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폭풍'' 중국 강타

중국 북부와 서북부에 올 들어 최대 황사폭풍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곳곳에서 황사폭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으며, 베이징에는 2002년 이후 가장 심한 공기오염 사태가 빚어졌다.

11일 중국 중앙기상대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황사폭풍이 일면서 북부와 서북부 도시들은 가시거리 10∼300m의 황사 늪에 빨려들고 있다. 특히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에서는 초속 50m에 달하는 강풍까지 몰아닥치면서 7일 이후 1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지역마다 기상특보를 내보내며 외부 출입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중국에서 황사로 뒤덮인 지역은 신장 남부의 분지와 간쑤(甘肅)성 중서부, 네이멍구자치구 등이다. 중앙기상대는 이들 지역에서는 시베리아 지역으로부터 불어오는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메마른 땅에서 심한 황사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실크로드의 도시인 신장 투루판(吐魯番)과 하미(哈密) 지역에는 10일 초속 51m에 달하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황사 회오리가 일었다. 이 같은 강풍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버스와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실크로드 관광에 나선 2000여명의 중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의 발이 한때 묶였다. 간쑤성 란저우(蘭州)에는 황사폭풍 경보가 내려지고, 실크로드 도시인 장예(張掖)에는 10일 오후 가시거리 10m의 황사폭풍이 몰아닥쳤다. 최악의 황사가 몰아친 네이멍구 동부지역에서는 7일 새벽부터 불기 시작한 초속 28m의 태풍급 황사폭풍으로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또 500두의 가축도 죽었다. 베이징에도 황사와 스모그가 뒤섞인 최악의 대기오염 사태가 8일부터 나흘째 계속됐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9일과 10일 대기상태를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500㎎/㎥로 오염 수준이 가장 위험한 5등급으로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세계일보 / 강호원 특파원 2006-4-12)

“8일 황사, 이례적 코스 아니다”

黃砂전문가 정용승씨 주장
평소 황사 10%가 북한 거쳐 내려와… 오늘 황사 약할듯

8일과 같은 ‘최악의 황사(黃砂)’가 한반도로 접근할 경우 우리 기상청은 속수무책으로 또다시 당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8일 황사가 ‘이례적인 경로’였다는 기상청의 해명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 8일 황사 코스는 이례적이 아니다

8일의 황사 예보에 대해 기상청 박광준 예보국장은 11일 “북한을 거쳐 내려오는 황사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경로가 아니어서 (예보가) 어려웠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다.

이 주장은 사실일까. 황사 전문가인 한·중 대기과학연구소 정용승 소장에 따르면 황사의 이동 경로는 크게 4가지다. 첫번째로 고비사막,허베이성(河北省),산둥(山東)반도,서해,한반도 코스로,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폭과 길이가 대략 1000~3000㎞로 큰 편으로 발원지에서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시간은 대략 36~48시간 정도다.

두번째는 내몽골고원 동부,만주,북한,한반도 코스. 지난 8일 한반도를 강습한 황사는 고비사막에서 발생했지만 내몽골 고원 남부를 지나며 이 경로를 따랐다. 정 소장은 “이런 이동 경로를 따르는 황사는 전체의 1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기상청의 ‘이례적’이라는 설명은 맞지 않는다. 정 소장은 “이번 황사는 중부 지방의 기류가 급격히 상승·하강하며 2~3㎞ 상공의 미세먼지를 확 쏟아내 피해가 더욱 컸다”고 말했다.

세번째는 고비사막,동남 방향 이동,중국 내륙을 휩쓰는 형으로 전체 황사의 20%를 차지한다. 타클라마칸 사막과 알타이 산맥 동부 사막에서는 황사의 30%가 발생하지만 이동 시간이 길어 오는 도중 적지 않은 먼지 입자가 땅에 떨어진다.

◆ 8일 코스에 기상청은 대책 없다

문제는 이번과 같은 이동경로를 거쳐 한반도에 오는 황사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한국에는 없다는 것이다. 육안(肉眼) 관측이 불가능하고 북한측 자료가 입력되지 못해 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수퍼컴퓨터도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정지기상위성인 앰셋-1알(MTSAT-1R)과 미국 해양기상관측위성인 노아(NOAA)도 관측 지역이 구름 등에 가려져 있을 경우 황사의 이동 경로를 정확히 알아낼 수 없다. 특히 야간에는 역할이 제한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8일 몰려온 최악의 황사 같은 코스의 황사에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 곳곳에 육안으로 관측하고 황사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관측소를 설치해야 하는데 현재 남북한의 ‘황사 협력’은 전무한 상태다.

◆ 12일 황사는 수퍼급 아니다

한편 12일 우리나라에 또 한 차례 황사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 8일과 같은 ‘수퍼급’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날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주리헤(朱日和) 지역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PM10)가 2000㎍/㎥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며 “12일과 13일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려 황사가 발생해도 그 강도는 크게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 채성진 기자 2006-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