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는 이라크파병 ‘닮은꼴’…노대통령,與 반발에 ‘적과의 동침’
현 집권층에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고차방정식과 같다. 친노(親盧)세력의 균열과 양극화 해법,
5·31 지방선거, 그리고
한나라당과의 관계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 범(凡) 여권세력 이탈과 멀로니 = 여권 핵심 관계자는 10일 “한·미 FTA는 (정권에게) 위험하기는 하지만 걸어볼만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고위관계자의 측근은 “쌀 협상 비준 동의안도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한·미 FTA에서 대중적 이해관계가 걸린 대목은
스크린쿼터 축소 등 일부에 불과하다”며 “현재의 반대 목소리도 소수 지식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과거 삼성이
반도체를 개발한다고 할 때 주변에서는 무모한 짓이라고 반대했지만, 지금은 대한민국을 먹여살리고 있지 않느냐. 한·미 FTA가 성공하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는 일대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인식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비롯한 일부 친여 인사 및 단체의 반대를 뚫고 한·미 FTA를 강행할
것임을 확인시켜준다. 다른 여권 인사는 “노 대통령의 성격상 한·미 FTA로 정권이 망한다고 해도,
방향이 맞다면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노 대통령은 “1989년 집권한 캐나다 멀로니 총리가 조세개혁법안을 통과시킨 결과 소속 정당은 169석에서 2석만 남기고
전멸했다. 당을 몰락시켰지만 미래를 내다보며 국가 재정을 구한 정치지도자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강조한 바 있다.
◇ “한나라당과 그 지지층은 반대하지 못할 것” = 우리당은 이 문제를 다음달 31일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는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꺼내지
않기로 했다. 괜히 여론을 자극해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한·미 FTA에 부정적인 여당 의원들을 설득할 시간도
필요하다. 핵심 당직자는 “이라크 파병 때와 같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여권내 반발에 대해 “당정간에 항상 의견이 일치해야
하고, 여권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라크 파병 논의 때 청와대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듯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전개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역으로 여권에서는 추진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대놓고 반대하지는 못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당 관계자는 “보수우파인 한나라당과 그 지지세력은
한·미 FTA를 찬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만 본다면 우리에게 우군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협상 과정은 투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 양극화와의 함수관계 = 노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 3주년 산행때 남은 임기를 한미 FTA 추진과 양극화 해소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권 인사들은 이 두 문제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당 의원은 “FTA 체결은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체결로
이익을 보게 되는 대기업들이 손해를 보는 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의 부 환원이나 기부를 제도적으로 뒤받침해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데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일보 / 한민수 정승훈 기자 2006-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