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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둘러싼 `진실공방`
- 공청회도 거치지 않은 FTA협상개시 선언은 `무효`
- 한·미 FTA 기대효과 데이터 조작·은폐 의혹도 제기
최근 한·미 FTA의 기대효과를 둘러싼 비판적인 시각이 대두되면서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부각시켰던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필두로 각계 각층의 인사는 물론 여당내에서까지 한·미 FTA의 기대효과에 대해 의심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한·미 FTA전반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 해왔던 국책연구기관의 한·미 FTA 기대효과 데이터가 은폐 또는 조작됐을 가능정이 제기되면서 한국과 미국간의
FTA체결 이후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다.
◇ 한·미 FTA, 처음부터 `삐그덕`..공청회 무산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한·미 FTA는 절차적으로도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공청회가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개시를 선언했다"며 각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외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전에` 공청회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권 의원은 공청회와 대외경제장관회의가 각각 같은 날 오전과 오후로 계획돼 있었던 점과 해당 책임자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리 미국에서
미국과의 협상 개시선언을 준비하고 있었던 점 등을 지적한 것.
따라서 공청회가 무산됐으므로 한·미 FTA 협상개시 선언은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라 절차상의 요식행위만 거친채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것이 권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순조롭게 공청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그러나 절차상의 규정에 따라 공청회를
열었고 공청회 결과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출장중인 통상교섭본부장 대신 통상교섭조정관이 제대로 보고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 사라진 무역수지 데이터, 축소(?)돼서 재등장
한·미 FTA협상 개시에 대한 의혹은 절차상 문제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부가 제시했던 장밋빛 미래의 근간이었던 국책연구소의 데이터에서도
제기됐다.
권 의원은 "지난 1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서는 한 ·미 FTA 체결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51억달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3월초에 재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이 부분이 삭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또 "이후 3월말에 다시 발간한 `생산성 증대 효과를 고려한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서는 분명 지난 1월에는
51억달러이던 무역수지 감소분이 47억달러로 축소돼 있었다"면서 "이는 한·미 FTA 체결로 인한 대미 무역흑자 감소분이 51억 달러에서 73억
달러로 늘어나자 이 수치를 47억 달러로 조작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권 의원은 "이는 정부 고위층의 압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부총리는 "절대 조작이 아니다"라면서 "지적한 숫자들은 KIEP에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생산성 증대효과 등
여러 전제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으로 하여금 설명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데이터 조작의혹을 받고 있는 KIEP의 공신력에 대한 문제제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9일 `한·미 FTA를 체결해도 수출경쟁력 제고를 장담할 수 없다`는 내용의 방호경 연구원의 논문이 KIEP홈페이지에 게재돼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KIEP측은 이날 황급히 홈페이지에서 해당 논문을 삭제한 것.
KIEP측은 "`월간 KIEP 세계경제 4월호`에 실을 예정인 방 연구원의 보고서를 내부에서 잘못 올린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책임있는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국책연구기관의 단순 실수라고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이데일리 / 정재웅 기자 2006-4-12)
한미 FTA 수치 조작 지시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1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작성한 '한미FTA 체결시 경제적 효과' 란 연구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은폐,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날 권영길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더욱 놀랍게도 정부의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열려 이 수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보받았다고 말했다.
1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신율 저녁 7:05-9:00) 프로그램과 인터뷰한 권영길 의원은 그 "제보자의 뉘앙스에
따르면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한 "정부의 관계 기관 대책회의가 열렸고 이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수치를 조작한 회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권의원은 "상식적으로 국책 연구원은 어쨌든 국책 연구원"으로 "연구원은 학자인데 학자가 아무런 지시 없이 수치를 바꿨다고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제보자의 제보에 신빙성을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권의원은 이 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에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발표하면서 '대미무역수지' 항목을 누락하고 GDP 7%
상승이란 장미빛 전망만 발표한 '은폐'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대미무역수지 흑자가 지금의 절반 정도 감소해 73억 달러가 감소하는는데 이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의원은 "국민들 모두가 한미 FTA를 시행하면 무역수지가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반 정도
줄어들는 게 국민에게 알려질 경우 정부 입장이 곤혹스럽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의원은 또 이런 은폐 의혹에 이어 나중엔 73억 무역수지 흑자 감소폭을 47억 달러로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권의원은 "보고서를
보면 다른 항목은 다 똑같은데 무역수지 73억 달러 감소 부분이 47억 달러로 되어 있다"며 "변수가 달라지면 다른 항목도 달라져야" 하는데
무역수지만 바뀌었기 때문에 조작 의혹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점과 관련해 권의원은 사실 관계 규명은 쉽다고 말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변수를 다 넣고 (다시) 작동시키면 조작 여부나 여러 상황"은 손쉽게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핵심적인 문제는 정부 관계 기관들이 수치 조작을 지시했다는 회의의 존재 문제이다. 권의원은 이 수치 조작 회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부가 책임질 문제라며 "경제 부총리가 될 수도 있고, 지시한 사람이 있다면 지시한 기관의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특히
권의원은 한미 FTA 추진과 관련해 "대통령도 '수출이 잘 되고 다 좋다, 다만 문제가 되는 서비스 분야는 경쟁력을 키워가면 된다'고 했는데
제조업 분야와 서비스를 합쳐서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얻는 게 없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 대외정책연구원의 한미FTA 수치가 조작됐다고 하는데?
