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 전 靑비서관 “재경부·외교부,거짓말·문제회피 제일 잘해” 설전

“졸속처리하면 뒷감당은 누가 하나.” “사전준비가 안됐다는데 동의 못한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기획단장이 11일 한·미 FTA 추진을 놓고 맞짱을 떴다. 진보정치연구소가 국회에서 개최한 ‘한·미 FTA와 한반도의 미래구상’ 토론회에서다.

연일 청와대와 행정부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내온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생활 2년 하면서 재경부가 거짓말과 문제 회피를 제일 잘 하는 줄 알았더니 외교부도 비슷하다”고 공박했다. 그는 “한·일 FTA와 관련해 정부 보고서만 26개, 민간보고서까지 포함해 100여개가 대통령에게 보고됐지만 한·미 FTA 관련 보고서는 심포지엄 자료를 포함해도 10개밖에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협정이 이뤄지면) 의료서비스 개방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의료혜택을 더 못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단장은 “미국이 공식 의제로 제기한 적이 없는데 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주장하느냐”고 따졌다. 또 “졸속처리라고 하는데 한·미 양자투자협정을 통해 충분히 준비를 해 왔다”고 반박한 뒤 ““정부에 있던 분으로서…”라며 못마땅해 했다.

지난해 2∼4월 열린 사전실무점검회의의 청와대 보고 여부를 놓고도 “왜 보고 안했느냐(정 전 비서관)”,“보고했다(이 단장)”고 맞섰다. 분위기가 험악해하자 사회를 보던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서둘러 진정시키기도 했다. 같은 정부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두 사람 사이에 냉기가 흘렀다.

(국민일보 / 김나래 기자 2006-4-11)

진보정치연구소 "한미FTA와 한반도의 미래구상" 토론회 요약

- 민주노동당 원내진출 2주년 기념 토론회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는 4월 11일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한미FTA와 한반도의 미래구상"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발제에 나선 장상환 진보정치연구소 소장(경상대 교수)는 대외경제정책 연구원이 제시한 한미FTA의 경제효과 분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미FTA 추진의 배경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는 "선진형 통상국가"정책 혹은 "FTA허브 구축" 전략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국민적 논의없이 조급하게 추진하는 한미FTA의 배경에는 국민과 국회를 배제하는 극단적 무역자유화 세력의 조급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고", "그 조급증은 한국경제의 알맹이를 팔아먹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외교안보적으로 "미국은 한미FTA를 통해 중국의 부상을 지연, 억제 혹은 개입함으로써 동아시아 질서에서의 정치·경제적 헤게모니를 강화하려는 것이다"는 점을 지적하고, "한미FTA체결은 한국이 미국의 동아시아의 전진기지(Forward Operating Site)로 전락하여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다"고 주장하였다.

결론으로 "한미FTA 추진을 중단하고 기본전제로서 민주노동당과 제 사회단체와 공동으로 발의하고 제출한 "통상조약체결절차에관한법률(안)"과 "무역조정지원에관한법률(안)"의 제정을 통해 국민적 이해가 반영된 통상정책목표의 수립, 국민적 논의를 통한 합의의 토출과 검증기능의 강화, 통상당국의 전문성 증진, 피해산업의 사전적 대책 수립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토론자로 나선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기획단장과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한미FTA는 국익을 위해 필요한 통상개방이며 그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와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한미FTA의 졸속 추진으로 정치사회적 혼란 뿐만 아니라 중국을 자극하여 동아시아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아울러 서비스업과 기간산업의 개방으로 인해 국내경제에 대한 외국자본의 지배력이 높아져 결국 대미경제종속이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한편 방청석에 있던 정태인 전 청와대비서관은 발언을 통해 정부의 한미FTA추진의 문제점과 부적절성을 조목조목 비판하였다. 정 전 비서관은 외교통상부 이혜민 단장에게 질문형식을 빌어, 2004년까지만 해도 한미 FTA는 중장기계획으로 설정되어 있었으며, 2005년 사직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의 관심사안은 한일FTA였다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사전에 자신과 협의하거나 보고한 적이 없다고 강변하였다. 또한 의료문제를 예로 들면서 미국자본주의의 이식은 세계 어느 나라도 가능하지 않았는데 우리정부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추종하고 있고 한미FTA도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장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하였다. 즉 의료의 영리법인화를 허용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고액의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혜민 단장은 미국의 요구에 의료의 영리법인화는 적시되지 않았으며, 재경부 등 우리정부가 지속적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자신은 정책라인이 아닌 협상라인이어서 책임있는 답변을 할 수 없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하였다.

아울러 정 전비서관은 한미FTA이전에 중국과 미국을 경쟁시켜 한국의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중국당국이 한미일 삼각동맹에 따른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연합뉴스 보도자료 2006-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