조건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민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은 지난 98년부터 2001년 까지 BIT투자협상을 해왔고, 통상점검회의를 분기별로 해 왔기 때문에 이슈가 이미 다 드러나 있는 상태라는 것. "사전 준비없이 추진했다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졸속 추진 주장을 반박했다.

정인교 교수도 거들고 나섰다. 한미FTA 협상이 궤도에 오르면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인교 교수는 "현재 모든 분야가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중간의 문제점들이 확대되기 보다는 해소되는 방향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며 본인은 한미 FTA관련한 중장기 과제에 대해 가변적일 수 있겠다고 얘기한 바 있고, 작년에도 어떤 세미나 자리에서 한미FTA를 중장기에서 단기로 넘길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며 한미FTA에 대해 상당한 논의가 되고 있었고 본인은 계속 주장해 왔는데 정태인 비서실장이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 "이상하다"며 몰아세우기도 했다.

관련해 이해영 교수는 의료 영리법인화가 USTR 보고서 통보서에 직접적으로 언급돼어 있지는 않지만, USTR 보고서에는 ‘미국의 국내법과 동일한 기준의, 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에서 미 국내법과 동일한 수준이 보장 되도록 요구하겠다’라는 문구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의료 법인이 한국에 투자를 할 경우 미국의 국내법 기준에 걸맞는 영리법인 요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투자 부분에서 미국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국내 의료시장의 영리법인화는 당연한 수순인 셈이다. 이런 주장에 사회를 보던 심상정 의원도 의견을 덧붙였다.

심상정 의원은 "미국측의 요구가 있냐 없냐도 중요하겠지만, 의료 개방 정책은 일관된 참여 정부의 정책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미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제주특별자치도 등에서 의료부분을 외국자본에 상당부분 개방한 상황이다. 심상정 의원은 "미국측의 요구 보다는 참여정부의 의지가 FTA의 요구와 맞물려 의료개방이 속도를 갖게 될 것"이라는 비판적 문제의식을 전달했다.

이어 정태인 전비서실장은 "미국의 명시적 요구가 없으니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안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마지노선인가"를 되묻자 이해민 단장은 "자신 권한 밖의 문제"라며 답을 회피했다.

토론회를 마무리 하며 최태욱 교수는 "사석이던 공석이던 한미FTA 관계된 사람들은 국민을 위해 하고 있으니 믿어달라고 말하는데,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며 협상 개시 선언 전에 정부가 해제한 선결 조건 4개, 한미FTA 통상절차를 마련한 과정을 파행 처리한 것, 미국 국내법 일정에 쫓겨 다니는 것, 이제 협상 구성하거나 이메일로 의견 달라고 하는 것등을 들며 "국민들은 답답하다"며 정부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했다.

(참세상 / 라은영 기자 2006-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