조작됐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 조작 이유는 '72억 달러 적자가 난다는 걸 빼고 발표했다'는 것?
그렇다. 정확히는 무역수지 흑자 감소다. 현재 대미 무역수지가 73억 달러 감소한다는 건 큰 문제다. 왜냐면 대미 무역수지는 흑자 150억
달러인데, 한미FTA를 체결해서 시행되면 150억 달러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절반으로 줄어드는 걸 의미한다. 이같은 수치가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한미FTA를 추진하는 정부 입장이 곤혹스러워진다. 국민들은 한미FTA가 시행되면 우리 무역수지가 개선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출이 활성화되고, 수입도 늘어나도 무역수지는 많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 다른 수치는 변하지 않는데 무역수지만 47억 달러로 흑자가 감소된다는 데이터도 대외정책연구원에서
나온 것인가?
그렇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게 무역수지인데, 이게 왜 빠졌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더니, 그 다음에 '생산성 증대를 고려해서 무역수지가
이러이러하게 됐다'는 자료를 보내줬다. 그런데 며칠 전에 내가 다시 자료를 입수했다. 이게 사실 원래의 보고서다. 원래의 보고서를 보면 다른 건
다 똑같은데 무역수지 73억 달러 감소 부분이 47억 달러로 되어있다. 그래서 조작이라고 보는 것이다. 만약 73억 달러가 47억 달러로
바뀌었다면 변수가 달라지는 것이므로 다른 항목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다른 모든 수치는 똑같은데 무역수지만 바뀌었다.
- 조작된 근거가 청와대나 다른 기관의 근거 자료로 보고되었나?
그건 내가 판단할 수 없지만, 다른 제보를 받은 건 있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발표된 자료가 문제가 되어서 이른바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이 대책회의가 수치를 조작하는 회의가 아니었느냐 라는 추측을 하면서 나에게 제보했고, 이것을
국회 차원에서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했다.
- 대책회의에는 누가 참여했나?
공식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관계자들이라고 한다.
- 관계자들이라면 관계 정부기관 사람들을 의미하나?
그렇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정부 관계 사람들이라는 말이었다.
-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얘기하는 건가?
제보자가 정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였다.
- 어떤 의혹을 갖고 있나?
오늘 내가 한덕수 총리 대행에게 "정부는 조작이 아니라고 항변할 것이다. 그런데 일련의 발표된 자료를 보면 조작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양 주장이 팽팽히 맞서기 때문에 국민들 앞에서 검증 절차를 거치자"고 말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건 밝혀질 수 있다고 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변수를 다 놓고 작동시키면 조작 여부나 여러 상황을 밝힐 수 있다고 한다.
- 만약 조작이라고 밝혀진다면 누가 책임져야 할까?
일차적으로는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책임져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책임져야 한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체 판단으로 조작한 걸까,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조작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 국책 연구원은 어쨌든 국책 연구원이고, 정부의 지시에 따라 연구 아이템도 만들고 때로는 정부가 요구하는
자료를 억지로 만들어내긴 하지만, 그래도 연구원은 어쨌든 학자다. 학자가 아무런 지시 없이 수치를 바꿨다고는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 만약 조작이 있었다면 조작을 지시한 사람이 제일 책임이 크지 않을까?
물론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검증해야 하고, 제보자의 제보가 확실한지를 계속 추적해봐야 할 것 같다.
- '정부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 경제 부총리를 말하는 건가?
경제 부총리가 될 수도 있고, 지시한 사람이 있다면 지시한 기관의 책임자가 될 것이다.
- 한미FTA는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할까?
절차상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한미FTA 협상은 추진 절차 규정 자체도 어겼다. 그리고 정부가 공개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국책 연구기관이니까
정부의 발표라고 봐도 된다. 이 자료 자체도 조작됐다면 정부 이야기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은 바꿔 말한다면 한미FTA 협상이 우리에게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수출이 잘 되고 다 좋다, 다만 문제가 되는 서비스 분야는 경쟁력을 키워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조업 분야와 서비스를 합쳐서 무역수지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얻는 게 없는 것이다.
- 규정은 어떻게 어겼다는 것인가?
미리 공청회를 하도록 되어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공청회를 한 날짜가 2월 2일인데, 바로 그 날 한미FTA 협상 개시를 결정
의결하는 대외경제장관회의가 열렸다. 그리고 이 규정에 따라서 공청회 결과를 대외경제장관회의에 보고하도록 되어있다. 한미FTA 협상 추진 위원장인
통상교섭본부장이 하도록 되어있는데, 통상교섭본부장은 그 때 미국에 가있었다. 공청회 하고 대외경제장관 회의 열리는 그 때 미국에서는 이것을
발표하는 것이다. 이건 미리 공청회 한다는 걸 어긴 것이고, 대외경제장관회의의 의결 절차도 요식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 국회가 통상협상에는 통제권도 전혀 없다는 게 맞나?
미국은 미국 국회가 FTA협상을 검증하고 사후 인증하는 권한을 갖는다. 이번 한미FTA를 보더라도 미국은 90일 동안 사전검증을 하고
있다. 그것이 끝나면 협상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한다. 그리고 협상이 이뤄지면 사후 90일 동안 검증을 한다. 모든 내용을 국회가 검증하고
동의하는 절차를 갖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CBS 노컷뉴스 2006-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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