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논란''…관세인하, 경쟁력제고 보장없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배경과 기대효과 등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미 FTA의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국책연구기관에서 잇따르고 있다. FTA 체결 시 최대 호재인 양국간 관세
인하가 반드시 우리 제품의 시장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으며, 금융시장의 경우 개방에 대비한 법과 규제 체계가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 연구위원은 10일 ‘한미 금융협상 쟁점과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한미 FTA의 금융협상은 국경 간 금융서비스 및
신금융서비스 개방에 집중될 예상인데, 이는 우리가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신종 서비스이며 이를 규제·감독할 제도적 근거가 전무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개방은 국내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감독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의 개방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 ‘국경 간 금융서비스’는 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지점이나 자회사를 두지 않은 채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또
신금융서비스는 양국 금융기관이 상대방 국가에 각종 금융상품을 직수입·판매할 수 있게 하자는 방안이다.
이러한 금융시장 개방은 국내 금융산업 및 금융 규제·감독의 기반을 뒤흔들 수밖에 없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한·중·일 3국과 FTA 체결국의 관세율 및 수출 성과’ 보고서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199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한 후 오히려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후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은 1위 품목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은 FTA를 맺지 않았지만 높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FTA 체결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만약 한미
FTA가 체결돼 우리 제품이 관세 인하 혜택을 받더라도 반드시 제품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게 KIEP의 분석이다.
(세계일보 / 박성준 기자 2006-4-11)
한미FTA 신중론 확산
제2의 개항에 비견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민간에 이어 정부 사이드 쪽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는 등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0일 “한미 FTA를 통한 관세인하가 미국시장에서 한국 수출상품의 시장경쟁력
제고로 직결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요지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제조업의 대미 수출확대는 한미 FTA로 얻게 될 가장 큰 이득 중 하나로
꼽혀온 터라 매우 이례적인 보고서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방호경 KIEP 연구원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도 최근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이 줄고 있다”며 이처럼 분석했다. 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의 1위
품목은 상대적인 고율관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8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4년에는 279개로 급증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무역협회 등 재계는
미국시장 내 한국 1위 품목이 80년대 중반 이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여 한미 FTA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대표적 서비스산업인 금융 부문에서도 사이렌이 울렸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발표한 ‘한미 FTA 금융협상의 쟁점과
대응방향’을 최근 보완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IT 인프라가 매우 발달해 인터넷 등을 통해 국경간 금융서비스가 자유롭게 허용되면 세계적
금융회사를 유치해 금융허브를 달성하려는 정책목표에 오히려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 위원은 “외국 금융사의 유치가 충분히 선행되기
전에는 국경간 금융서비스를 FTA 양허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에서도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한미
FTA가 카피약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능력이나 기술수준은 미국의 선진업체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며 “FTA로 이들 기업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FTA 실무에 관여했던 청와대의 정태인 전 비서관이 “한미 FTA가 졸속으로 추진됐다”고 연일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보고서가 잇따르자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스터 개방’으로 불리는 한덕수 총리대행은 최근 한 강연에서
“FTA가 양극화를 더욱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이 한미 FTA를 적극
추진하면서 ‘신중파’가 묻혀 있지만 청와대와 여당 내부에도 한미 FTA가 내포하고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않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 손철 기자 200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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