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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북중관계의 밀착과 ‘이익상관자’ 북중관계의 밀착과 ‘이익상관자’
최근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 9·19 공동성명 채택과 함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위조지폐 문제를
앞세운 미국 강경파의 반격과 북한의 6자회담 참가 지연으로 점차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북중관계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눈에 띠게 밀착되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할 현상이다. 북중관계의 강화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은
이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버팀목 역할을 계속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함으로써 급변 사태를 방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져 한반도의 분단 지속 및 남한의 경제적 기회의 손실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한반도를 둘러싼 미묘하지만 심상치 않은 변화는 한반도 문제가 갈수록 고차방정식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반도 문제의
저변에는 미중간의 전략적 이해관계까지 깔려 있어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및 한반도 사이의 연관관계는 남북관계의 정체 속에 ‘북한의 대중 종속화’와 ‘남한의 대미
종속화’로 정리할 수 있다. 미국의 안보 위협과 경제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점은 상당 부분 예견된 일이다.
한국의 대미종속성 심화
그러나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보유한 남한의 대미 종속성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전략적 유연성
합의’ 등 한미동맹 재편에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되면, 한국의 대미 종속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가 주창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나 ‘동북아 균형자’와 상당한 거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남한이 미국의 의도대로 중국 포위 및 견제를 위한 미일동맹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진단이 적실성을 갖는다면, 향후 한반도의 운명은 ‘타자화’되는 과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최근 미중관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익상관자론’이다. ‘이익상관자’란 로버트 졸릭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작년 9월에
내세운 개념으로 중국의 위상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이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책임 있는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체제에 순응하면서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면 중국에게도 이익이 돌아가겠지만, 미국에게 도전하거나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않으면 중국도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미국이 중국을 ‘책임있는 이익상관자’로 간주하는데, 중국의 대북정책을 핵심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의회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향후 미중관계의 시금석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 북한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에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부시
행정부도 북중관계의 밀착에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중국은 북한에 보다 많은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과의 전략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현상변경이 중국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김정일 정권 교체에 중국도 협력할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압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반도의 운명과 미중관계
문제는 앞으로다. 과연 미국이 ‘중국판 대북포용정책’을 가만두겠느냐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도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대만 문제 해결,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거꾸로
미국이 이들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중국에게 대북 압박을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미국이 작년에 북한과의 금융거래 혐의로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에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이나, 최근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해 경고성 유감을 표명하고 나선 것 등은
‘예고편’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는 결국 한반도의 운명이 미중관계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욱식 / 평화네트워크 대표>
(내일신문 20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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